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과의 캠핑 ㅋㅋ
40대 중반 남매 키우는 맞벌이 부부입니다.
본론 전에 간단히.
결혼 준비부터 지금까지 양가에서 어떠한 지원도, 단돈 1원 한 푼 받은 거 없습니다.
저는 소위 말하는 며느리 도리? 기본보다 조금 더 합니다.
신랑도 인정하고 시댁에서도 인정?은 합니다.
물론 신랑도 친정에 저만큼 잘하고 시댁에서 부당한 일에 대해 저보다 더 열심히 쉴드 쳐주고 성질내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그닥 나설 일은 없지만, 저도 할 말은 하고 살아서 다행히 아직까진 억울하다, 사이가 안 좋다. 뭐 그런건 없이 제 기준, 무난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본론.
그놈의 캠핑이 문제였습니다.
저랑 신랑은 원래 잘 돌아다니고 다니는거 좋아라 합니다.
특히 캠핑.
아이 100일때부터 데리고 다녔을 정도이고, 캠핑 다닌 년수만 거의 10년입니다.
아이들이 크면서는 노지 캠핑도 다닙니다.
집이 아니니 당연히 불편한 것도 있지만, 불편하면 불편한대로 재밌게 다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캠핑 경험이 많아질수록 정말 딱 필요한 것만 챙기게 되더군요.
간단히 챙겨 간단히 먹고, 빨리 치우고, 많이 놀고, 많이 쉬기 ^^
차박도 하고 있습니다.
시댁에서도 알고 계십니다.
신랑이랑 주말이면 늘 통화를 하시는데
통화 할 때마다 캠핑 왔다 하니 어느 날부터인가 티비에서 보니 재밌어 보이더라면서
어머님도 가고 싶다고 조르시더라구요.
솔직히 같이 가면 불편한거 당연한거잖아요.
그래서 계속 거절 했습니다.
어머님 생각처럼 낭만적이지 않다.
저희야 이젠 집만큼 익숙해져 있어서 불편해도 상관없지만 어머님은 아니실거다.
티비에서처럼 맛난 건 해먹지도 않는다.
정말 간편식만 사가서 정말 간단히 해먹는다.
짐도 정말 최소한의 필요한 것만 가져간다.
신랑이랑 저랑 아무리 말해도 요지부동이더라구요.
그럼 가시자 하고, 노지 캠핑 갔습니다. ㅋㅋ
정말 평소 저희 가는 그대로 챙겨갔습니다.
출발하는 날 어머님 모시러 갔다가 신랑이랑 저랑 기절하는 줄 알았습니다.
압력솥에 프라이팬, 삼겹살에 각종 야채, 양념, 음료수, 불고기...
신랑이 난리치면서 싹 다 놓고 출발했습니다. ㅋㅋㅋ
노지 캠핑이지만, 솔밭이라 시원했습니다.
근데 저희 어머님 한 덩치 하십니다.
에어컨 밑에서도 덥다고 하시는 분입니다. ㅋㅋㅋ
아이들은 숲에서 뛰어다니고 신랑이랑 신나서 놀고,
저는 그냥 의자에 앉아서 정말 말 그대로 푹 쉬었습니다.
밥 때되면 즉석밥에 즉석국에 김, 햄, 참치, 김치, 말 그대로 배만 채우고 또 쉬고, 놀고,
무한 반복, 그나마 저녁에는 삼겹살 구워 먹었지만, 딱 된장에 상추, 고추, 그리고 라면, 햇반.
모닥불 안피우냐고 하시네요?
어머니, 덥고 귀찮은데 무슨 모닥불이에요? ^^
그냥 버너에 코펠에 구워 먹고 또 쉬었습니다. ㅋㅋㅋ
저흰 정말 캠핑가면 자연에서 애들이랑 뛰어놀고 쉬는게 목적이기 때문에 굽고 불 피우고 하는 시간도 아깝거든요. 그러는 시간에 그냥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쉴겁니다.
그렇게 밤 되니 이번엔 모기 때문에 죽겠답니다.
모기장 찾으시네요.
없어요. 어머니~~~^^
그러고는 모기 패치 붙여드리고, 모기향으로 결계치고 ㅋㅋ 해충 기피제 스프레이 뿌려드리고,
자주 뿌리세요 ^^ 하면서 어머니 손에 꼭 쥐어드렸습니다. ㅋㅋ
다음 날 아침엔 누릉지 끓이고, 전날 남은 재료 넣어서 부대찌개 끓이고, 또 햇반 데우고
그렇게 오전까지 잘 ~~~~ 쉬다가 어머님 내려드리고 저희도 집에 왔습니다.
어머님은 아직까지 이렇다 저렇다 아무 말씀도 없으시네요.
저흰 이번 주도 캠핑장 예약 해뒀습니다.
애들이 선풍기 가져가자길래 전기되는 캠핑장으로 했습니다.
어머님께 제가 전화드렸죠.
어머니~~~~ 저희 주말에 또 갈건데, 같이 가요^^
저희 어머니 딱 한마디 하고 끊으시네요.
나는 됐다. 니들끼리 가라.
ㅋㅋㅋㅋㅋㅋㅋ
앞으로도 쭈~~~~~~욱 즐겁게 캠핑 할겁니다. ^^
혹시라도 노지 캠핑 하실 분들.
피크닉이든 차박이든 캠핑이든 제발 깨끗하게 사용 부탁드립니다.
몰지각한 이용객들 덕분에 좋은 곳들이 너무 많이 폐쇄되고 있어서 너무 안타깝습니다.
본인들이 사용한 자리는 사용하지 않은 자리처럼 깨끗하게 정리하고 사용해주세요. ㅜㅜ
베플
1659개의 댓글
베플
준비 없이 빈몸으로 와서 숟가락만 얹는 것도 아니고, 이것저것 본인도 나름 많이 준비하신거 같은데.. 며느리할도리는 다 한거같은데 일부러 노지캠핑 데려가 고생하는거 보고 히히덕 거리는게 심보가 고약하네.. 지자식들이 저러면 슬플거면서.. 저남편은 저꼴 보고도 느끼는게 없나답글 41개
내 취향 댓글
추천41반대0
할머니가 그거 준비하느라고 얼마나 고생했을까, 그래도 난생 처음 캠핑하면서 애들 먹일 생각에 얼마나 설레었을까, 다음날 혼자 주섬주섬 치우면서 얼마나 서러웠을까, 십년 내내 2주 연속으로 보잔 소리 한번도 없던 며느리가 다음주에 실실 쳐웃으며 또 가자고 할 때, 얼마나 기가 막혔을까. 화 한번 못 내시고 안 간다 한마디 하시고 끊은 후 얼마나 눈물이 나셨을까. 시어머니 아닌 남이라도 사람을 그렇게 모욕해놓고 즐거워하는 거 아닙니다.답글 3개 답글쓰기
ㅇㅇ 추천18반대0
시어머니가 나쁜 사람이었으면 음식 싸놓지도 않고 맨몸으로 와서, 쌈 벌였을 듯. 음식 싸논 거 안 가져가도 참고, 에어콘 있어도 덥다는 분이 땡볕에도 덥다는 소리 한 번 안 하고 참고, 더워도 모닥불 안 피우냐고 한번 물어봤다가 안 한다니까 또 암 소리 못하고 참고, 모기장도 한번 찾았다가 없다니까 참고, 그렇게 몇 번을 부탁한 캠핑을 노지로 끌고 가는 아들 내외가 서럽게 하니 한마디 할 법도 한데 본문에도 지금까지 아뭇소리 안 했다고 나와 있네요. 정말 나쁜 시어머니 같으면 그랬겠어요? 며느리가 전화까지 걸어서 또 가자고 치사하게 나와도 됐다고만 하고. 본문만 봐도 부처님 가운데 토막이시네. 이게 싸패짓인 줄도 몰라, 노지 캠핑이 자연 훼손인 것도 몰라, 대체 아는 게 뭐예요? 시어머니보다 교육도 더 받았을 텐데, 아들 내외 얼굴 봐서 참는 시어머니보다 무식한 여편네네요. 본래 싸패가 공감력이 현저히 떨어지는데 그것도 다 지능 문제랍니다.
결시친에서 이런 적 첨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