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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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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께 토스트기를 사드렸어요

좋은게좋은거 조회수 : 5,641
작성일 : 2021-05-27 03:46:23
저는 해외이고
아버지는 지방에 혼자 사세요
엄마가 결혼 전에 돌아가셔서 홀로 귀촌하셨어요.
제가 한국에 있을 때는
먹을거리를 사들고 거의 매주 갔는데
해외에 있으니 어렵지요
오신채까지 안드시는 채식을 하셔서
반찬도 못보내드리고요.

시골이라 빵집도 없고
작은마트에 가도 그 흔한 마트용 식빵도 안팔아
간식으로 드시라고 인터넷으로
유명제과점 빵을 주문해 드렸더니
좋아하셨어요
그래서 아빠 취향 생각해서
단맛이 나는 식빵 통으로 된 것
시나몬이나 메이플 이런 것 들어있는
식빵을 여러개 보내드렸더니
너무 좋아하시더라고요

한 번에 못드시니 냉장고에 넣어두고 드시는 것 같고
빵이 퍽퍽해서 맛이 없을텐데 하는 생각을 하다가
토스트기를 주문해야지 했어요
아버지가 쓰실지 어쩔지 몰라 사더라도 보통은
간단한 기능의 싼 제품을 고르는데
이번에는 거의 젤 비싸 보이는 걸 샀어요
그냥 고급스럽게 생겨서 토스트 하면 기분 좋을 것 같아서요

아까 아빠한테 전화가 왔는데
이거 진짜 고급이다 고급이다
이거 너 봤니?
사진찍어보내줄까?
하면서 기분 좋아하시더라고요

아, 내가 샀는데
어떻게 생겼는지 나도 알죠 하며
퉁명스럽게 말했는데
기분 좀 좋네요

맛있는 빵 따끈하게 구워서 드실 때마다
기분 좋아졌음 좋겠어요

IP : 109.37.xxx.130
2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솜사탕
    '21.5.27 3:58 AM (109.249.xxx.79)

    원글님 넘 잘 하셨어요! 덩달아 저도 마음이 훈훈해지네요.

  • 2. ...
    '21.5.27 3:59 AM (121.128.xxx.142) - 삭제된댓글

    찡하네요. 저도 아빠 생각이 나서요.

    좋은 선물, 잘 하셨네요.
    아버지께서 갓구운 따끈하고 바삭바삭한 빵을 드시면서
    참 뿌듯하실거에요.

  • 3. ...
    '21.5.27 4:46 AM (213.122.xxx.33) - 삭제된댓글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 김사드려요. 그리고 아버지께 빵은 냉장실 말고 꼭 냉동실에 보관하시라고 말씀드리세요. 빵이 주식인 나라에 살고 있는데, 이나라 친구 말이 빵은 냉장실에 넣어두면 늙어버려서(old) 맛이 없어진다고 하대요. 떡도 냉장고 보다는 냉동실에 보관하는게 좋듯이 빵도 그런 것 같아요.

  • 4. ...
    '21.5.27 4:46 AM (213.122.xxx.33)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 감사드려요. 그리고 아버지께 빵은 냉장실 말고 꼭 냉동실에 보관하시라고 말씀드리세요. 빵이 주식인 나라에 살고 있는데, 이나라 친구 말이 빵은 냉장실에 넣어두면 늙어버려서(old) 맛이 없어진다고 하대요. 떡도 냉장고 보다는 냉동실에 보관하는게 좋듯이 빵도 그런 것 같아요.

  • 5. 이쁘네요
    '21.5.27 4:58 AM (188.149.xxx.254)

    수필같은 글이에요...눈물 글썽....
    빵의 보관은 냉장고 아니고 냉동실 이에염.
    뚜껑식 김치냉장고 안에서도 한 달은 괜찮네요.

    김냉과 냉장고의 차이가 뭘까염.
    왜 보관의 차이가 나지...?

  • 6. 이쁘네요
    '21.5.27 5:00 AM (188.149.xxx.254) - 삭제된댓글

    외쿡 살아염.
    82에서 검색해보니 외쿡 나가는 한국아줌마의 필수템이 커~다란 김냉이라고 다들 손꼽아서 왜 사는지도 모르면서 있던 김냉 버리고 새거사서 나왔어염..
    님도 김냉 가지고 나왔나여?
    김치가 정말 익지도않고 몇 달을 둬도 멀쩡해염....스탠드 김냉은 안에서 후숙이 막 되어서 묵은지가 되어버리던데..ㅎㅎㅎㅎㅎㅎ

  • 7. 이쁘네요
    '21.5.27 5:02 AM (188.149.xxx.254)

    이 82 아짐의 향기가 진하게 우려지는 이런 글이 대체 얼마만인지...
    눈물 글썽...

  • 8. 감사
    '21.5.27 5:19 AM (58.226.xxx.66)

    한강글 도배만 보다가
    이 글 읽으니 힐링되네요

  • 9. ...
    '21.5.27 6:29 AM (121.132.xxx.187) - 삭제된댓글

    빵 드실때마다 행복해하시는 아버님이 그여지네요. 효도가 별건가요?

  • 10. ..........
    '21.5.27 6:30 AM (121.132.xxx.187)

    빵 드실때마다 행복해하시는 아버님이 그려지네요. 효도가 별건가요?

  • 11. 아이고~
    '21.5.27 6:58 AM (180.68.xxx.158)

    원글님 이뻐요.이뻐^^

  • 12. ...
    '21.5.27 6:59 AM (220.75.xxx.108)

    딸이 아빠 생각해서 좋은 걸 이거저거 보내드리면 좋은 티를 이렇게 팍팍 내주시는 아빠라니 너무 보람차지 않아요? ㅋㅋ 진짜 세상에 있는 좋은 건 다 보내드리고 싶을 듯^^

  • 13. ..
    '21.5.27 7:12 AM (211.58.xxx.5)

    빵 두 세개씩 소분해서 냉동실에 넣어놓고 드시라고 하세요~
    원글님 얼마나 맘이 쓰이실지...
    맛있는 딸기잼도 같이 보내보셔요 ㅎㅎ
    의외로 아부지들이 달달한 간식
    좋아하더라구요

  • 14. ...
    '21.5.27 8:38 AM (183.97.xxx.99)

    혹시 물 조금 넣고 굽는 토스터인가요??
    혹시 그런 거면 매뉴얼 잘 알려드리세요

    두분 행복하시길

  • 15. ..
    '21.5.27 8:40 AM (116.88.xxx.163)

    82 20년째 하는 이유가 이런 글 때문인 듯요.
    진짜 가슴이 몽글몽글해지는 글이네요

  • 16. ...
    '21.5.27 8:43 AM (218.152.xxx.154)

    발*다 인가요?
    저도 사고 싶어서요.
    좋은 글 감사드려요.
    한강 속에 빠진 82가 이런 따스한 글로
    얼른 구조되길..

  • 17. ㅎㅎㅎㅎ
    '21.5.27 8:47 AM (124.49.xxx.138)

    울아빠도 저랑 사는데 매일 아침 밥은 번거롭다고 빵드시는데
    제가 이 빵이 좋아요?이거 맛있나? 아침 빵에 대해서 이래저래 얘기하면
    에휴 그냥 끼니 떼우려 먹는거지~그러셔요~
    매일 먹는거 뭐가 좋고 뭐랑 같이 먹음 좋고 그런 얘기도 하며누좋겠다 싶으면서도 마침 준비 안 돼있을때 별로 안까다롭게 드시는거보면 ㄴ그게 나은가 싶기도 하고 그래요~

  • 18.
    '21.5.27 8:52 AM (114.204.xxx.68)

    훈훈하네요
    아버님도 맘에 없는 말씀하시지않고
    고급지다고 막 좋아해주시며 표현해주시니 더 좋으셨겠어요^^

  • 19. 발뮤다는일본제품
    '21.5.27 9:03 AM (221.140.xxx.183)

    발뮤다 좋아하시는분들 계신데
    일본제품입니다.모르시는분들 상당한거 같아
    한번 알려드려요.

  • 20. 좀 다른 이야기
    '21.5.27 9:15 AM (63.249.xxx.199) - 삭제된댓글

    미국이에요. 음 일단 너무 따뜻한 이야기에 로긴했어요 .

    제이야기......사실 저도 한 10 년 전에 줌인줌아웃 에 사진도 올리고 했었어요. 토리버치 부츠샷 기억하시는 분 있으실려나?
    부모님 다 작고 하시고 형제들이 3 인데요 일 년에 한 번 꼴로 꼭 물건들 가방들 신발들 과자나 영양제 들 붙였어요
    그런데 저는 진짜 단 한번도 받은 적이 없어요 아무것도 ,, 우리 애들이 크면서 저보고 엄마는 항상 뭐 보내는데 왜우리한테는 아무것도 안 보내줘? 이러는데 그 말이 뼈가 되네요. 몇년전 그 얘길 애들이 했는데 아직도 맘에 남아 있는 걸 보면

    심지어 작년 미국에 사재기 대란 났을 때,, 다른 건 괜찮아요 없다고 해도 다 구하고 진짜 없어서 동동 구른 적은 없어요
    심리적으로 재 놓지 못해서 그랬지요. 그런데,, 진짜 마스크는 눈물이 나더라구요
    워낙 마스크 문화가 아니니깐,, 나이 70 넘은 미국 노인들 말이 마스크 평생 처음 써 본다고 하네요

    마스크 ,천마스크도 자체가 없는 나라고 그 와중에 3 M 같은 마스크는 공사장 또는 그에 준하는 일 하는 사람만이 끼는 건데
    그것마저 동나고 ,,
    마스크 없어서 동생들에게 SOS 물어 봤는데 결국은 하나도 받은 게 없어요 . 물론 보내주 마음은 있었겠지요..
    오히려 어느 한 동생은 마스크 재논 사진 보내면서 미세먼지 때문에 늘 마스크가 있어서 다행이라고 ,,,
    동생들이다 진짜 이런 말 그렇지만 이가 갈려요 .오히려 별로 친근하지 않던 시누가 8kf94 8 장 가족관계 증명서 해서 보내고 물량 상관없던. 너무 마스크 100장 받았습니다. 제가 후불로 돈 보내줬고요.

    더이상 착한 누나 컴플렉스 벗어 납니다. 올해말이나 내년 쯤 한국 방문 예정인데,,알리지 않고 에어비앤비나 호텔 있다 오려고 생각 중입니다

  • 21. 사랑
    '21.5.27 9:16 AM (116.125.xxx.24)

    이글 보고 눈물이 납니다
    한달전에 아빠가 돌아가셨어요
    빵 한번씩 사다 드리면 그리 맛있게 드셨었는데ㅜㅜㅜㅜ
    좋은 글에 이런 답글 달아 죄송해요

  • 22. 인생은
    '21.5.27 9:51 AM (210.123.xxx.252)

    원글님, 아버님 두 분 다 이뻐요.
    저희 부모님도 뭐 보내드리면 저렇게 좋아하는 표를 퍽퍽 주셔서 너무 좋아요.
    뭐 좋은 거 발견하면 막 보내드려요.
    시댁도 똑같이 하는데 아버님이 호불호를 넘 심하게 표현하셔서 어렵네요.
    지난 번 주꾸미 보내드렸다가 좋아하시길래 한 번 더 보냈더니 많이 드셔서 변비생겼다고 죽을 죄 진거처럼 혼났어요.
    그 후로 조심스럽네요.
    혹시 떡은 안 좋아하세요?
    전 친정에 어제 남@중@떡집 쑥떡보내드렸는데 엄청 좋아하셨어요.

  • 23. 쓸개코
    '21.5.27 11:52 AM (110.70.xxx.5)

    참 좋은 아버지.. 좋은 따님 이시네요.
    속정이 느껴집니다.
    돌아가신 울아빠 생각나요.
    제가 만든 빵 무척 좋아하셨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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