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월 기사입니다
김성재 여자친구는 동물마취제를 왜 샀을까 - 한겨레
“김성재 사건과 관련해서 제보할 게 있는데요.”
1995년 12월7일 목요일 오후, 한 남자가 경찰에 전화해 이같이 말했다. 제보자는 반포동물병원장 배○○(당시 32살)이었다. 배 원장의 제보는 충격적이었다.
그는 평소 애완견 치료차 드나들던 K가 자신의 병원에 와 “애완견이 갑자기 똥, 오줌을 가리지 못하는 치매증 상태로 괴로워서 볼 수가 없어 안락사를 시켜야겠다”고 하여 K에게 동물용 마취제인 프랑스제 수입품 졸레틸50(분말과 희석액 각 한 병씩) 한 세트 및 황산마그네슘 7g과 주사기 2개(3cc용) 등을 11월 초1)에 3만원에 판매했다면서, 이런 사실을 경찰에 알리지 말아 달라고 12월1일에 찾아와 부탁했다고 했다. 이 자리에서 K는 자신에게 부검하면 졸레틸 성분도 나오느냐고 먼저 물었다고 배 원장은 말했다. 김성재의 애인이라는 이유로 곤경에 빠질까 두려워 자신에게 이같은 부탁을 했다는 K의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배 원장은, 김성재의 몸에서 졸레틸이 발견되었다는 뉴스와 신문 보도를 보고 놀란 나머지 신고를 결심하게 됐다고 했다.2)
성재 몸에서 나온 동물마취제 졸레틸50을 K가 자신의 동물병원에서 사갔고, 이후 자신을 찾아와 이를 경찰에 알리지 말아 달라고 했다는 배 원장의 신고는 K를 김성재 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만든 가장 강력한 이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