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사람은 사랑받은 기억으로 살아가는 것 같아요

ㅂㅂㅂ 조회수 : 2,382
작성일 : 2021-07-17 15:54:33
두돌 앞둔 첫째와 백일 지난 둘째 키우고 있어요
하루종일 집치우느라 첫째랑 놀아주느라 둘째 젖주느라 밥하느라 정말 정신이 없거든요
그래서 둘째는 엄마가 낮에 와서 잠깐 봐주시는데
몸이 너무 고단해서 둘째 목욕시키는 걸 자꾸 미루던 중이었어요

한 번도 생략한 적이 없던 터라.. 합리화 하고 싶어져서..
엄마한테 "나 아기 땐 매일 목욕 안 했지?" 물어봤어요

저 어릴 때는 가난한 집에 할머니부터 삼촌 고모들까지 모여 살았거든요
엄마도 50대셔서 그렇게 연세가 많지 않으신데도 모진 시집살이를 하셨어요 ㅠㅠ
그런 와중에 당연히 아기를 매일 씻길 수는 없을 것 같아
매일 목욕 안 시켜도 된다는 말을 기대하며 물어본 거죠

그런데 무심한듯 내뱉는 뜻밖의 엄마의 대답..
매일 목욕은 물론 매일 입안 구석구석까지 닦고
어디 아플까 추울까 더울까 늘 살피며 노심초사하면서 그렇게 키웠대요

그동안 커가면서 저도 성인이 되고 결혼하고 애기도 낳고..
이런저런 사건들을 거치며
엄마한테 서운한 점도 많고.. 자신감도 좀 결여된 채 살았는데
그런 마음들이 한번에 일소되면서 한구석 허전했던 마음이 채워지는 기분이 들어
눈물이 핑 돌았어요

나도 그런 사랑을 받았구나...

그 일이 있은 후로 왜인지 모르게 저도 자신감이 생기고
아기들에게 더 깊은 사랑을 줄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IP : 39.112.xxx.97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1.7.17 4:06 PM (222.236.xxx.104)

    그럼요..저희 엄마랑 아버지는 대놓고 표현하는 사람들이라서 어릴때부터 많이 느끼면서 자랐는데 나중에 아버지 아프고 하니까 ..그 기억으로 병간호까지 하게 되더라구요..ㅋㅋ 그래도 사랑 받았던 기억이 많아서 그런지 그렇게까지 스트레스는 안받았던것 같아요 날 그렇게 사랑해주신 젊은날의 아버지 생각하면 짠하기는 했지만요 ..

  • 2. 맞아요
    '21.7.17 4:31 PM (210.96.xxx.251)

    어릴적 부모님이 잘해주셨기에
    저도 힘들지만 부모님께 잘해드리려고 합니다.
    이럴려고 나한테 어렸을때 잘해준거야? 농담으로 합니다.

  • 3. .....
    '21.7.17 4:43 PM (112.152.xxx.246)

    부모님때문에 힘들때마다 항상 부모님과의 추억,사랑받았던 그 충만한 추억을 꺼내서 곱씹으며 다시 노력하곤합니다.
    이러니 저러니해도 자식밖에 없는 삶을 살아오신 분들이니까요

  • 4. 아기는
    '21.7.17 4:50 PM (116.127.xxx.173)

    매일매일 목욕시켜야되죠
    어머님 참정성스럽게 키우셨네요
    참어머니는 위대해요 그죠?
    사실은 우리도 그렇자나요

  • 5. ....
    '21.7.17 5:27 PM (119.149.xxx.248)

    맞아요 제가 엄마한테 사랑듬뿍받고 애지중지 컷는데 삶의 회복탄력성이 엄청 좋아요 자존감높구요

  • 6. ㅁㄴㅁㅁ
    '21.7.17 8:32 PM (223.38.xxx.233)

    아기가 깨는 바람에 마무리도 못한 글에
    정성스럽게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 아기들도 사랑 듬뿍 줘서 회복탄력성 좋은 사람으로 성장시키고 싶어요
    모두 좋은 밤 되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228349 부모님이 70이 넘었는데서 때리고 싸워요 49 콩가루집압 2021/07/24 23,095
1228348 이재명 "문 대통령이 '고생 많았다' 위로" 19 남국아???.. 2021/07/24 1,585
1228347 지역차별 혐오자가 민주당 대선후보에? 1 .... 2021/07/24 393
1228346 제주도에서 식당을 해보고 싶은데요 18 창업 2021/07/24 3,909
1228345 코나아이????? 들어보신 분????? 10 코나아이 2021/07/24 1,937
1228344 사십대 싱글 내집마련 16 고민 2021/07/24 3,876
1228343 진종오 선수는 대단하네요 참 36 ㅇㅇ 2021/07/24 19,185
1228342 임플란트요 1 나마야 2021/07/24 896
1228341 내용 수정 14 외로움 2021/07/24 3,996
1228340 감자찔때 간을 어떻게 할까요? 2 포테토 2021/07/24 1,678
1228339 펜싱 남자선수들 다 잘생겼네요? 10 ㅇㅇ 2021/07/24 4,186
1228338 국수 몇g 삶으세요들?? 7 bb 2021/07/24 1,871
1228337 이낙연, 김경수의 "대통령 지켜달라" 통화 공.. 23 왜? 2021/07/24 1,910
1228336 어른들은 왜 자식들이랑 같이 여행 가고 싶어 할까요? 22 ... 2021/07/24 6,150
1228335 펜션으로 쉬러가요 2 ㅇㅇ 2021/07/24 1,378
1228334 서울특별시도 지자체이지요? 4 ㅇㅇ 2021/07/24 604
1228333 88올림픽 코리아나가 부른거 이거 세계적으로 인기 많았나요 5 ... 2021/07/24 1,873
1228332 송영길.윤호중과 찬성표 던진 의원들.. 5 기억한다. 2021/07/24 795
1228331 오늘아침 여성시대 사연 자꾸 웃겨요 17 ㅇㄱ 2021/07/24 5,795
1228330 한국선수들은 왜이리 귀티가.... 24 Kfh 2021/07/24 7,584
1228329 제주도 사시는 82님들께 거주문제에 대해 여쭤봅니다 10 .. 2021/07/24 1,506
1228328 화이자맞고 팔만 아프네요ㆍ 2 바닐라 2021/07/24 2,027
1228327 민주당 지지자였던 나. 66 ... 2021/07/24 2,513
1228326 요즘 병문안 못가죠? 2 Zz 2021/07/24 1,401
1228325 이재명 기본소득의 핵심은 지역화폐라는 것 8 핵심은이거 2021/07/24 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