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고3딸과의 갈등

... 조회수 : 4,642
작성일 : 2021-06-13 21:46:49
제가 사는 지역은 지방의 소도시 옆의 작은 읍면지역입니다.
그래서 고3인 제아이가 다니는 고등학교는 3학년이 40명이 겨우넘는 작은학교에 간호원을 지망하는 우리아이의 이과반은 18명밖에 되지 않다보니 등급받기가 무척 힘든편입니다.

중학교 성적으로 전체적으로 3등급정도 영어, 수학은 1,2등급이었으나 고등학교 올라가면서 학원을 몇번옮기고 (아이랑 맞는 선생님 찾는게 너무 힘들었어요.) 하는 과정에서 2학년 되면서부터 수학, 과학 정도만 2, 3 등급을 받기로하고 어차피 간호대 갈거면 전문대라도 괜찮으니 욕심내지 말기로 아이랑은 합의를 봤었어요.

그런데 아이는 학원은 안다니면 안되는 아이라서 인근 소도시(편도 20km거리, 15~20분 소요)의 학원으로 학교 마치면 매일 주말에도 학원 근처의 독서실을 끊어두고 데려다 줬다가 데리고 오는 과정을 매일 제가 했었어요. 

1학년때는 영어, 수학, 과학, 국어
2학년 되면서는 영어, 수학, 과학
3학년 되면서는 수학, 과학 

절대로 제가 다니라고 강요한 것이 아니라 아이가 여자아이라서 욕심이 많다보니 실다소리 한번없이 하겟다고 하니 학원마치고 독서실에 시험기간 한달정도는 1시까지 있는 경우도 많았어요.
같은 학교의 다른 친구들은 학교 근처의 보습학원 형식의 수학학원만 다니는데 아이는 그곳은 아예 다닐려고 생각도 안했었기에 하겠다고 하는 아이에게 뭐라할수 없어 그냥 해달라는 데로 해주고 필요하다는 것은 사주고 했었어요. 매일 데려다 주고, 데려오는 것이 힘들기도 했지만 아이가 엄마 아빠가 해준것들을 감사하게 여기는 줄 알고 하나라도 아껴가면서 아이가 해달라는 것 다해주고 있었어요.


그런데 3학년 되면서 아이가 점점 다루기 힘들어 지더니 요즘은 아무것도 아닌것으로 가족들이나 남동생에게 말도 함부로하고 화도 잘내고해서 한마디씩하면 또 삐져서 몇날 며칠을 말도 안하고 지내고 하다 애들 아빠가 참다가 식구들을 모아두고 이야기를 좀 하자고 하고 불만 있는것 다 말해보라고 했었어요.

그랬더니 아이가 내가 해주는것이 하나도 안고맙데요. 왜그러냐니 작년 8월에 내생일에 지가 케이크를 사줬는데 내가 고맙다고 안해서 지도 나한테 고맙다고 안해도 된다네요.

이 말을 얼마나 당당하게 말하는지... 
정말 내가 이런말 들으려고 아둥바둥 지를 키웠나 싶기도 하고 하늘이 무너진것 같이 가슴이 아파서 며칠째 틈만나면 눈물이 나는데, 
같이 이말을 들은 서방은 아이가 뭔 소리 한건지도 못알아 듣고 아이랑 같이 깔깔거리는데 어떻게 저리 무심경하고 어디서 부터 가르쳐야하는지... 
그냥 짐싸서 나가고 싶은 마음도 들고, 
고3 기말고사 앞두고 엄마가 이리 마음이 무너지면 안되는데 하다가도 문득문득 내가 자식을 잘못키웠구나 싶어서 앉아있다 그냥 하소연 해봅니다.
IP : 183.103.xxx.43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다들그리살아요.
    '21.6.13 9:49 PM (175.120.xxx.167)

    딸은 사춘기
    엄마는 갱년기.

    시간이 해결해 줍니다....

  • 2. 동변상련
    '21.6.13 9:52 PM (222.117.xxx.101)

    '성인되면 너는 손절이다.'
    이말을 하루에도 몇번씩 되뇌입니다.물론 속으로요..
    저도 진짜심신에 병생길거같아요..
    수험생이 벼슬이라니 상전한테 말걸지말고 쫌만더참읍시다ㅠㅠ

  • 3. 에휴
    '21.6.13 9:56 PM (39.122.xxx.59)

    작년에 고삼 치르고 대딩 엄마 됐어요
    삼년 내내... 내가 자식을 잘못 키웠나? 오냐오냐해서 인성 배렸나?
    정말 혼란스럽고 속도 많이 상했는데요
    그냥 입시 스트레스려니 하고 넘겨 주세요
    새겨 듣고 따져 가르칠 일이 아니에요
    그냥 저도 미쳐서 저러지 생각하세요
    고등학교 졸업하더니 좀 제정신 돌아와요

    그리고 원글님이 해주신것들 아이가 고마워하려니 생각하지 마세요
    아이들이 실제로 고마워하는건 관용 뿐이에요
    나머지 돈들여 뒷바라지 해준건 본인도 공부하느라 힘만들었지 뭘 누리고 즐거웠던게 아니라서 별로 고맙단 생각 안들어요
    내가 잘못했는데도 엄마가 꿀꺽 참아줬던거 그런거를 고마워하더라고요

    작년에 생일케이크 이야기 나오는걸 보니 원글님은 굉장히 싱무적인 부모인가봐요
    늘 걱정이 많고 온갖 생각들에 쫓기느라
    밝고 즐거운 감정표현은 별로 안하시는 스타일인가봐요
    같이 사는 사람은 되게 숨막혀요
    아이는 같이 낄낄거리는 아빠를 좋아하겠죠 당연히.
    원글님의 텐션을 좀 늦추시고 숨쉴 구석을 좀 만드세요
    입시 치르느라 제일 힘든건 부모가 아니라 수험생 아이라는거 잊지 마시고요
    힘내세요 입시 잘 치르시고요

  • 4. 에휴
    '21.6.13 9:57 PM (39.122.xxx.59)

    싱무적 -> 실무적 오타 죄송 ㅎ

  • 5.
    '21.6.13 10:15 PM (219.240.xxx.130)

    죄송한데 아이가 귀엽네요 엄마가 고맙다고 안해서 자기도 안고맙다고 단단히 삐진것이 귀엽게 보여요
    아마 힘들어서 그럴꺼예요
    조금더 힘내라고 하세요 물론 이말에 위로는 안되겠지만
    어머니도 힘내세요 어머님이 잘못하신거 하나 없고 아이가 힘들어서 그러니 너무 섭섭해 하지마요
    좋은결과 화이팅

  • 6. 그동안
    '21.6.13 10:23 PM (58.121.xxx.222)

    괜찮았던 아이면 아이에 대한 서운함,평가는 대입 이후로 미뤄주세요.
    이러는 저도 아이 재수때 버르장머리 없는 말투로 큰 소리 냈지만…,
    하여간 지금부터 대입확정날때까지 아이들이 제 정신 아니에요.
    그 점은 감안하고…도를 넘는 행동이나 신경질은 아이 흥분가라 앉았을때 따끔하게 이야기해서 아이도 조심하게 하고(서로 조심해야 하는 시기에요) 아이 인성평가는 유보하고 서운한 감정은 잊으세요

  • 7. 저하고
    '21.6.13 10:25 PM (182.219.xxx.35)

    같네요. 저도 고3아이 초등때부터 십년 넘게 학원 학교 라이드하고 상전 모시듯 뒷바라지 했는데도 고마워하는게 전혀 안느껴지고 이기적이고 짜증내는 모습보면서 절망스럽네요.
    열심히 하지 않는 아이 지방에서 대치동 다니기 시작했는데
    심경이 복잡합니다. 언제까지 자식한테 을로 살인야할지
    끝이 없는건 아닌지...저도 올해가 마지막이다 조금만 참자 하는 마음으로 버티고 있네요.

  • 8. 에휴
    '21.6.13 10:35 PM (125.128.xxx.85)

    성인되면 너는 손절이다……
    저도 고3 딸한테 속으로 그래요.
    어쩜 저만 알고 이기적이고 맨날 불평불만
    얼굴 못생긴 타령은 하루에도 몇 번을 하는지
    지겨워서 쌍수 해줬는데도 ㅈ랄ㅈ랄

  • 9. 에휴
    '21.6.13 10:46 PM (125.128.xxx.85) - 삭제된댓글

    원글님, 우리 애는 제 생일에 암말도 안하더니
    지가 좋아하는 아이돌그룹 멤버 생일에
    카톡 프사 메세지로 그 멤버 어머니 감사합니다…
    써 놨더군요. 그 어머니가 아이돌 남자애 낳아주신
    어마하게 감사한 분이라는거죠..
    중딩때 그랬고…시선이 느껴져 쳐다보니
    저를 무슨 재수없는 학교친구 보듯 째려보고 있던적이
    있는데 그때 정이 확 떨어지더라고요.
    유기농만 먹이고 비싼 옷만 사주며 키워놨더니
    싸가지가 없는 아이로…ㅠ

  • 10. ..
    '21.6.13 10:51 PM (118.216.xxx.58)

    위에 어느분이 쓰신 것처럼 요즘 애들은 부모님이 해주는 것들을 그닥 고마워하지 않나봐요.
    부모 세대인 우리 어렸을 적엔 생각도 못했던 무상급식과 무상교육이 이루어졌지만 그 수혜자인 아이들은 그게 얼마나 좋은 혜택인지 모를걸요. 그것과 마찬가지로 부모는 힘들게 벌어 의식주 제공뿐 아니라 허리가 휘게 사교육비도 대주지만 그것 역시 당연하게 여기는것 같아요.
    나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낳았으니 키우는건 당연한거라는 생각이 있고 어느 정도 사실이기도 하니까요.
    그러니 내가 지를 위해 이러저런걸 해줬는데 나한테 이럴수 있어?라는 생각이 안들 만큼만 적당히 해주기, 또는 너 공부 마칠때까지만다, 라고 속으로 주문을 걸면서 버티는거죠.

    제가 보기엔 아이가 간호학과를 가겠다고 지망하는것도 부모님 형편 헤아려서 정한것 같고 공부욕심내서 뒷바라지 바라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다만 공부가 힘드니 그 스트레스를 가까운 가족한테 푸는걸거에요.
    고3이고 수시로 원서를 쓰실것 같은데 기말까지 한달도 안 남았네요. 기말고사 끝나서 성적나오면 그걸로 맞춰 원서써서 내면 되니 학원비도 끝났고 애도 공부 스트레스 핑계대며 싸가지부릴 일도 없을거에요.
    저는 큰놈은 대학 기숙사로 쫓아버렸는데 고2가 있어 아직 일년은 더 사리를 쌓아야 하네요.. ㅠ_ㅠ

  • 11. ㅇㅇ
    '21.6.13 11:18 PM (116.121.xxx.18)

    고3 엄마들 다들 그래요. ㅠ
    대학만 가봐라, 가만 안 둔다, 이럼서 속으로 이를 간다네요.

  • 12. 11
    '21.6.14 9:17 AM (27.1.xxx.22)

    마음을 좀 헤아려보세요. 딸이 서운했던건 결국 내가 엄마를 생각해서 케잌을 사왔는데 전혀 좋아하지도 않고 고맙다고 표현도 안했다. 이거인 것 같아요. 그 삐진 마음으로 툴툴거리는 것 같네요... 불만있으면 말해보라는데 저 이야기를 할 정도면 ... 전 귀엽게 느껴져요. ㅎㅎ 그리고 딸이 엄마를 되게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어한다는 생각도 들어요. 성적, 대학 이런게 아니라 우리딸 오꾸오꾸 이렇게 해주길 바라는 것 같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214078 베개가 둥둥떠서 빨기 어려워요 6 세탁 2021/06/14 1,658
1214077 40대 중후반인데 할머니 되는 경우 흔하진 않죠? 24 ㅇㅇ 2021/06/14 5,163
1214076 문재인 대통령 - 오스트리아 총리 서명식 및 공동기자회견 중입니.. 16 LIVE 2021/06/14 1,287
1214075 남편분들 출근 시 허리밴드 바지 입나요. 4 .. 2021/06/14 767
1214074 정화조 청소안해서 과태료 나오신 분 있으신가요? 3 궁금하다 2021/06/14 1,305
1214073 iptv 거실에서 방으로 이동설치? 4 ㅁㅁㅁㅁ 2021/06/14 2,583
1214072 與 김성주 ''꼰대인 나도 따릉이 탔지만, 관심 커녕 제지 당해.. 7 ㅇㅇㅇ 2021/06/14 1,575
1214071 엠비씨도 국빈 초대 된 대통령기사는 나오지도않고 5 ㅇㅇ 2021/06/14 775
1214070 백신 모자르는거 맞는거 같은데요..? 53 ... 2021/06/14 4,644
1214069 경동시장 3 ** 2021/06/14 1,143
1214068 오스트리아 대통령 한국은 코로나 물리치는 세계 챔피언 10 ... 2021/06/14 1,414
1214067 따릉이 타기 vs 외교성과 18 중한디? 2021/06/14 1,096
1214066 산부인과 검진해야 되는대요 생리전후 2021/06/14 742
1214065 사고 후 직접 갖다 맡기는 게 낫나요 2 냥냥 2021/06/14 787
1214064 체르니 꼭 쳐야합니까 ㄱㄹㅇ 8 피아노 2021/06/14 2,614
1214063 국민의힘당 개인정보제공 동의서 안낸거 4 부동산 전수.. 2021/06/14 718
1214062 마인드라마 개연성 공감이 안되네요 오히려 펜하가 더 공감되는 12 ㅇㅇㅇ 2021/06/14 2,665
1214061 부동산전수조사 거부를 비판하는 보수층은 한명도 없네요 8 ... 2021/06/14 758
1214060 90년대 드라마 '작별'을 보다가... 5 싱글이 2021/06/14 1,739
1214059 국군대구병원서 장병 6명에 '화이자 백신' 대신 '식염수' 접종.. 12 ㅇㅇㅇ 2021/06/14 2,683
1214058 서울 송파 근처에 철학관 잘 아시는 분..? 12 ㅇㅇ 2021/06/14 2,720
1214057 스스로 길을 만든다는게 2 ㅇㅇ 2021/06/14 956
1214056 G7에서 백신관련 한국의 역할에 대해 자세히 정리한 기사 1 2021 G.. 2021/06/14 533
1214055 이명으로 힘들어하시는 부모님 ᆢ방법없을까요 6 소리 2021/06/14 1,705
1214054 요리초본데요! 닭도리탕 국물이 너무 많은것 같아요!!!+! 13 요리초보 2021/06/14 1,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