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조용히 내리던 일요일 오후
집 근처에 일보러 남편과 차를 타고
가던 길이었어요
다른 동으로 넘어가는 산마루 고갯길을 넘어가는데
도로 옆 비탈진 언덕 같은 곳에
엄청 나게 많은 산딸기들이 붉게 익어서
어마어마하게 맺혀 있는 거에요
와...
제가 시골 출신이라 그런가
그런것들이 눈에 참 잘 들어와요.ㅎㅎ
차를 타고 씽~ 지나는 길이다 보니
사실 거기 산딸기가 있는 줄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을거에요
남편도 그런 소릴 하더라고요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다고..
(남편이야 운전하느라 못 보는 거고..)
정말 산딸기 농장마냥 드넓게 ..
그 진한 붉은 빛 열매가 꼭 동화속 장면 처럼 보이더라고요
꼬마들이 바구니들고 들로 나가 무더기로 익어있는 산딸기
무슨무슨 베리를 가득 따는 모습이 막 상상되고요.
제가 계속 감탄하면서 흥분하니까
남편이 " 내려줄테니 비 쫄딱 맞고 산딸기 따러 가던가~~" 해요
(물론 농담이고요.ㅎㅎ)
제가 그랬죠.
" 안돼...뱀한테 물려..ㅎㅎ"
그리고 한마디 더 덧붙였어요
" 역시 사람의 손을 타지 못하는 곳이니까 저렇게 황홀하게 맺혀 익었네
사람들 오가기 쉬운 곳이었으면 벌써 사라지고 없었을거야.
자연은 사람의 손이 안타야해..."
그냥 그때 동화속 장면같던 그 순간이 잊혀지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