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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에서 길냥이 소식 들은 얘기

--- 조회수 : 1,879
작성일 : 2021-06-07 18:43:16
지난 겨울부터 보이지 않던 길냥이 소식을 당근에서 들었어요.
 
아파트 입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자주 눈에 띄던 치즈냥인데
사람을 잘 따르고 참 애교가 많았어요. 
만나면 뒹굴면서 배도 보여주고  
등을 곧게 편 채 무릎 사이를 은근하게 도는데 
딱 사람을 홀리는 거 같았어요. 
개랑 참 다르구나 하면서 일부러 산책 나가서 찾아보고 했죠. 

개는 14년 키워봤지만 고양이에 대해 잘 몰라서 
그냥 귀엽다고만 하고 다녔는데 밥은 어디서 먹는 걸까 싶고 
어느날 편의점에서 츄르랑 미니 사료를 사와서 비닐봉지를 뜯는데 
세상에 그 작은 비닐 소리를 듣고 비호같이 달려오는 거에요.  
먹을 거 원하는 거였는데 눈치 없이 귀엽다고만 하고 ㅠㅠ  

암튼 그래서 틈틈이 사료 챙겨주고 물도 주고 했는데 
우리집 말고도 그 고양이 팬들이 많아져서
빙어 구워 나간 날은 이미 누가 먹이 주고 있어 줄서서 주고  
어느 날은 6팀이나 줬다는 소리도 들리고... 
아파트 동마다 급식소를 설치하고 당번을 정하면 어떨까 
이 생각 저 생각 해보기만 했네요. 

그러다 보안팀에서 고양이 먹이 금지 벽보가 붙고 ... 
아파트 밖 쪽으로 먹이 주는 곳도 바뀌고  
그러다 겨울이 와서 마음이 심란한데 
누군가 고마운 분이 까만 고양이집을 나무들 사이에 
설치해주셨더라구요. 

그러고도 주차장 고양이 똥 문제 등으로 또 금지문이 붙고
그러는 동안 그 아이가 어느날부터 안 보였어요. 
고양이 집은 비어 있다가 치워졌고... 
 
다시 눈에 띄겠지 했지만 어쩜 그렇게  
다른 냥이들까지 싹 사라질 수가 있는지... 
고양이가 싫어하는 스프레이라도 둘렀나 했어요. 

근데 당근에 동네소식도 올라 있는 걸 보고 
아파트 이름 고양이로 검색을 해봤더니 그 아이 사진이 나오네요. 
등의 무늬를 보니 그 아이가 맞아요. 

누군가 먼저 걱정하는 글을  당근에 올렸고 그걸 보고 
윗동네에서 그 아이를 본 사람이 사진을 올려주신 거죠. 
살이 좀 쪘고(부은 건지) 잘 다니더래요. 
죽진 않았구나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가엾네요. 
길냥이의 삶이란 참... 

인연이 되면 한 마리쯤은 집으로 데려와야 하나 싶은데
집냥이를 기르게 되면 길냥이들 때문에 오히려 
심정적으로 편할 날이 없어진단 말이 벌써부터 실감되고 그러네요.  




IP : 110.12.xxx.155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다행이에요
    '21.6.7 7:09 PM (116.41.xxx.141)

    다른 생태계에서 살아남은 아가들이네요
    저도 야옹이키우고 알았어요
    예전에 막 길냥이한테 얼마나 못되게했는지 알고는 가슴이 먹먹해져서 ...
    지금도 20키로 큰 사료사서 사람들피해다니면서
    길냥들 마지막 밥이 될지 모르는 사료들 주고다녀요
    님 마지막 글이 맘에 남네요 ~~

  • 2. ..
    '21.6.7 7:12 PM (118.32.xxx.104) - 삭제된댓글

    모를땐 몰랐죠..
    알고나면 온 동물들 불쌍하고 짠하고.. 걱정되고ㅜ

  • 3. 데리고
    '21.6.7 9:22 PM (99.240.xxx.127)

    오실수 있으면 데리고 오시는게 한 생명에게는 세상을 바꾸는 일이죠.
    고양이 키우고부터 맘이야 길냥이들보면서 늘 아프지만
    그런만큼 더 깊은 세상을 사는것 같습니다

  • 4. ::
    '21.6.8 8:17 AM (1.227.xxx.59)

    데려와 키우세요.
    원글님 맘 알아요. 저도 항상 맘 한구석에서 있고 걱정되고 하였는데 아 이맘도 인연이 있으니 이렇게 맘 한켠이 편안하지 않군아 싶더군요.
    지금 데려오지 않으면 계속 후회와 생각나요.ㅠㅠ
    묘연이 그냥있는게 아니더라고요.
    가족이 되시면 또다른 세상에서 살게될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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