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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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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연을 끊고 흔들리지 않는 이유

ㅇㅇㅇ 조회수 : 3,095
작성일 : 2021-06-30 09:45:34
성장기 시절 어른으로서 엄마가 했던 무책임한 행동들
엄마의 갑작스런 가출로 인하여 청소년기부터 성인 초입기를 
엄마없이 보냈고(완전한 연락두절)
그때부터 내 인생에 엄마란 존재를 지웠어요

다시 20대 중반쯤   
갑자기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엄마가 나타나서 
엄마 행세를 하는게
너무나 어색하고 이상함
엄마를 사람으로서 싫어하는 건 아니고
장단점이 있는 인간으로 인식하면서도
엄마로 수용이 안되더군요

과거를 깔끔하게 청산하고, 서로 소통하고
사과할거 사과하고 책임지는 자세였으면 모를까
두리뭉실..얼렁뚱땅, 
첨부터 부재함이 없었던 성실한 엄마처럼 그렇게 구는군요.
그러면서도 자기 쾌락에 미쳐 집버리고 나갔던 그 결정의 재현인듯,
여전한 엄마의 자기 중심적 행태들..
도저히 더는 못견디겠어서
다시 만나고 20년만에 끊었습니다

이제 노년기의 엄마를 끊어내는게
왠지 죄책감들고, 아쉽고 그럴 줄 알았는데
왠걸,,,,맘이 더 깔끔하고 평온합니다
이유를 검토해보니

내 마음 속 엄마는 지워졌는데
현실 속에서 엄마라는 물리적 육체를 입고 나타난 그 사람이 
내게 더 혼란을 주었고,( 엄마도 아줌마도 아닌 이 사람은 누구? 하는 혼란)
끊어내고 나서는
이제야 현실과 내 맘속에 이미 지워진 '엄마 없음'이 일치하니까
그게 평온을 주네요. 

맞아요
12살에 나를 한방에 끊어내고 떠난 당신을
나도 그때부터 지웠습니다
혹시 다시 이을 수 있을까 20년 노력해보았지만
한번 지워진 존재를 다시 살려낼 수는 없네요
그냥 이렇게 살아요
그게 35년전 엄마라는 분이 자식을 떠나기로 한 결정....
그 결정의 명백한 결과겠지요.
엄마와 관계를 정리하고나니
썩어가고 고름있던 부분 수술한 느낌이에요
수술 자국은 좀 남지만
이게 남은 부분 건강하게 사는데 더 도움이 됩니다
IP : 175.114.xxx.96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1.6.30 9:52 AM (27.32.xxx.249)

    아버지는 좋은 부모셨나요?
    저는 더 나쁜 최악의 부모였던 아버지와 살다가
    20대에 처음으로 얼굴도 모르던 엄마라는 사람과 잠시 살았었는데
    마치 어릴때부터 키워 준 부모처럼 행세하는걸 넘어서
    자신의 잘못을 덮기 위해 저를 비난하기까지 하더군요.
    저도 연 끊은지 18년쯤 되었어요.

  • 2. 아빠는
    '21.6.30 9:55 AM (175.114.xxx.96)

    무책임한 부분이 물론 있으셨지만
    그래도 저에게 만큼은 진심인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빠와는 계속 연락하고 살아요.

    저도 가정과 부모로 인해서 많이 흔들리던 시간들 보냈고
    상처가 커서 미치기 직전까지 갔지만
    이제는 자리를 잡았어요
    그리고 그 두 분을 용서 합니다.

    하지만 엄마와는 관계를 더 맺을 수 없다 라는 걸 알았어요
    신뢰도 없고, 무책임한 회피를 거듭하니까요.
    저 없이도 잘 살 분이고요.

  • 3. ㅇㄱ
    '21.6.30 9:57 AM (175.114.xxx.96) - 삭제된댓글

    용서와 관계는 별개의 것 같아요
    내 인생을 더 잘살기 위해서
    내 맘 속의 분노와 응어리는 털어버리기 위해서 용서합니다
    더 이상 그것 때문에 괴롭지 않아요

    하지만 별개는 신뢰와 진심, 존중이 있어야 하니까요
    그래서 용서는 해도 관계는 맺지 않기로 결심했어요

  • 4. ㅇㄱ
    '21.6.30 9:58 AM (175.114.xxx.96)

    용서와 관계는 별개의 것 같아요
    내 인생을 더 잘살기 위해서
    내 맘 속의 분노와 응어리는 털어버리기 위해서 용서합니다
    더 이상 그것 때문에 괴롭지 않아요

    하지만 관계는 용서와 별개로 신뢰와 진심, 존중이 있어야 하니까요
    그래서 용서는 해도 관계는 맺지 않기로 결심했어요

  • 5. ----
    '21.6.30 10:01 AM (121.133.xxx.99)

    잘하신 겁니다. 어째든 부모는 자식이 성장하는 동안만이라도 그늘막이 되어주고 지지 주어야 하는데
    (그냥 비바람 막아주는거요..물리적 정신적으로)
    남보다 못한 없는게 나은 부모들도 많거든요.
    이제 자신을 위해 사시면 됩니다.
    저두 그래요.
    너무나도 큰 짐이고 대화는 전혀 안되고...서로 소통이 안되는데,,노력해도 불가능..내가 100% 이해하고 경제적 지원을 줘야 하는..
    그냥 단절하니 제 시간 제 인생이 생기고 좋아요

  • 6. ㄷㅁㅈ
    '21.6.30 10:06 AM (14.39.xxx.149)

    용서와 관계를 맺는 것을 구분하시는걸 보니 똑똑하고 건강하신 분 같아요 앞으로의 삶에 평안이 깃들고 유지되길 바랍니다

  • 7. 유키지
    '21.6.30 11:09 AM (125.132.xxx.150)

    말씀은 담담하게 하셨지만 그 35년이 어떠했을지
    아프지만 지혜로운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축복하고 싶어서 로그인했어요. 남은 부분으로 충분히 건강하게 사세요!

  • 8.
    '21.6.30 12:17 PM (49.168.xxx.4)

    옛날에는 엄마가 인연의 끈을 끊어냈고
    현재는 원글님이 그 끈을 끊어내셨네요
    어머니 부재중에도 원글님은 건강하게 자랐고
    인생의 중요한 부분을 판단할수 있는 능력도 있으니
    앞으로도 원글님 잘 사실꺼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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