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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가 무서운 이유

사노라면 조회수 : 5,586
작성일 : 2021-05-25 21:54:00
친정엄마... 평생 이기적이고 남들이 당신을 얼마나 좋아하는 지 관심받는 것에 몰두하셨어요. 종교생활하며 만나는 교인들이 우선이라 딸인 제 학교생활도 결혼생활도 손주 커가는 것도 관심 없었구요. 늘 당신이 좋은 것 편한 것 위주로 생활하느라 살림도 신경쓰지 않고 물건 쟁이기만 좋아했지요.

시기 질투심도 강해 심지어 아빠가 제게 잘해주는 것도 샘내는 분이셨어요. 아파트 관리비 공과금이 얼만지도 모르고, 그저 교인들과의 문제들이나 아빠가 당신에게 잘못한 일들을 쏟아내는 감정의 쓰레기통 신세였어요.

고집센 성격에 남들 이야긴 전혀 듣지 않고, 오로지 아빠 말씀만 듣던 분입니다. 저와도 거의 대화 없이 아빠와 주로 이야기하던 사이인데요.

아빠 돌아가시고 이 강한 성격이 더 고집세고 본인 말만 하는 쪽으로 강화되고 있습니다. 오히려 주보호자인 저를 믿지 못하고 과거의 기억들은 왜곡되서 전혀 대화가 되지 않아요.

치매 판정은 3년전에 받았지만, 어떤 약도 거부하십니다. 그리고 누구와도 같이 살거나 케어받지 않겠다고 하셔요. 시설등급을 받았지만 요양원에 가는 건 죽으러 가는 것이고 돈만 있음 혼자 산다고 교회다니면 된다고 한사코 거부하세요. 아직 큰 병도 없고 화장실문제도 없습니다. 집에는 쟁인 일회용기들과 비닐등으로 빈 공간이 없지만, 음식물쓰레기나 일회요품 허락없이 버리면 막말과 고성이 쏟아집니다. 딸보다 비닐봉다리가 중요하다니 웃음만 나옵니다. 물론 이 안타까운 상황은 치매로 인한 것이겠지만, 이삼십년 전에도 못버리고 끌어안고 안버리는 성격이신 것도 분명합니다.



그러니 어서 편찮으셔서 도움받으시길 바라는 제 마음은 지옥입니다. 원래도 가족도 누구에게도 본인이 원하는 것 말고는 관심없던 성격이 치매로 강화되고 왜곡되어 더 견디기 어려워졌는데, 엄마 딸이라는 이유로 생활비를 대야하고 돌봐야 하는 것에 자꾸 분노가 치밉니다.

사랑받지 못하고 인정받지 못한 엄마에게 그래도 하나라도 더 해주고 싶은 제자신이 어릴적 받지 못한 사랑을 아직 갈구하는 모습이라 서글프고, 변함없이 본인이 누리고 싶은 건 다 해야하는 이기심에 화가 납니다. 그러나 안 볼 수도 없는 노환의 엄마를 책임과 의무감을 어서 끝내고 싶다가도 죄책감에 무거운 마음입니다. 정말 돌아가시면 홀가분하겠지요. 익명이라 툭 내려놓고 갑니다.


IP : 112.165.xxx.136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바람소리
    '21.5.25 10:03 PM (59.7.xxx.138)

    이렇게 툭.. 잘 하셨어요
    저도 익명의 힘으로 위로 드립니다

  • 2. ㅡㅡ
    '21.5.25 10:04 PM (39.113.xxx.74)

    토닥토닥 ...
    원글님 심정 백번 이해가 갑니다.
    애증의 상반된 감정이 더 힘드니까요.
    그냥 지금 글 쓰신 것처럼 툭 내려놓으세요.
    잘해드리려 하지 마시고 마음 가는대로
    하세요. 그래도 어머니께 최선을 다하실
    거라는거 압니다.
    마음을 편히 가지셔야 가닥이 잡힐 것 같아요.

  • 3. ....
    '21.5.25 10:19 PM (119.149.xxx.248) - 삭제된댓글

    엄마 연세가 어떻게 되세요? 80넘으셨나요?

  • 4. ..
    '21.5.25 10:20 PM (121.130.xxx.111) - 삭제된댓글

    답답할때 여기에 또 쓰시고 툭 내려놓으세요. 생각보다 겪어본 사람만 알 끝 안보이는 고통

  • 5. ..
    '21.5.25 10:23 PM (220.70.xxx.44) - 삭제된댓글

    저도 비슷한 상황이네요..전 반대로 아버지에요..치매는 아니고 알콜 문제..ㅠㅠ

    유일한 보호자라 힘드네요, 어릴때부터 시달려서 이젠 그냥 보호자 포기하고 싶어요...
    어쩔땐 그냥 고아였음 싶을때가 있어요..

  • 6. 음..
    '21.5.25 10:48 PM (125.189.xxx.41)

    저랑 현재 처지가 비슷해요..
    절 평생 잘 돌보지도 못한 고집불통 독단적인 엄마가
    치매에 암 까지 걸리셔서
    입원 보름만에 퇴원하고 일주일
    우리집에 계시다 혼자사실거라고 고향집 가셨어요.
    요양병원 절대 안가신다시고요.
    등급 받아늫고 현재 유료 요양보호사?가
    오셔요...정말 애증관계이고 미운데도
    넘 안되셔서 맘이 온통 엄마한테서 못벗어나네요..
    그리 혼자 잘나셔놓고는
    말년에 이게뭐야 ㅠ
    휴...같이 힘내보아요..

  • 7. 원글
    '21.5.26 6:27 AM (112.165.xxx.136)

    모두 고맙습니다. 마음 위로해주셔서 힘이 되네요. 자세한 개인사라 원글 일부만 남깁니다.

  • 8. 토닥토닥
    '21.5.26 6:29 AM (124.54.xxx.73) - 삭제된댓글

    그마음 알아요

    혹시라도 교회분들에게 부탁해보세요
    절친이나 목사님에게 약드셔야한다
    하나님이 환경위해일회용품 모으지말라했다

    이런식으로 말하면 들을수도

    힘내세요
    위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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