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평수의 32평 아파트였는데
우리집과 바꾼 집안을 들어가보니.
집안 곳곳마다 아, 정말 오래된 집이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커다란 수레국화꽃무늬벽지도 참 오래되었고
그 벽지가 모자라서 무늬없는 벽지로 윗부분을 도배한
것을 보면서 황당해하기도 하고
컴컴하고 빛이 들지않는 안방에
연식이 오래된 고동색 낡고 큰 장롱을 발견한뒤
아이랑 함께 문을 한칸씩 열어봤어요.
유행지난 베이지색 트렌치코트들과
겹겹이 걸린 옷들이 많았어요.
창문옆에 놓인 갈색 서랍장을 또 아이와 열어보니
그집에서 살았던 아이세명쯤의 학교 졸업앨범들이
빼곡히 개켜진 옷들위에 놓여있었어요.
어, 여기 졸업앨범이 있네
꿈속에서도 전 9살된 우리애와 말을 주고받으면서도
절대 그 서랍장속의 졸업앨범은 열어봐선 안된다는것을
알고있었어요.
그렇게 둘러본후,
집주인에게 왜 아직도 짐을 다 빼지않았는지에 대해
전화를 했더니.
정말 미국드라마의 한장면처럼
물고기용품을 파는 상점과 함께 미모와 지성을 겸비한
여성이 제게 답을 했어요.
요즘 어항용품들이 잘 안팔려서
방안의 큰짐들을 다 못뺐다고 말이에요.
육중하게 크고 오래된 갈색 중문과
빛바랜 꽃무늬벽지들과,
어둡고 침침한 장롱들. 서랍장속의 옷들과 누구것인지 모를
세명의 졸업앨범들.
누구와 집을 바꿨는지 모르지만
꿈에서 깨어서
정리잘된 우리집 장롱과, 싸구려티가 팍팍 나지만
그래도 제 손길이 간 익숙한 우리집물건들이
있어 안심하긴했지만
은근히 무서운 꿈이긴 했어요,,
소리없이 무서운 꿈이었네요..
무슨 내용인지는 모르지만,
하루종일 생각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