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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2남2녀중 가운데 끼인 셋째딸입니다

어릴때기억 조회수 : 2,503
작성일 : 2021-08-02 23:26:42

밑에 글 중에 딸이 자꾸 차별한다는 말하는 엄마얘기 읽고 갑자기 옛날일이 생각나서 씁니다,

전 2남2녀중 세번째로 가운데 끼인 딸입니다

언니는 장녀

오빠는 귀한 아들

저는 그냥 딸

남동생은 막내아들이었어요

어릴때 항상 내 위치가 불안하고 남들앞에 나설때 주눅이 들었어요


어릴때 오빠와 간혹 툭탁거리면 엄마가 왜 오빠에게 대드냐고 그러셨고, 남동생과 툭탁거릴때는 왜 어린 동생에게 양보하지 않고 욕심내냐고 그러셨어요,

한번은 제가 초등학생때 집에서 돈이 없어졌는데 어머니가 저를 불러앉히고는 바른대로 말하라고, 돈 가져갈 사람은 저 밖에 없다고 말하시더군요, 그렇죠  장녀나 아들들이 도둑이 되어서는 안 되는 거니까요

비슷한 시기에 집 벽에 누가 낙서를 해 놨는데 아버지가 저보고 그러시더군요, 집에다 낙서를 하면 안 된다고요,

어릴때 옥상에 채소를 심어서 키웠는데 한번은 누가 물을 너무 많이 줬던가해서 싹이 튼 채소가 거의 다 죽어가고 있었는데 어머니가 저보고 왜 저렇게 물을 많이 줬냐고 야단을 치셨어요, 내가 안 그랬다고 한참 말하는 중에 아버지가 오셔서 본인이 물을 너무 많이 뿌렸다고 하시더군요

이런 일들은 사소하지만 기억에 오래 남아 있습니다, 오십이 된 지금까지 말입니다


전 어릴때 집에서 빨리 독립하고 싶었고, 일기장에 내 목표를 '독립'이라고 적기도 한 것이 기억나요, 독립하고 싶어서 취직을 잘 해야 하는데 내가 취직못하면 어떻하나 하면서 중고등학생때 고민을 한 것도 기억이 나요

그때는 왜 그렇게 독립하고자 했는지 몰랐지만 지금은 정리가 됩니다, 그렇게 존재감도 없고, 없는 듯이 양보하고 착한듯이 살야야  하는 것 같은 그런 생활이 싫었어요, 전 양보하기도 싫고 착하지도 않으니까요

하지만 그때는 그걸 표현할줄도 몰랐고 표현된 것이 '독립'이었던 거죠

그렇게 전 독립을 했습니다, 졸업하면서 타지로 나가 살았고, 지금 형제들중에서 제일 멀리 집에서 떨어진 곳에서 살고 있어요, 형제들은 친정집 근처에 옹기종기 살아서 잘 모이고 만나고 하고 전 가끔 참석을 합니다

형제들은 부모님께 참 잘해요, 전 그렇게 살갑거나 다정하지 못합니다

마음에 상처가 되어서 젊을때는  부모님이나 형제를 안보고 살아야 되나 고민도 했었지만 그렇게는 안했고 그냥 다소 살갑지 못하고 데면데면한 딸입니다

과거에는 그렇게 사랑하시던 아들, 딸들에게 효도받으시고 나한테는 기대하지 마시라고 마음속으로 부모님께 말한적도 있었지만

나이가 드니 어려운 형편에 두분이 장사를 하면서 4명의 자식들을 다 공부시켜주신것에 감사드리고,

또 살뜰하게 정서적으로 보듬어주셨다면 더 좋았겠지만 바쁘고 힘든 시기를 생각하면 부모님도 사람인지라 어쩔 수 없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에게 아이는 하나입니다. 다른 형제들은 다 둘이고요

전 제 아이에게 어릴때 제가 느꼈던 그 느낌을 절대로 느끼게 하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한명으로 만족합니다. 저에게는 우주만큼 큰 존재감을 주는, 단 하나의 제 아이에요

 

 

IP : 14.40.xxx.74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마키에
    '21.8.3 12:11 AM (121.143.xxx.242)

    토닥토닥... 아래글도 봤고 님 글을 보니 참 마음이 아프네요
    부모가 완벽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은 커가면서 내 부모라고 완벽한 기 아니구나 깨닫고 미움도 원망도 내려놓기까지 참 많이 아프고 힘드셨을 거에요
    가능할 지 모르겠으나 위로 드리고 싶어요 잘 크셨습니다 아이와 행복한 날들 보내시길 바랄게요

  • 2. ..
    '21.8.3 12:31 AM (118.32.xxx.104) - 삭제된댓글

    해피엔딩~

  • 3. ...
    '21.8.3 1:09 AM (182.209.xxx.135) - 삭제된댓글

    저는 무려 6녀1남의 세째인데
    막내 아들은 어차피 넘볼 수 없는 지존 이고
    첫째 딸은 맏이라고 귀해 하시고 막내딸은 귀엽고 예쁘다고 좋아하시고 가운데 끼여있는 딸들은 사실 뭐 그냥 엄청나게 노력하지 않으면 부모님 눈에 차기 어려웠어요.
    저는 어려서부터 또 야무지지 못해서 그냥 존재감도 없이 자랐구요. 그냥 혼나지도 않았어요. 없어져도 모를것 같은 그런 정도 였는데. 다른 욕심 많은 자매들은 엄청 부모님께 어필 했었거든요. 그냥 저는 첨부터 그 경쟁에 끼어들 생각도 없고 깜냥도 안되서 그냥 그러고 살았는데
    어느날인가 엄마가 저한테 제비새끼가 둥지에 여러마리 있으면 엄마 제비는 먼저 뭐라도 하나 더 먹겠다고 머리 치켜드는 새끼한테 하나 더 줄 수밖에 없다고 그냥 가만히 있음 하나도 못 얻어먹는다고 그 이야길 하시더라구요. 장사로 바쁘고 애도 많고 하니 공평하게 알아서 챙겨줄 순 없고 어필하는 자식한테 뭐라도 더 해주게 되는데 저는 뒤떨어져 바보같이 있으니 하신 말인데 그 말뿐 그 이후에도 뭐 달라진건 없었어요.
    저도 항상 차별 받는다 생각했는데 내가 그냥 경쟁에서 도태된거였나봐요. 나도 외동이나 둘,셋 있는 집에서 태어났음 좀 나았으려나요.

  • 4.
    '21.8.3 4:36 AM (188.149.xxx.254)

    넘 똑같아서리...살갑지도않고 내가 제일 멀리 살고있고,
    결혼해서도 엄마옆에 있으면 기죽어살고 멀리멀리 떨어져 살면 주체적이고 행복하고 내 주관대로 다 펼치면서 살아요!
    어쩌면 저리도 내 상황 그대로 그렸지? 내가 나도모르는 내글이 언제 저기에??
    맞아요. 오빠와 싸우면 동생이 왜그러냐고 오빠에게 맞아도 잘맞았다고 오빠 칭찬하고 나는 맞아야한다고.
    동생과 싸우면 동생에게 주라고 누나가 되어서 왜그리 모지냐고.

    결혼할때 넘넘 행복해서 입이 찢어져라 웃었어요. 엄마가 웃지말라고 바락 화내더구요.

  • 5. ..
    '21.8.3 8:56 AM (223.38.xxx.84) - 삭제된댓글

    토닥여 드립니다. 저는 가정에서 문제 없었는데도 대학 졸업하고 처음 들어간 직장에서 그렇게 무슨 일만 생기면 의심당하고 화풀이 대상이 됐었어요. 양심도가 높고 법 없이 살 사람 이란 말을 들을 정도로 법 예의 규칙 잘 지키면서 반듯하게 살아왔는데 한순간에 그런 취급을 받으니 제 인격이 부정당하는 것 같고 억울해 미칠 것 같았는데, 퇴사하고 시간이 꽤 지나고 보니 깨닫게 되었죠. 제가 문제인 게 아니라 그냥 냉혹한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그 사람들에게 화풀이하고 짓밟을 대상이 필요했고, 마침 어리고 말 잘 듣고 성격 유한 제가 딱 그렇게 대하기 적절한 '약자' 였던 거라는 사실요. 요는 그런 대우를 하는 사람들을 떠나 맞는 사람들을 찾아서 잘 사시면 돼요.

  • 6. ..
    '21.8.3 8:57 AM (223.38.xxx.84) - 삭제된댓글

    지금까지 잘 살아오셨고 그런 분들에게 살갑게 마음 쓰실 필요 없습니다.

  • 7. ......
    '21.8.3 10:17 AM (121.125.xxx.26)

    저도 그리 살갑지않은 부모님밑에서 커서인지 곧 50이 되어가도 엄마한테 좋은자식은 아니에요.가까이 살고있어 자주 뵙기는 하지만 그냥 의무감으로 하는거고.......6살에 엄마등에 기대었더니 성질성질내며 자기는 누가 의지하는게 너무 싫다고 어찌나 화를 내던지 그 뒤론 엄마랑 손끝도 닿기가 싫었어요.지금도 그래요.이젠 나이들어 자식들한테 의지할려고하니까 다 싫어합니다. 다 주는대로 받는게 세상이치 맞나봐요

  • 8. 사남매
    '21.8.3 5:40 PM (106.101.xxx.42)

    저는 이리저리 치이던 구박덩이 막내딸이었는데
    친정엄마가 돌아가셨는데 하나도 안그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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