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길냥이 이야기
제 사는 집 제 귀가시간에 맞추어 매일 저를 기다리며 밥 달라는 길냥이 3총사가 있었는데요 초보인 저는 나름 힘이 들었어요 뭘 원하는지 모르겠어서요^^;;
너무나 고맙게 댓글들을 주셔서 정말 큰 도움 받았고 요즘 길냥이들의 소식을 남기고 싶었어요
제 고민은 처음엔 이렇게 습식사료인 캔 고기?를 마냥 양도 모르고 막 주어도 되는건가 하는 거였고 저번엔 어떠한 사료를 주어도 먹지 않는
특히 집에 매일 와 야웅 우는 노란 냥이 때문이었죠
아 그런데 반전이 있었어요 또 좀 많이 슬픈 얘기도 있어요 동네 소식에 너무나 정통하신 옆집 아주머니의 전언에 따르면
알고 보니 그 까다롭던 노랑냥이는 임신을 했던 거래요 그래서 입덧 하는 것처럼 사료도 캔도 안 먹은 거라고.. 전 정말 그걸 몰랐어요
그리고 삼총사 중 한 마리인 초록색 눈 얼룩이는 음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고 하더라고요
동네 어린이 공원에서 발견되었다고 해요
이 여름을 어떤 이유인지 넘길 수가 없었나봐요
얘기 듣고 너무 많이 울었어요
제가 처음 물을 준 길냥이었고 그걸 너무 고맙게 마셔줘서 밥도 챙겨줄 수 있었고 이 친구 덕에 다른 친구들도 만날 수 있었는데..마지막 인사도 못했네요
임신 중 노랑냥이는 처음 사료를 주던 건너편 골목 집에서 아예 기르기로 하셨대요 요즘은 집 안,실내를 너무 좋아해서 죽 그렇게 있나봐요 그것도 모르고 집 안은 안 돼, 못 들어와 하며 박스만 마련해주던 전 얼마나 나쁜 인간인지요 정말 어떻게 사과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그리고 이젠 길냥이가 아닌 건너편 집 냥이네요 다시 만나면 좋겠어요 저를 기억식할까요? 절 너무 미워하진 않겠죠?
그래서 요즘 냥이들 빈 그릇들을 정리했는데...
오늘 귀가 하는 집 대문앞에 삼총사 중 한 친구인
까만 냥이가 저를 그냥 기다리고 있었어요
이 친구는 특별히 야웅거리지도 보채지도 않는
덤덤한 스타일이고 그 중 체구가 가장 작아요
그래서 저도 별 말 없이
사료랑 캔 고기를 비벼주고 들어왔어요
조금 아까 전 나가보니 싹싹 다 먹어치운 후
어디론가 가고 없네요
이제 혼자가 되었을텐데 참 씩씩해요
혼자라도 잘 지내주니 저도 혼자 찾아와도 늘 이렇게 해주려고요
네,그러겠습니다 그 애들이 저를 찾아오는 동안엔 늘 이럴 것 같아요
1. 냥이에겐
'21.8.12 1:34 AM (211.200.xxx.116)원글님이 한줄기 빛이고 살아가는 희망이고 힘이되겠네요
원글님이 밥을 주는한 그 힘으로 버티고 험한 세상 살아낼거에요
겨울되면 스티로폼 집도 좀 부탁드려요... 25000원이면 까만집 파는데 그게 좋긴 하더군요2. ㅇㅇ
'21.8.12 1:34 AM (125.139.xxx.247) - 삭제된댓글길아이들 그 고단하고 외롭고 처절한 삶이란..
새끼때부터 밥주던 원글님 이야기속 똑같은 까만 냥이가 초등냥이 되자마자 갑자기 죽어버려 화단에 뭍어준지 한달 되었어요
까망이라고 이름 불러줬었는데 죽은 그 까망이가 새벽에도 찾아오고 한참을 있다 갔었어요
지금도 문앞에서 기다리고 있을것만 같아요
왜 길냥이를 알게 되어 매번 이렇게 마음이 쓰린지..3. 이즘
'21.8.12 1:34 AM (112.161.xxx.15)유튜브로 길냥이 구조하는걸 너무 너무 많이 봐서 마음이 아파요. 폭우 쏟아지는 날, 뼈만 남은채 길에 쓰러져 있는 아이 , 폭염에 쓰러져 있는 아이 등등등...
저는 강아지 둘을 구조해서 6년째 키우고 있어 길냥이 데려다 키우진 못하지만 괜찮다면 데려다 키우시면 안될까요?
차들도 많고 길냥이들은 항상 위험한 삶을 사니까..4. 데려다 키우는거
'21.8.12 1:41 AM (211.200.xxx.116)책임감 갖지 마시고 물과 밥만 잘 챙겨주시고 겨울에 집만 마련해 주셔도 정말 감사하죠
어차피 길에서 오래 못산다는데 배는 곯지 말아야죠
저도 길냥이 키우려고 잡아다가 중성화 시켰었는데 수술 잘못되서 재수술하고 2주 입원시키고 냥이가 집에서 이상행동 하고 우울증 걸려서 냥이 여러마리 키우는 집에 보냈었어요. 지금 공주냥 되서 엄청 잘살아요
그때 깨달았어요.... 내가 안키우면 길에서 죽을까봐 데려왔는데 내가 얠죽이겠구나... 얼마나 울었던지...
밥 잘 챙겨주고 돌봐주시기만 해도 감사한일이죠 ,그 냥이에겐 원글님이 우주에요5. 묘연
'21.8.12 1:45 AM (112.154.xxx.114)냥이들 모습이 그려지네요. 초록눈얼룩이 사연은 맘아프지만 그래도 님 덕분에 조금은 행복했을거예요. 임신냥이는 집을 찾아서 다행이네요. 까만냥이 씩씩하게 지내는 얘기 종종 남겨주세요
6. T
'21.8.12 1:48 AM (121.130.xxx.192) - 삭제된댓글원글님이 우주에요222
데려다 안키우셔도 돼요.
우리 할수 있는 만큼만 해요.7. ...
'21.8.12 1:50 AM (67.160.xxx.53)집냥이가 된 치즈냥이가 새끼들을 낳으면...아마도 입양처가 필요해질거에요. 그때 한마리 들이는 것도 고려해보시는 게 어떨까요. 묘연이라는 게 있습니다.
8. 우리동네스타
'21.8.12 2:26 AM (114.129.xxx.173)저 멀리 초록눈 냥이를 포함해서 이 삼총사가 지난 봄부터 동네에서 너무 이쁨을 받았던 것 같아요 가족관계?같진 않은데 각자 개성이 있고 길냥이들이란 걸 잊게끔 너무 사람을 잘 따르고 보면 기분이 좋아지고 사랑스럽던 친구들이어서 아무래도 누가 이들을 버렸을까 이사가는 집들을 보면 그냥 마음이 무거워지는 반 년이었던 것 같아요
집마다 밥 안 주는 곳들이 없었던 것 같은데
저를 콕 집어서 찾아오고 아침에도 밤에도 늘 서투른 저를 기다려 준 것에 지금도 여러분들 말씀처럼 내가 잠시라도 그 애들의 우주였나 코 끝이 빨개집니다
나는 이 집에서 좀 오래 살 거고
우리가 이 계절들을 같이 보낼 거라면
공존의 방식에 대해 생각을 좀 오래 깊게 해야할 것 같아요
초록이처럼 떠나보내기도 싫고
노랑이처럼 그 상황을 모르기도 싫은
까망이가 내일도 올까 뒤척거리는
제 최선이 뭔지 생각을 해 보고 우리 같이 산다면 저도 저를 좀 바꾸고 각오하고 준비해야 하니까요
자랑은 음 동네였어요
어쩌면 이 분들은 이러실까요 길냥이들 챙겨주는 것도 그렇고 제가 길냥이들 밥 주는 것도 다 알고 계시더라고요 사람 사는 힘 같은 거 그런 걸 느낀 것 같아요 여기 사는 한 누군가 나를 따스한 마음으로 지켜보는 것
제가 배운 게 너무 많아요
삼총사를 우연히 만난 날부터요
묘연이 있다면 그 묘연에 잘 따르겠습니다
꼭 그럴게요9. lsr60
'21.8.12 2:41 AM (14.33.xxx.39)마음착한 원글님 감사해요^^
10. ...
'21.8.12 4:15 AM (125.129.xxx.26) - 삭제된댓글챙겨주시는 한끼가 그 냥이들에겐 든든할거에요
캣맘없는 동네는 고양이들 상태가 안타까워요
길에 고양이가 먹을만한게 어디있겠어요ㅠ11. ^^
'21.8.12 7:07 AM (123.214.xxx.169)응원합니다~
원글님 동네분들 모두 마음 따뜻한 분들이예요12. ㅇㅇ
'21.8.12 7:42 AM (121.128.xxx.64)원글님 그동안 잘 챙겨주신 거예요..
집에서 반려하는 아이들처럼 케어하긴 힘들어도
볼때마다 챙겨주시고 마음으로 잘 지내라고 기도해주시면 되죠.
동네 분들도 정말 감사하고 부럽네요.
저희 아파트단지에는 산책하시는 어른들이 고양이 밥먹고 다니는거 싫다고 관리사무소에 민원넣어서 밥주지말라는 경고문 붙어있어요. 그래서 저는 눈치봐가면서 동네 고양이들 밥주거든요. 지난 가을부터 보이던 치즈 아이가 결국 올 여름을 못넘긴건지 얼마전부터 안보이고... 어디선가 뿅 나타난 2개월쯤 된 아깽이도 며칠 밥 잘먹더니 안보여서 누가 냥줍 해갔을거라고 믿고 있어요 ㅠㅠ
저도 같이 사는 고양이 두녀석 모두 유기묘라서 동네 고양이들 볼때마다 마음이 쓰이고 뭐라도 하나 더 주고 싶고 그래요.저번 아깽이는 너무 작아서 구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는데.집에 있는 고양이들이 너무 스트레스 받을까봐 얼마나 힘들었는지 몰라요...
내가 할수 있는 만큼 하자.... 그렇게 생각하고 지냅니다...13. ㅇㅇ
'21.8.12 9:10 AM (222.97.xxx.75) - 삭제된댓글노랑냥이
님기억할겁니다
예전에 밥주던 아기고양이를
몇년만에 다른동네에서 만난는데
알고와서 비비더래요14. 둥이
'21.8.12 12:00 PM (223.38.xxx.222)눈물나요..
세상 모든 냐옹이들이 평화롭게 살수 있기를..15. 감동
'21.8.12 12:58 PM (125.191.xxx.40)원글님 참 좋으신 분이네요 동네 분들도 그렇구요 감사드립니다 냥이들도 꽃길만 걷길..
16. ::
'21.8.14 2:06 PM (1.227.xxx.59)오늘주는 이 먹이가 길냥이에게는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그렇더라고요. 그만큼 길생활이
고달픈니까요.ㅠㅠ
원글님 마음이 참 예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