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불쌍하고 안된 우리 시어머니

하늘 조회수 : 5,922
작성일 : 2021-06-13 20:40:21
어제 우리 시어머니 생신이라 남편이랑 시댁에 갔어요
갔다가 어머니께서 본인 가족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얼굴 한번 못뵌 시외할아버님, 시어머님의 아버님이
참 몹쓸 분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시어머니는 오남매 중 둘째인데
본인의 어머님(저한테는 시외할머님이죠) 셋째까지 낳고
시외할아버님과 이혼하셨다죠 그 옛날에...
글쎄 시외할아버님이 다른 여자랑 바람이 나서.
이때문에 우리 시어머니는 어릴 때부터 계모랑 늘 드잡이하고 싸웠다나요. 계모가 본처 소생 자식들을 너무너무 미워했대요.

그러다 이 계모와 시외할아버님도 이혼을 하고
그 다음에 또 재혼을 하시고...그러다 그분 돌아가시고 나니
다시 이 계모와 재결합ㅎ
시어머니 말씀으로 일생에 마누라는 셋 혼인은 네번 하신 분이라고.
이 못된 계모는 몇년 전에 돌아가셨는데,
초상집에 자식들이 아무도 안 왔더랍니다.
이 외할아버님은 아내 둘을 앞세우고도 아직 살아계시는데 자식들이 아무도 왕래를 안한다니봐요. 시어머니 말씀으로는 자식들에게 아주 비밀이 많고 얻어내는 것만 중시하는 분이라고.
그리고 본처였던 시외할머님은 일본으로 재가해서 가셨는데 재가하신 이후로 자식들에 대한 연락을 딱 끊어버리셔서... 우리 시어머니는 평생을 부모의 사랑이라고는 못 받으며 사셨네요.

저도 시어머니때문에 속상하고 열불터질 일이 많았거든요.
근데 남편은 저보다 더 시어머니때문에 마음고생을 많이 했어요.
그러다 어제 이야기 듣고 나니 맘이 참...복잡하네요.
우리 어머니는 부모로서 자식 가슴에 못박는 짓을 많이 하셨지만
딸이자 아내로서는 너무 상처를 많이 받으셨던지라...

남편은 자기 어머니가 딱한 건 맞지만
그래도 다큰 아들들 키운 성인이라면 본인이 부족한 점은 떨치고 성장해야 하는데 그걸 못하셨다고 잘라 말하네요.
그 말도 맞기는 한데 그래도 참...같은 인간으로서 짠해요.
그동안 왜 이렇게 어른답지 못할 때가 있었는지 알것도 같고... 롤모델이 없었으니... 참고로 시할머님은 좋은 분이셨는데 시집온지 얼마 안돼서 돌아가시는 바람에 ㅠㅠ 에휴.
IP : 122.153.xxx.53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안된 건
    '21.6.13 8:46 PM (223.38.xxx.55) - 삭제된댓글

    안된거고
    그 구구한 팔자의 여파가
    나에게까지 영향 미칠 때
    마냥 이해가지만은 않아요
    그 윗대 그 사람들도 그런 인생 살았던
    핑계댈 일이 구구절절 없겠어요
    그 고리를 끊을 의지 역량이 없었던 건
    시모 본인 소관 맞죠
    님 남편 말처럼

  • 2. ....
    '21.6.13 8:52 PM (59.28.xxx.149)

    저도 시어머니때문에 속상하고 열불터질 일이 많았거든요.
    근데 남편은 저보다 더 시어머니때문에 마음고생을 많이 했어요.

    이 부분은 이 부분대로 이해도 되지만

    그래도 다큰 아들들 키운 성인이라면 본인이 부족한 점은 떨치고 성장해야 하는데 그걸 못하셨다고 잘라 말하네요.

    이 부분은 남편이 너무 교과서적인 말만 하는 것 같네요.
    성장이라....
    그게 그리 쉬운 일인가 싶네요.
    남편 분은 성인으로서 어른으로서 얼마나 성장되었길래??
    성장...남한테 말하기는 쉬워도 자기는 이루기 어려운 단어 아닌가 싶네요.

  • 3. ...님
    '21.6.13 8:54 PM (122.153.xxx.53)

    제가 이번 글에는 시어머니 안타까운 마음이 더 강해 안썼지만
    남편이 정말로 시어머니때문에 깊은 상처를 많이 받은 일이 꽤 있었어요 ㅠㅠ
    제가 사실 이렇게 글쓸 수 있는 것도 남편이 중간에 나서서 제 바람막이하느라 제가 받을 상처까지 본인이 다 받느라고...이전에 사실 82에도 시어머니 글 쓴적 있는데 다른 82님들께서 다들 어머니 비판을 많이 하실 정도였답니다
    그래서 저는 남편이 말할 때에도 그냥 그러려니 했어요...그 심정이 오죽하랴 싶어서.

  • 4. ...
    '21.6.13 8:59 PM (211.58.xxx.5)

    남편분이 대단하시네요..
    제 시댁은 5남매가 모두 시어머니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해서(아 시아버지도 포함) 친척들과도 사이가 안좋고 사회성도 떨어지고..그래요..
    그래도 본인들 우애는 엄청 좋아서 각자의 배우자는 버릴지언정 지들끼리는 돈독해요..
    시어머니는 평생을 본인이 피해자이고 늘 당하고..그러신다네요
    절대 아닌데...쩝
    원글님 시어머니 인생이 참 안쓰럽지만..그걸로 인해 자식들이 고통 받았다 하니..저도 참 생각이 많아지네요..
    그래도 그 시어머니 며느리복은 있으시네요..

  • 5.
    '21.6.13 9:19 PM (218.153.xxx.134)

    시어머니 인생도 안됐긴 한데
    남편분이 자식으로서 그 시어머니로 인한 피해를 제일 크게 입지 않았겠어요? 원글님은 며느리니까 한다리 건너기도 하고 남편분이 막아주느라 힘들었다면서요.
    그렇게 한다리 건너 피해 덜 입은 사람이 직접적으로 피해 입은 사람에게 그래도 가해자가 너무 안됐다 가해자 인생도 힘들었다 이러는 거 남편에게 또 상처일 수 있어요.
    남편분은 자라면서 저항할 수 없는 약자 입장에서 이십년 넘게 고스란히 피해를 입었을거에요. 하지만 시어머니와는 다른 성정의 성인이 되었고 그래서 자신의 어머니가 성장하지 못한 것에 대해 더 비판적이 되었겠죠. 물론 옛날에 같은 어려움에 있어도 여성으로서 남자들보다 더 벗어나기 힘들었을거란 정상 참작을 하더라도요.
    착한 며느리 한다고 섣불리 시어머니 편 들려 하지 말고 그냥 두세요. 또 시어머니에게 뒤통수 맞을 일 있을테니 대비하시구요.

  • 6. 음님
    '21.6.13 9:27 PM (122.153.xxx.53)

    앞서나가는 조언 감사드려요.
    그래도 제딴에는 남편 앞에서 어머니 싫은소리하면 마음 상할까 조심하고 있었는데, 그런 방향으로도 조심스럽게 살펴야겠네요.
    아직 이 문제로 남편과 부딪힌 적이 없으니, 앞으로도 문제될 일 없도록 해야겠죠.

  • 7.
    '21.6.13 11:15 PM (218.153.xxx.134)

    한편으로 남편분은 아내가 어머니의 인생사를 듣고 마음을 열었다가 또 상처받을까 걱정도 되실 거에요.
    남편분도 자라면서 어머니 원망도 하고 용서도 해보려 하고 이해도 해보려 했을 거에요. 그러나 어머니가 바뀌려는 노력 없이는 그런 관계 개선은 어려웠을테고...자신은 자식이니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고 살지라도 아내가 그런 일을 당하면 더 힘들어지겠죠.
    마음속에는 연민을 가지시더라도 섣불리 관계를 가깝게하려고 하지는 마세요. 그런 분들의 특징 중 하나가 자기가 세상에서 제일 안됐고 불쌍한 사람이라 생각하고, 인간 관계에서 조금만 좋아졌다싶으면 선을 확 넘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 8. ....
    '21.6.14 1:16 AM (112.214.xxx.223)

    짠하면 원글이 잘해드리고 뒷감당도 혼자 다 하세요

    남편이 중간에서 막아줘서
    직접 피해없으니 짠하기도 한가봐요

    자기 설움에 남 괴롭히는 사람
    흔히 보는 범죄자들이죠

    유영철 신창원 이런 사람들
    어린시절 사랑이나 보살핌 못받고 컷대요

  • 9.
    '21.6.14 7:36 PM (125.184.xxx.101)

    제 시어머니도 계모 밑에 자랐고 시집살이도 심하게 했는데...
    결론은 저는 시어머니 안 봐요. 세상 자기가 제일 불쌍한 여자고 며느리는 당했던 자기 모습 그대로 해코지 하려 들더라구요
    못된 것만 보고 자라서 인지 그걸 아무렇지 않게 하더라구요
    그 딸(시누)들도 지 엄마만 세상 불쌍하고 며느리는 종년으로 아는...... 처음엔 불쌍하다 생각이 잠깐 들었지만 그들 하는 짓보고 만정이 떨어졌어요

    남편 비롯 본인 자식들 가스라이팅 하고 살았더라구요

    미안하지만 그런 자식들 결혼이나 시키지 말지....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213949 어쩌다 한번씩 어지러워요 3 여름좋아 2021/06/14 1,409
1213948 혼자 사는 법 14 혼자 2021/06/14 3,615
1213947 문신 보이는데다가는 절대 하지마세요... 73 ??? 2021/06/14 28,072
1213946 보육원봉사는 ㅇㅇ 2021/06/14 353
1213945 안정액 어떤가요? 갱년기 2021/06/14 505
1213944 조지루시 보온병이요 2 ... 2021/06/14 1,175
1213943 자율전공이 무엇일까요? 1 자율전공 2021/06/14 828
1213942 맛이 시원한 김치의 비결은 뭘까요? 12 unicor.. 2021/06/14 3,425
1213941 공주의 남자 6 .. 2021/06/14 1,477
1213940 남편이 저랑 결혼한 이유가 14 .. 2021/06/14 8,985
1213939 보온병이요 2리터 하나를 사는 것이 나을까요? 1리터 2개를 사.. 6 ........ 2021/06/14 969
1213938 가계부채 급증에.. 이르면 8월, 늦어도 11월 금리 올린다 [.. 10 ... 2021/06/14 2,223
1213937 남편이랑 골프 치시는 분들 계신가요 8 dd 2021/06/14 2,596
1213936 일본으로 고등학교 진학 여쭤요 24 엄마마음 2021/06/14 2,234
1213935 네이버로 예약해서 잔여 백신 성공+미세팁 4 접종완료 2021/06/14 2,154
1213934 토달볶음 의외로 맛있네요 15 dd 2021/06/14 2,684
1213933 세탁기에 삶는기능으로 수건 삶는데요.. 18 3999 2021/06/14 6,353
1213932 日스가, 문대통령 대면 후 "징용·위안부 해결책 제시해.. 5 우웩 2021/06/14 1,108
1213931 해외 체류로 군대 안 간 40대 집유 판결에 "땡큐&q.. 1 ㅇㅇㅇ 2021/06/14 768
1213930 배 사과 양파 갈은거 냉동해도 되나요 4 냉동 2021/06/14 833
1213929 ㅌㄹㄹㅅ커피양 넘작네요 7 ㅇㅇ 2021/06/14 2,105
1213928 60원 이상 .... 오늘 줍줍좀 되는 날 30 ㅇㅇ 2021/06/14 5,062
1213927 회사 가는게 싫어서 정신과 약 먹는 남편 57 .. 2021/06/14 10,159
1213926 욕실 줄눈 실리콘이 떼졌는데 어떻게 떼우나요? 1 줄눈 2021/06/14 1,504
1213925 넥플릭스에 다운튼애비 전 시즌 있나요? 5 2021/06/14 1,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