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비와 우산
오신적이 없어요.
친구들 부모님들은 교문앞에서 우산을 들고 기다리곤 하셨죠.
고등학생이 되니 차를 끌고 데리러 오는 부모님들.
저는 얻어 타기도 하고 그냥 비맞고 가기도 하고요.
어른이 되어 알았습니다.
보호 받는 느낌.
기댈수 있는 언덕.
난 그런거 없이 자랐다는것을.
지방에서 도시로 대학 원서도 버스타고 다니며 혼자 넣었고
면접도 여관에서 자며 봤어요.
19살 짜리가.
자취방도 혼자 얻었어요.
결혼도 혼자 준비 했고 부모님은 결혼식에 참석만 했을뿐
아무것도 해주지 않았습니다.
보호받는 다는것은 어떤 느낌일까요.
비가 오는 밤.
우산이 없어 혼자 남겨진 어린 여자아이가
생각나서 센치해졌네요.
그 많은 아이들이 사라지고
정말 혼자 남은날.
그아이.자라지 못한 내면의 작은 그 아이.
1. ㅠ
'21.7.11 2:16 AM (121.165.xxx.96)엄마가 일하는 엄마여서 저도 그랬어요. 그래서 저는 비오면 열심히 데리러갔는데 애가 거부하네요 ㅠㅠ
2. ㅇㅇ
'21.7.11 2:20 AM (1.240.xxx.6)저도 그랬어요. 덕분에 저는 결핍보다 혼자서 씩씩하게 살아가는 법을 배운 것 같아요.
결혼하고 이혼하고 그러면서도 누구한테도 의지하지 않고 혼자 아이 잘 키웠거든요.
님도 자라지 못한 내면의 작은 아이, 이제 보내고 덕분에 씩씩해진 현재의 자신만
사랑하고 아끼며 사세요. 옛날에 불쌍한 어린 아이들은 부지기수였어요.
그렇게 키운 부모님한테도 대충 내 맘 편하게 대하시고.3. 저는 그래서
'21.7.11 2:22 AM (39.7.xxx.68)1년 365일 항상 우산을 갖고 다녀요
항상 당연히 모든걸 혼자 해서 그것까진 그냥 적응했는데
어느 비오던날 비가 오니 놀러간 남동생 마중을 나가라는거예요 당시 동생은 휴대폰이 없어서 어디에서 놀고 있는지 몇시에 올껀지 확인할수가 없는데 대체 어디로 마중을 나가라는거냐고 했더니 저보고 참 매정하다고 했던게 기억나요
저는 그날 아 엄마도 비가 오면 우산 들고 마중 나간다는 개념을 아는 사람이었구나 한마디 할려다 말았고요4. ….
'21.7.11 4:43 AM (180.92.xxx.51)세상의 엄마들은 이 글을 읽고 따사롭고 안기고 싶은 엄마가 되기를 바랍니다.
슬프네요.
늦었지만 위로드립니다. 토닥토닥5. 모두들~
'21.7.11 6:40 AM (175.125.xxx.154)지금 따스한 가정에서 잘 사시고 계실거라 믿습니다~
6. 저는
'21.7.11 9:16 AM (221.143.xxx.37)엄마가 농사지으셔서 정말 바빴는데
한번 제가 아플때 우산들고 마중오시는거
중간에서 만난적이 있는데 지금도
그때 얼마나 좋았는지 기억이 나요.7. 원
'21.7.11 9:26 AM (59.27.xxx.107)원글님은 좋은 가정을 꾸렸을 거라 생각해요. 남편도 살가운 남편일 것 같고요^^ 지금의 가정에서 위로 받으시고 어린시절의 결핍으로 인해 사소하지만 꼭 필요한 사랑나눔, 사랑 표현, 사랑의 울타리를 귀하게 여기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8. 47888
'21.7.11 9:47 AM (116.33.xxx.68)그렇죠
저한테 아무관심도 없고 편애 차별만하다가 아플때 제가 모셔가고 자식이 속썩이면 나한테 전화와 신세한탄하고
그래서 전화를 잘안했어요
감정쓰레기통도 사랑받은사람한테 하라구요
지금암말기셔서 그래도 돌아가실때 후회없도록 하고싶은데 맘이 복잡해요9. 원글
'21.7.12 1:10 PM (118.235.xxx.80)댓글 달아 주신분들 감사합니다
충격이었던것은 그 많던 아이들이 다 사라지고 혼자
남았을때..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는것.
어린나이에 깨닫고 혼자 해야만 했다는것.
혼자 짊어지고 가야 하는 세상의 무게는 녹록치 않았어요.
지금은 내려 놓았습니다.
진작 그럴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