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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진정한 수용을 받아 본 경험 나눠 주세요.

수용 조회수 : 871
작성일 : 2021-06-21 12:02:10
저는 어릴 때 부모님이 저를 존재 자체로 좋아한다기 보다
의무감으로 최선을 다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래서 의무감으로 양육하는 분들에게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최선을 다해 나도 의무적으로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거 같아요.
(어릴땐 그게 뭔지 몰랐죠. 지금에 와서야 
좀 알게 정리가 되었어요.)
그렇다고 학대 받았다 거나 결핍이 엄청 있다 거나 한 건 아니지만 
그냥 마음대로 내 생각을 툭툭 내뱉어 본 적이 없어요. 
한꺼풀 가면을 쓰고 살았다고 해야 할까.. 그냥 그분들 마음에 드는 자식으로

이제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나도 의무감이 많은 사람이구나..
이 존재들에 대한 경의와 경탄 보다는 엄마로서의 의무에 더 충실한 사람이구나.. 하는 마음이 들어요.
우리집 아이들도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고 살지 못하는 거 같아요.
아마 기질적으로 순한 면도 있겠죠. 
하지만 억압하지 않으면서 억압하는 분위기가 분명 있을거예요. 
그런데 그렇게 안하는 게 어떻게 하는건지도 모르겠어요. 
소리치거나 화내지 않는데도 아이들은 제가 자신들에게 뭔가 지적(큰 지적도 아니고,, 충고?)만 해도 경직되는 게 느껴져요.
아이들은 또 잘 웃고 밝고 잘 지내요. 전반적으로..(친구 관계도 좋고 학교 성적도 아주 우수해요. 고딩들입니다.)
그런데 제가 뭔가 훈육스러운 말을 하게 되면 굳어지는 거 같아요.
때리거나 엄청난 말을 하거나 하는 건 아닌데도.. 
예를 들면 먹은 그릇은 설거지하기 쉽게 담궈놔~  뭐 이정도의 코멘트예요.
아빠가 말하면 아이들이 꺅!! 하면서 호들갑도 떨고 깜빡했어요. 이러고 말대꾸도 하는데
제가 말하면 주눅든 아이들 처럼 순순히 갖다 놓아요.
이건 뭐지? 내가 무섭나? 나는 소리도 지르지 않고 화도 안내는데... 왜 이런 분위기지?

쓰다보니.. 왜 이런가... 하는 질문 하나와
처음 제가 묻고 싶은 말은 
"와... 내가 이렇게 까지 수용받아 본 경험이 있구나"하는 경험을 묻고 싶었는데
쓰다 보니 이상해졌네요.

내가 이래서 아이들이 말대꾸도 안하나?
자꾸 삼천포로 가서? ㅠ.ㅠ


IP : 175.119.xxx.42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ㅔㅔㅔ
    '21.6.21 12:11 PM (221.149.xxx.124)

    애초에 타인에게서 맹목적인 수용을 기대하면 안됨. 왜냐면 아무도, 본인조차 그럴 수 없거든요. 아무리 자식이라도 부모라도요.

  • 2. ㅁㅁㅁ
    '21.6.21 12:49 PM (59.27.xxx.224)

    저는 엄마가 참 좋아요
    다시 태어나도 딸로 태어나고싶을만큼요
    엄마에게 혼났던기억, 칭찬 받았던기억,섭섭한기억 다 있는데
    전적으로 수용받았던 기억이 뭐 있을까? 생각해보니 딱히 기억나는게 없네요
    다른분들이 올릴 답변 저도 궁굼하네요

    아마도 원글님도,원글님의 부모님도 매우 이성적인분들인가봐요
    가족인던,남이던 친해지려면 감정적인 대화,교류를 많이 해야하는것같아요
    누구나 감정의 희노애락이 있잖아요
    그걸 자연스럽고 솔직하게 드러내고 지혜롭게 해결할때 관계에 편안함이있어요

  • 3. ---
    '21.6.21 12:52 PM (121.138.xxx.181)

    사람에 대한 기대가 너무 높아도 힘들어요.
    어차피 부모도 부족한 사람인걸요.
    나름 열심히 했지만,,
    타인에게 완벽한 수용을 바란다는것 자체가 이상이 너무 높고 바라는게 많은 거죠.
    어느 누구도 타인을 완전하게 수용할수 없을거예요.
    그냥 내가 가진것과 내가 받은것 내가 처해있는 상황을 받아들이고
    부족하다고 생각되면 그걸 조금씩 채우는 것밖에는....

  • 4.
    '21.6.21 12:57 PM (106.101.xxx.153)

    아이들이 남편분말은 귓둥으로 흘려버리는데
    원글말은 새겨듣고 행동에 옮긴다면
    남편분은 잔소리하고 난 이후 남편분도 기억못한다는것을 아이들도 아는것이고..
    원글은 아무리 사소한것이라도 기억하고 확인한다는것을 아이들이 알고 있으니..긴장하게 되는거 아닐까요..
    그런데 이것과 원글이 말하는 수용과 이해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훈육과 수용과 이해는 별개입니다..
    동시에 가능한 작업입니다
    같이 하셔야 효과가 좋습니다

  • 5. 의무감도없는사람
    '21.6.21 1:21 PM (125.132.xxx.178)

    자식에 대한 의무감 조차도 없는 사람 많습니다. 부모님이나 본인을 폄하하지마세요. 그 존재에 대한 경탄이 있다고 아무렇게나 막 키우면 안됩니다. 마음대로 생각을 탁탁 내뱉아서도 안되구요. 자식이니까 다 받아줘야 한다?는 생각을 뒤집으면 부모이까 다 받아줘야 한다 입니다. 그런데 원글님도 아시다시피 생각없이 탁탁 내뱉는 부모/시부모/ 장인장모 때문에 고통겪는 사람이 한둘인가요? 자주 올라오는 글 중에 자식이 함부로 내뱉는 말에 상처받는 경우도 많지않던가요?

    윗님 말씀대로 수용과 이해는 다르고, 훈육과 수용과 이해는 별개이구요, 특히나 사랑하니까 모든 걸 받아준다는 태도는 인관관계를 망치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합니다..

  • 6.
    '21.6.21 1:41 PM (175.195.xxx.178) - 삭제된댓글

    선생님 같은 엄마, 친구 같은 엄마 ..필요할 때마다 변신이 필요하더라고요.
    사랑하지만 친차진 않은~좀 어렵고 무서운 엄마. 애들이 경직되어요.
    힘을 좀 빼고 좀 우스운 짓도 하면서 같이 놀 줄 아는 엄마가 되면 훨씬 친해지고요.
    그런 우스운 모습으로 서로 대해도 아무 거리낌이 없다는 건 뭐든 수용해준다는 믿음이 있는 거지요.

  • 7.
    '21.6.21 2:03 PM (175.114.xxx.64) - 삭제된댓글

    현직 상담사에요. 완전한 수용이라는 건 없다고 봅니다. 상담실 내에서 그 시간에 한해 전적인 수용을 하려고 하지만 이조차도 치유 목적을 위한 거죠. 환상에 가깝습니다.

  • 8. bbabba85
    '21.6.21 3:32 PM (59.9.xxx.65)

    원래 큰 소리 한번 안내고도 은근히 무서운(?)사람들이 있잖아요
    좋게 말하면 카리스마, 나쁘게는 분위기를 싸하게 만드는??
    어렸을적 부터 아이들이 “ 엄마가 기분 나쁘면 안되는구나” 를 경험으로 학습하지 않았을까요? 화는 안내더라도 본인들이 느끼기에 뭔가 불편함을 느꼈다던지...엄마의 행동이 좀 달라졌다던지..
    그냥 제가 아이들 입장이 되서 함 생각해 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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