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코로나 검사받고 왔습니다

작성일 : 2021-07-17 20:37:15

오전에 게시판에 글을 올렸었는데

어젯밤 이상하게 잠이 오질 않아서 아침까지 거의 뜬 눈으로 있었는데 울리는 재난문자에 제가 며칠 전 방문했던  마트 방문자는 선별진로소로 와 코로나 검사를 받으란 안내가 떡 있는 거예요

순간 너무 당황했고 재난문자 보자마자 저도 이 해당기간 내 해당층수 방문자고 따라서 코로나 검사대상자라고 바로 알았죠

그런데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한 게 내가 진짜 맞아? 싶고 다시 내 캘린더를 확인하고 내 카드내역을 보고..

단지 복날 닭 사러간건데 이런 일이 있을까.. 정말 입에서 와 했고..

그리고 나만 그러면 좋은데 자타공인 집순이인 가족과  마트에 갔던 거라 머리가 순간 더더 복잡했어요

(가족은 1년만에 마트에 간 것이었습니다....)


저도 가족도 친구나 지인, 주위에서도 코로나 검사를 받은 적이 없고

원래 제 삶도 그렇지만 코로나 기간 중 정말 거의 큰 동선 없이 살았다고 생각해

가끔 머리속으로만 이러이러하면 나는 이러이러해야겠다 추상적인 생각만 했는데

역시 유연성 없는 저는 담담했지만 속으론 꽤 당황했었나 봐요

오전 글 올렸을 때 검사나 선별진료소 검사관련 여러가지 알려주신 댓글 분, 정말 너무너무 고맙더라고요

괜찮을 거라고 말씀해준 분들에 정말 마음이 따뜻했고요

그래서 다른 가족에게도 내용을 빨리 전달해 함께 서둘러 검사 받을 수 있었습니다


본가가 구청과 보건소 근처라 검사받으러 오는 분들은 가끔 본 적이 있지만

세상에, 이렇게 수많은 사람, 이렇게 끝없이 긴 행렬의 인파는 투표로도 본 적이 없었어요

아마 동네 역사상 손꼽을 일일 것 같아요 제가 동네 토박이라 그건 자신할 수 있네요^^;


뙤약볕 아래 장시간 기다렸지만 그건 당연한 일이니 아무렇지도 않았고 열심히 쿠션도 바르고 나간 후라 그냥 막 익고 그을려도 좋으니 중단없이 검사만 무사히 받을 수 있다면 좋겠더라고요 근처 다른 지역 무증상자는 익일 방문요청을 문자로 받으니 마음이 좀 더 심란했고요

검사대상자 대부분 그 마트관련 방문자라 검사이유도 말할 필요없이 빨리 진행되었고 문진표엔 비접촉자/무증상자 이렇게 먼저 체크되어있더라고요

손 소독 후 비닐장갑 끼고 코, 입을 통한 면봉 검채 채취 검사를 받았는데 의료진분들이 너무 잘해주셔서 저는 약간 찌릿할 뿐 하나도 안 아팠어요 채취시 자 들어가요 잘하고 계세요 너무 고마워요 고생하셨어요 정말 이렇게 말씀해주시는데.. 이 때 뭔가 눈물날 뻔 했어요

검사 후 가족은 본가로 바로 들여 보내고 저는 저 혼자 사는 집으로 다시 걸어 돌아왔는데

30분 넘는 늘 걷던 그 길이..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왜 이렇게 길고 멀게 느껴지는지..영화 걸어도 걸어도 같은 기분으로 들어왔네요 흐흐

대로에서 저를 지나치는 버스를 하염없이 바라보며 버스를 탈 수 있다는 것도 엄청 고마운 일이었구나 그립다 내 버스들, 이렇게 말이죠..


검사결과가 나온다는 내일 늦은 오후까지는 생애 처음으로 타의적 자가격리를 합니다

원래 인생이 자발적 자가격리 스타일이었는데 그래서 난 아무렇지도 않을 줄 알았는데

그 의미와 무게가 정말 다르다는 걸 오늘에서야 실감합니다

정말 앞으로도 늘 조심조심 살 거지만 원래 하던대로 집밥 먹고 94쓰고 손소독제 달고 다니면서사회적 거리와 단계를 지키고 큰 동선 없이 기약없는 만남을 미루고 지내겠지만 내 걸음 걷는 거리거리를 더 소중하게 한 공간, 같은 시간대에 있는 사람들의 안녕을 빌며, 그들의 안녕이 나의 안녕일 수도 있음을 정말 잊지 않고 살아가게 될 것 같아요

주말에는 그렇게 쏜살같던 시간이 오늘은 정말 느리게 흘러가네요 검사결과가 나오는 내일 오후까지 정말 긴 하루가 될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오전에 말씀 주신 분들, 너무 고맙습니다 정말 큰 도움이 되었어요 감사말씀 다시 드려요..









IP : 114.129.xxx.173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해만땅
    '21.7.17 9:10 PM (1.177.xxx.76)

    작년에 몸이 아파 병원을 다녀 왔는데 그날밤 열이 갑자기 39도 까지 올라 코로나 검사 받고 난리가 난적이 있어서 글이 공감이 가네요.

    코로나 걸릴만한 짓을 0.0000001 프로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검사 받고 결과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불안하고 힘들었어요.
    제일 힘들었던건 내가 만에 하나 확진자가 되면 내가 방문했던 병원에 엄청난 민폐를 끼치게 된다는 사실이 소름 끼치게 힘들었어요.
    더군다나 그 병원이 불과 몇달전에 코호트 격리를 당했던 병원이어서 더 미칠것만 같았죠. 나 때문에 또? ㅠㅜ 끔찍했죠.
    다행히 음성으로 나오긴 했지만 지금도 생각하면 오싹해요.

  • 2.
    '21.7.17 9:12 PM (1.177.xxx.76)

    내일 분명 음성으로 결과 나올거에요.
    너무 걱정 마시고 푹 쉬세요.^^

  • 3. 푸르른물결
    '21.7.17 9:42 PM (115.137.xxx.94)

    저희집 가족들도 오늘 검사받고 왔어요.
    남편은 코로나이후 식당에서 밥을 먹은적이 없고 도시락싸서
    다녔어요. 그러다 뜬금없이 저 빼고 성인 아들들과 거기를 몇년만에 간거죠. 검사받으라고 한 층수는 1분도 안있었다는데
    어쨌든 갔으니 다같이 아침부터 갔다왔어요.아침에 일어나 제가 제일먼저 문자확인하고 꿈인가 싶었어요.저도 매달 선제검사받았는데 철저하게 방역수칙 지키고 여행이며 외식도 안다녀도 검사받고는 혹시나 하고 잠을 설치게 되더라구요.
    내일 우리 모두 음성이길 꼭 그래야하구요.

  • 4. 원글이
    '21.7.17 9:51 PM (114.129.xxx.173)

    1.177님 그러셨군요 작년이라면 더욱 더 불안하고 힘드셨겠어요 아프셨기에 더더욱 얼마나 몸도 마음도 힘드셨을까요 저도 오늘 민폐라면 민폐에 대해서 너무나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그 날 하루는 여러가지로 참 저에게 소중했던 날이었거든요
    저는 증상이 없는데도 마트 방문 후 그 1주일간의 저를 계속 뒤돌아봤어요 그리고 꼭 거기 아니라도 너도 모르는 거잖아 왜 너는 아니라고 생각했어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일어난 것일 수도 있어, 가서 검사를 받고 확인하고 그 다음 일은 그 다음에 생각하자 저를 다독였어요 청소는 평소에 해 두자 이런 생각도 역시 들었고요 ㅎ
    정말 각오를 하고 살아가야 하는 상황, 시간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 너무 그동안 내가 오만했을 수도 있다 나는 잘하고 살아왔다고 하지만 꼭 우리가 다 못해서도 아니다 그러니 과정은 확실히 기억하고 결과는 결과대로 받아들이자 라고요

    방역안전수칙 다 지키고 약 30분 머물렀고 보도 된 확진자들과도 동선차이가 있지만 나도 예외는 아니라는, 그런 생각을 경각심과 연민을 갖게 되었어요 저는 그동안 좀 오만했던 것 같아요 나는 아니겠지 이렇게 잘 하는데 뭐 그런 오만요..
    그게 검사결과에도 영향은 미치겠지만 그래도 오만은 오만이었던 것 같아요

    저와 같은 공간, 시간에 있던 모든 분들의 안녕..
    그리고 본인으로 인해 마음이 더 힘들고 아플 확진자분들..부디 쾌차하셨음 좋겠어요
    좀 긴 하루, 좀 길게 잘 보내려고요 경험과 말씀 나눠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 5. 원글이
    '21.7.17 10:07 PM (114.129.xxx.173)

    푸르른 물결님..그러셨군요 정말 너무나 많은 분들이 계셔서, 당연히 그러리라 생각은 했지만 가족 단위 분들이 참 많이 검사받으러 오셨어요 더위도 겹쳐 더 힘들고 초조한 표정들, 그러면서도 가족을 챙기는 모습들..그리고 역시 동네라 그런지 앞 뒤로 서로를 많이 챙겨주셨어요 손 소독제 쓸 때도 뒤에 건 안 나와요 앞에 거 쓰세요 하시던 분들..

    저도 와 진짜 꿈인가 싶은 아침을 보내고 이걸 어쩌지 하며 이런 일도 있구나 그래도 나만 검사받으면 되는데 왜 하필 그날 꼭, 지병있는 가족이랑 갔지.. 가고 싶다 했더라도 그래도 내가 더 말렸어야지 자책하고...그렇게 시간이 지나 구청 앞에서 검사를 기다리다 보니 관련 뉴스가 뜨더라고요 다행히 동선은 겹치지 않지만 어쩌면 선제적일 수도 있는 검사받으라는 이유가 있을 거고 그냥 같이 기다리는 사람들, 우리 동네 사람들의, 모두의 안전을 기원했어요 그럴 수밖에요

    님의 말씀대로 우리 모두 음성이길 꼭 그래야 하구요
    같은 시공간안에 있던 우리 모두 꼭 무사하게 이 긴 하루를 잘 보내시길 바라요..정말 긴 하루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275174 만성적으로 불안한데 안그런 분도 계실까요? 14 ... 2021/11/30 2,078
1275173 어느날 이라고 7 .. 2021/11/30 1,442
1275172 머플러를 뜨고 싶은데요..실추천 6 겨울선물 2021/11/30 873
1275171 돈을 잘못해서 지출하면 화가 두고두고 나는 증상 13 산다 2021/11/30 2,525
1275170 꿈에 최무진(박희순)과 달달한 데이트 했네요 ㅠㅠ 1 ........ 2021/11/30 550
1275169 고등 졸업하면서 선생님께 선물하고싶은데 어떤 선물이 좋을까요? 계란꽃 2021/11/30 902
1275168 내가 남편을 참고 사는 이유 36 ... 2021/11/30 19,060
1275167 30대... 6 ,,, 2021/11/30 1,240
1275166 방배동, 남부터미널 잘하는 치과 궁금해요 3 .. 2021/11/30 644
1275165 어제 시골집때문에 종부세 이야기 했던 사람이에요 35 슈퍼 2021/11/30 4,292
1275164 서울대 재학생 과외강사가 아동 학대한 거 6 아동학대 2021/11/30 3,048
1275163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이재명지지선언 후 당대표사퇴 임박, 16 ,,,, 2021/11/30 2,132
1275162 부동산 단톡방은 아직도 저평가 타령...에라이.. 9 ... 2021/11/30 918
1275161 징그러운 코시국 부모님생신 등 가족모임 13 ㅇㅇ 2021/11/30 2,487
1275160 심장벽이 두꺼워 진다는데 어떻게해야 진행을 멈출 수 있을까요? 6 심장 2021/11/30 3,005
1275159 맛있는 과자 추천해주세요 8 과자 2021/11/30 2,458
1275158 백신2차접종까지 했는데 카톡에 미접종으로 뜨네요 6 00 2021/11/30 1,511
1275157 10시 대안뉴스 ㅡ 황희두 출연 2 같이봅시다 2021/11/30 361
1275156 동물병원 2 강쥐 2021/11/30 692
1275155 핸드폰에 한 대에 공인인증서 본인거 말고 아이것도 해도 사용가능.. 2 주식 2021/11/30 845
1275154 치아교정 문의할게요 9 2021/11/30 1,028
1275153 백신 접종완료 80퍼인데 확진자가 이리많은건 30 겨울비 2021/11/30 5,617
1275152 오래된 들기름 구별법 알려주세요 8 오래된 2021/11/30 2,370
1275151 회사에서 줄세운다..라는 의미가 뭔가요? 10 00 2021/11/30 1,227
1275150 기미는 색소빼는 거 하면 된다던데 맞나요? 14 노화 2021/11/30 3,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