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왕따가 얼마나 무시무시한 심리적 폭행인지 알수있는 직간접체험 어떨까요?

........ 조회수 : 2,202
작성일 : 2021-06-26 15:03:53
6학년때 교장실 청소를 7명이 배정 받았어요.
매일매일 그 인원이 적은 공간 청소하니 얼마나 깨끗하겠어요.
시간도 남고 해서 애들이랑 수다떨고 놀면서 청소하는데 어떤 아이가 제안을 하더군요.
우리 심심한데 따돌림 놀이 한 번 해볼까? (그 당시엔 왕따란 단어가 없었어요)
그게 뭔데?
하루에 한 명씩 따돌리는거야. 
하하하 재밌겠다. 우리 그거 하자. 
첫 번째는 누굴 할까?
쟤부터 하자. (제일 조용했던 아이를 지목)
그럼 내일부터 하는거다. 
그렇게 다같이 합의하고선 집에 갔어요.
우리때 노는거라곤 고무줄, 공기놀이, 땅따먹기, 제기차기, 말뚝박기 이런거였는데
따돌림 놀이라고 하니까 그게 그렇게 신선하고 흥미진진한 놀이라고 생각됐는지 모르겠어요.
나름 6학년에 어울리는 심리게임이라고 생각했나봅니다.

그 다음날.
어김없이 지목한 아이를 따돌렸어요.
투명인간 취급한거죠.
인사해도 댓구도 안하고.
눈도 안마주치고 그냥 슥 지나치고.
걔는 자기가 그 날의 대상자인걸 알면서도 울고불고 한사람씩 붙잡고 누구야~ 나한테 왜 그래? 왜 그래?
물어보고요.
우린 룰을 깨고싶지 않아서 계속 열심히 했는데 결국 그 아이가 울더라구요.
우니까 좀 당황스럽긴 했지만 뭐 저런걸로 우냐~ 그러고 말았어요.
우는거 보면서 다같이 킥킥거리며 웃었던게 기억납니다.
그리고 며칠 동안 대상자가 바뀌고 드디어 내 차례가 왔지요.
제가 룰이랍시고 다른 대상자한테 했던 행동들.
그걸 그대로 제가 받아보니 .. 이거 멘탈 제대로 털리던데요.
단순놀이? 순서대로? 아무 이유없고? 
다 알아요. 
그런데 막상 당해보니 이거 진짜 세상이 무너지는 느낌이고요.
공격 당하는 깊이가 상상 이상으로 속을 다 파헤치는 느낌이고요.
태어나서 첨 당해보는 뒷통수를 대포로 얻어맞는 느낌이었어요.
저도 막 울면서 집에 오자마자 엄마한테 다 일러바쳤어요.
교장실 청소하는 애들이 나를 따돌렸다고. 

그때 그 충격이 40년도 더 지난 지금도 생생하거든요. 
하루왕따 체험을 한 이후로는 왕따가 얼마나 무시무시한건지 알게 됐다는거.

왕따 가해자는 피해자의 고통이 얼마나 큰지 모르는 경우가 많을것 같고요.

왕따 일일체험이 바람직한건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이걸 한 번 경험해 본 사람은 얼마나 무서운건지 알게 되기때문에
가해를 안하게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제가 경험해본거라 이렇게 한 번 글을 올려봅니다.






IP : 101.85.xxx.55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진짜
    '21.6.26 3:05 PM (112.166.xxx.65)

    왕따는 사라져야해요...
    정말 사람 하나 죽이는 거에요..
    다행히 경각심이 커지는 게 다행

  • 2. ㅇㅇ
    '21.6.26 3:19 PM (119.198.xxx.60) - 삭제된댓글

    왕따 은따 언어폭력 조소 무시 등등
    그게 무슨말로 표현되든간에
    인간을 인간답게 인격적으로 대하지 않는 모든 형태는
    상대방을 인격살인하는 겁니다.

    부모들은 가까이는 형제끼리 비교하거나 사촌 혹은 옆집아이 지인의 아이등 누군가와 쉽게 비교 하죠
    집에서 아주 어릴때부터 부모에게 인격살인당하는 거죠.
    아이에게 부모는 세상의 전부인데
    그 전부인 존재가 그럴때 애가 받는 상처가 어떨지 부모님들은 아예 가늠조차 못하는것 같네요.
    단지 내 자식의 모자람만이 먼저 눈앞에 보이니 속에서 천불이 나서 화풀이를 하는건지 모르겠지만요

  • 3. 왕따
    '21.6.26 4:19 PM (111.65.xxx.25)

    왕따도 그렇지만 교장실 청소 애들한테 시켰다는 거 보고 더 열 받네요. 요즘은 안 그렇겠죠.

  • 4. ㅡㅡ
    '21.6.26 7:09 PM (124.58.xxx.227)

    놀이로만 끝나서 다행이네요.ㅡㅡ

    초저학년 때 왕따 당하고.
    심장 검사하러까지 다녔네요.
    머릿속으로 잘되라는? 따위 절대 바라지도 않아요.
    그때 그 쪼끄만게 얼마나 우리아이에게 상처를 줬는지
    당해보길 바랍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224484 통증땜에 괴롭네요 3 ㅇㅇ 2021/07/14 1,719
1224483 가게 오픈선물 추천해주세요~ 2 해피 2021/07/14 794
1224482 학교앞 리얼돌체험방 반대청원 부탁드려요. 6 국민청원 2021/07/14 700
1224481 가사도우미 해보신분 6 가사 2021/07/14 2,561
1224480 복부ct 찍는데요..생리중이고 탐폰을 해도 괜찮은걸까요 9 잘될 2021/07/14 4,193
1224479 6월 취업자 58만명 늘어…"코로나 전 99% 회복&q.. 2 ㅇㅇ 2021/07/14 763
1224478 보호 종료 아동 지원 5 dma 2021/07/14 807
1224477 수건 속옷 팍팍삶아도 8 빨래 2021/07/14 2,660
1224476 일산사는 일산 마두역 학폭때문에 난리났네요 42 ... 2021/07/14 29,230
1224475 줌 수업 옆에서 보다보니... 3 ililil.. 2021/07/14 2,222
1224474 유리용기 뚜껑만 살 수 있을까요? (오래된 파카글라스) 3 누구냐 2021/07/14 2,589
1224473 지금 롯데홈쇼핑 쇼호스트 누구인가요 4 으윽 2021/07/14 2,135
1224472 투넘버 쓰시는 분 3 ㅇㅇ 2021/07/14 655
1224471 1가구 1주택 양도소득세 질문이요 4 질문 2021/07/14 1,619
1224470 침대 책장색을 바꾸고싶어요 1 퓨러티 2021/07/14 587
1224469 친척이 사는 아파트에 방 한 칸 얻어서 들어가면 세대주 못하나요.. 19 궁금 2021/07/14 8,783
1224468 학폭범 부모들 보면 하나같이 10 ..... 2021/07/14 3,435
1224467 10살 가출아이 기사 보셨어요? 3 ... 2021/07/14 3,580
1224466 주호영 대표에게 목사의 아부 소리 & 스님의 점잖은 충고.. 1 돌발 2021/07/14 613
1224465 크로셰가디건 세탁 어떻게 해야할까요 1 uuuu 2021/07/14 507
1224464 文 대통령 지지율 48.6%… ‘13.8%p’ 급등 23 동반오름세 2021/07/14 1,997
1224463 맹동수박 6 rtyui 2021/07/14 1,791
1224462 BTS) Permission To Dance 이거 처음들었는데 .. 14 ... 2021/07/14 2,422
1224461 국짐당이 일을 못하는 이유 13 ** 2021/07/14 1,254
1224460 머니투데이 "여론조사 중단에 어떤 압력도 없어, 억측에.. 4 W 2021/07/14 7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