꽁꽁 얼어붙은 국거리용 양지 한 팩, 어디선가 딸려 온 갖가지 소스, 개봉한 흔적만 있는 콜라...
도축 날짜를 보니 버려야 할 정도는 아니라 바로 찬물에 담가 놓기는 했는데, 당장 미역도 없고 무도 없고 부재료가 마땅찮은 거예요.
어떻게 조리해야 잡내와 질김을 해결할 수 있을까, 이것저것 찾아보고, 궁리 끝에 콜라에 재웠다 헹궈낸 후 덖듯이 볶아냈어요.
세상에 너무 맛있는 거예요. 하나도 질기지 않은 것이, 술도 한잔 생각나고 암튼 혼자 감탄에, 감탄을 했습니다.
어째서 제 요리 실력은 식구들 없을 때만 발휘되는 것인지... ㅎㅎ
혹시나 궁금하신 분들이 계실까 하여 조리과정 상세히 남겨 볼게요.
국거리용 양지 270g
1. 첫물은 바로 버리고 새로 받아서 10분간 핏물 빼기.
2. 콜라를 고기가 잠길 정도로 붓고 20분간 재웠다가 한번 행궈 냄.
3. 감자전분 두 숟갈 넣고 조물조물, 식용유 반 숟갈 넣고 조물조물.
4. 팬에 기름 먼저 적당량 두르고 강불에서 잠시 예열.
5. 팬에 고기 올리고 넓게 펼친 뒤 한번 고르게 꾹꾹 눌러 줌.
6. 약불에서 조리용 스푼 두 개로 덖듯이 볶다가 넓게 펼쳐 꾹꾹 누르기를 반복.
7. 노릇노릇 알맞게 익으면 불 끄고 맛소금 톡톡, 후추 톡톡톡 쳐준 뒤 덖어 줌.
8. 쯔란이나 기타 향신료 가루에 찍먹.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오랜만에 냉장고 정리를 했어요.
snowmelt 조회수 : 2,838
작성일 : 2021-08-28 20:13:39
IP : 125.181.xxx.3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ᆢ
'21.8.28 9:01 PM (211.205.xxx.62)솜씨가 좋으시네요
고기 살리기 쉽지않은데2. 아,
'21.8.28 9:03 PM (188.149.xxx.254)덩어리가 아니군요. 얇게 저며진거였나봐요.
콜라에 풍덩이라니. 이런 신박한 ///
이렇게하면 군내와 질긴것이 좀 야들하겠네요. 거기다가 설탕이니 달콤까지. 허.3. 아,
'21.8.28 9:03 PM (188.149.xxx.254)쯔란? 향신료가루??? 이게 어느나라 비법인가요?
4. ㅇㅇ
'21.8.28 9:14 PM (5.149.xxx.222)내공이 높이신 분인듯
5. 불끄고
'21.8.28 9:21 PM (221.149.xxx.179)후추 톡톡톡 제대로네요.
이래야 발암성분 안 나온다고 하더군요.
쯔란이 뭘까요? 궁금해지네요.
백화점 식품관에는 있을려나?6. snowmelt
'21.8.28 9:31 PM (125.181.xxx.3)그다지 솜씨는 없어요. ^^;
그런데 가끔 머릿 속에 그린 대로 완성될 때가 있네요.
그럴 때는 너무 기분 좋고 제 자신이 기특하게 느껴져요.
아,님
덩어리는 아녔구요. 국거리로 불규칙하게 조각조각난 고기였어요.
연육제로 뭘 넣을까, 설탕에 재울까, 사과를 좀 갈아넣을까하다 왠지 아까운 생각이 들어서 버리려던 콜라에 재워봤어요.
쯔란은 전에 양꼬치 시켜먹고 남은 게 냉장고에 굴러다녀서 한 봉 뜯어 곁들여 봤는데 나름 잘 어울렸습니다.
전분 때문에 미끄덩한 식감도 커버가 되었고요.7. snowmelt
'21.8.28 9:50 PM (125.181.xxx.3)감자전분은 고기에 물기 제거하느라 넣었어요.
채반을 꺼내자니 설거짓거리 늘어서 싫고 키친타월은 되도록 안 쓰고 싶어서요.8. 냉동된 고기
'21.8.28 10:40 PM (125.186.xxx.155)좋은 팁 감사해요
9. ...
'21.8.28 11:24 PM (115.143.xxx.196) - 삭제된댓글양지를 구이해서 드신거에요?
연육을 하면 가능한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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