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쟁은 2001년 9월 11일 미국 뉴욕 세계무역센터 빌딩이 테러로 붕괴한 게 계기였다.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기치로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하면서 20년 전쟁이 시작됐다. 미국은 그동안 테러를 자행한 알카에다를 뒤쫓으며 이들에게 은신처를 제공한 탈레반 격퇴를 위해 그동안 무려 100조 원 가까운 돈을 쏟아부었다. 14년간의 베트남전보다 더 오래 현지 정부와 군대 재건을 위해 엄청난 자원을 쏟은 것이다. 그러나 탈레반은 건재했고, 미국 지원을 받은 현지 정부는 무능·부패로 허망하게 스스로 무너졌다. 외세에만 의존한 채 자강·혁신의 노력을 외면한 나라의 꼴이 어떠한지 여실히 보여 주는 사례가 아닐 수 없다.
미군 철수 이후 너무나 급작스럽고 허망하게 무너진 아프가니스탄을 보면서 나라 운명의 영고성쇠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 지원을 업은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외형상으론 전혀 탈레반에 밀릴 게 없는데도,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것에는 많은 이유를 들 수 있다. 그러나 이 모두를 놔두더라도 하나만은 분명히 기억해야 할 듯싶다. 국가의 미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오롯이 그 국민의 책임이라는 점이다. 국가 운명에 관한 국민의 공동 인식과 책임이 그만큼 무거움을 알 수 있다. 마침 엊그제 광복절 날, 전설적인 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고국으로 왔다. 그토록 고국의 독립과 번영을 그렸던 그 뜻을 더욱 곱씹어 볼 때다.
[출처: 부산일보] http://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21081618585238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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