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비와 우산

.. 조회수 : 1,701
작성일 : 2021-07-11 02:11:49
부모님은 단 한번도 갑자기 비오는 날 우산을 가지고
오신적이 없어요.
친구들 부모님들은 교문앞에서 우산을 들고 기다리곤 하셨죠.
고등학생이 되니 차를 끌고 데리러 오는 부모님들.
저는 얻어 타기도 하고 그냥 비맞고 가기도 하고요.
어른이 되어 알았습니다.
보호 받는 느낌.
기댈수 있는 언덕.
난 그런거 없이 자랐다는것을.
지방에서 도시로 대학 원서도 버스타고 다니며 혼자 넣었고
면접도 여관에서 자며 봤어요.
19살 짜리가.
자취방도 혼자 얻었어요.
결혼도 혼자 준비 했고 부모님은 결혼식에 참석만 했을뿐
아무것도 해주지 않았습니다.
보호받는 다는것은 어떤 느낌일까요.
비가 오는 밤.
우산이 없어 혼자 남겨진 어린 여자아이가
생각나서 센치해졌네요.
그 많은 아이들이 사라지고
정말 혼자 남은날.
그아이.자라지 못한 내면의 작은 그 아이.
IP : 118.235.xxx.157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1.7.11 2:16 AM (121.165.xxx.96)

    엄마가 일하는 엄마여서 저도 그랬어요. 그래서 저는 비오면 열심히 데리러갔는데 애가 거부하네요 ㅠㅠ

  • 2. ㅇㅇ
    '21.7.11 2:20 AM (1.240.xxx.6)

    저도 그랬어요. 덕분에 저는 결핍보다 혼자서 씩씩하게 살아가는 법을 배운 것 같아요.
    결혼하고 이혼하고 그러면서도 누구한테도 의지하지 않고 혼자 아이 잘 키웠거든요.
    님도 자라지 못한 내면의 작은 아이, 이제 보내고 덕분에 씩씩해진 현재의 자신만
    사랑하고 아끼며 사세요. 옛날에 불쌍한 어린 아이들은 부지기수였어요.
    그렇게 키운 부모님한테도 대충 내 맘 편하게 대하시고.

  • 3. 저는 그래서
    '21.7.11 2:22 AM (39.7.xxx.68)

    1년 365일 항상 우산을 갖고 다녀요
    항상 당연히 모든걸 혼자 해서 그것까진 그냥 적응했는데
    어느 비오던날 비가 오니 놀러간 남동생 마중을 나가라는거예요 당시 동생은 휴대폰이 없어서 어디에서 놀고 있는지 몇시에 올껀지 확인할수가 없는데 대체 어디로 마중을 나가라는거냐고 했더니 저보고 참 매정하다고 했던게 기억나요
    저는 그날 아 엄마도 비가 오면 우산 들고 마중 나간다는 개념을 아는 사람이었구나 한마디 할려다 말았고요

  • 4. ….
    '21.7.11 4:43 AM (180.92.xxx.51)

    세상의 엄마들은 이 글을 읽고 따사롭고 안기고 싶은 엄마가 되기를 바랍니다.
    슬프네요.
    늦었지만 위로드립니다. 토닥토닥

  • 5. 모두들~
    '21.7.11 6:40 AM (175.125.xxx.154)

    지금 따스한 가정에서 잘 사시고 계실거라 믿습니다~

  • 6. 저는
    '21.7.11 9:16 AM (221.143.xxx.37)

    엄마가 농사지으셔서 정말 바빴는데
    한번 제가 아플때 우산들고 마중오시는거
    중간에서 만난적이 있는데 지금도
    그때 얼마나 좋았는지 기억이 나요.

  • 7.
    '21.7.11 9:26 AM (59.27.xxx.107)

    원글님은 좋은 가정을 꾸렸을 거라 생각해요. 남편도 살가운 남편일 것 같고요^^ 지금의 가정에서 위로 받으시고 어린시절의 결핍으로 인해 사소하지만 꼭 필요한 사랑나눔, 사랑 표현, 사랑의 울타리를 귀하게 여기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 8. 47888
    '21.7.11 9:47 AM (116.33.xxx.68)

    그렇죠
    저한테 아무관심도 없고 편애 차별만하다가 아플때 제가 모셔가고 자식이 속썩이면 나한테 전화와 신세한탄하고
    그래서 전화를 잘안했어요
    감정쓰레기통도 사랑받은사람한테 하라구요
    지금암말기셔서 그래도 돌아가실때 후회없도록 하고싶은데 맘이 복잡해요

  • 9. 원글
    '21.7.12 1:10 PM (118.235.xxx.80)

    댓글 달아 주신분들 감사합니다
    충격이었던것은 그 많던 아이들이 다 사라지고 혼자
    남았을때..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는것.
    어린나이에 깨닫고 혼자 해야만 했다는것.
    혼자 짊어지고 가야 하는 세상의 무게는 녹록치 않았어요.
    지금은 내려 놓았습니다.
    진작 그럴껄.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267885 40대중반인데 툭하면 자고있고 맥을 못추겠어요 8 ... 2021/11/09 2,968
1267884 이재명, 윤석렬만 아니면 누구라도 7 순이엄마 2021/11/09 631
1267883 제가 아파트 동대표를 하고 있는데 19 ... 2021/11/09 4,981
1267882 부산호텔1박 엄마동생저 3명 숙박 추천 부탁드립니다 7 1박은 웨스.. 2021/11/09 1,948
1267881 에궁...국짐당 알바들이 너무 악을 바락바락 쓰고 있네요 26 ㅇㅇ 2021/11/09 794
1267880 지금 제주도는 어떤 옷을 입고 다니나요? 2 제주도 2021/11/09 1,653
1267879 혜경궁도 그렇고 형수 욕설도 그렇고 그런 조작에 넘어가는건 뭘까.. 32 .... 2021/11/09 1,917
1267878 부산 캡슐열차 타보신분들 계세요? 5 ㅡㅡ 2021/11/09 1,155
1267877 55세 김혜경, 새벽 1시30분 의문의 낙상… '경미한 부상'인.. 45 ㅇㅇㅇ 2021/11/09 20,671
1267876 김장 맛있게하려는데 소금, 젓갈 구입처좀 알려주세요~~ 3 ㅇㅇ 2021/11/09 1,385
1267875 화이자 부작용일까요? 생리가 안 멈춥니다... 6 ㅇㅇ 2021/11/09 2,980
1267874 알바 그만두고 후회안할수있을까요? 9 2021/11/09 2,325
1267873 혜경궁김씨 조작사건 쉽게 설명해드림 36 …. 2021/11/09 3,029
1267872 문대통령님이 들으면 기겁하시겠지만.. 12 솔직히 2021/11/09 1,831
1267871 '위드 코로나' 시작..미국 의사들은 왜 '한국 공공의학 조치'.. 3 샬랄라 2021/11/09 2,561
1267870 낼 유럽가는 대한항공 타는데~ 22 알려주세요 .. 2021/11/09 4,807
1267869 朴법무, 조국수사 뒤집기 나섰다 11 박범계장관화.. 2021/11/09 2,059
1267868 낙상사고 17 무서워요. 2021/11/09 2,432
1267867 세탁기에신용카드과함께세탁했다면 6 푸른바다 2021/11/09 1,502
1267866 스우파 언니들에 빠졌어요 4 ... 2021/11/09 2,327
1267865 한반도대운하가 아니라 사대강, 재난지원금 말고 방역지원금? 2 뭐하냐, 민.. 2021/11/09 571
1267864 윤석열 처, 대학 5곳에 낸 이력 10여개 허위 9 부창부수 2021/11/09 1,127
1267863 거위털 깃털은 산채로 뽑는 거 맞나요? 2 .. 2021/11/09 1,414
1267862 등 뒤에서 뭔가 펄떡이는 것 같은 거 뭘까요 건강 2021/11/09 851
1267861 백신 맞으러 가기가 너무 귀찮아요 10 000 2021/11/09 1,3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