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출근길 20년동안 봄을 나눠준 목련이 재건축으로 사라지려해요

강산이 변함 조회수 : 1,635
작성일 : 2021-05-10 08:22:31
어느 날 느닷없이 목련이 활짝 폈더라구요
그 날부터 지하철에서 나와 그 건물 지나칠 때 까지 3분여 동안
목련 꽃 보면서 기쁘게 지냈죠.

정남향으로 햇빛을 완전히 받을 수 있는 장소라
제가 아는 한에서 서울 강북에서 가장 먼저 목련이 피는 나무이고
나무 관리도 잘 되어 있어서 꽃이 풍성하고
목련 자체를 온전히 볼 수 있는 곳이었어요.

겨울이 지나려고 할 때
계속 목련 언제 피나 그 나무 보면서 걷고
한 잎, 두 잎 꽃잎이 피면 보면서 반가워하고
만개하면 너무 환희를 느끼면서 지냈는데,,
아마도 저랑 가장 많은 시간을 교감한 자연이 아닐까 싶어요.
꽃잎 다 지고 잎만 남으면 그때부터 모른척이었지만요.

슬픈 건 
저 청사가 다 지어진다해도 그 목련은 다시 못 오겠죠
그 청사가 다 지어질쯤 저도 퇴직해야 해요.
남은 것 없어보이고, 퇴직 후 뭘 맞이해야 할 지 모르지만
봄 오려할때부터 꽃 만개할때까지 교감했던 그 설레임들이
제 직장 생활에 곱게 스며들어 있기를요...  


IP : 203.251.xxx.221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좋은글
    '21.5.10 8:26 AM (211.110.xxx.118)

    감사해요
    꽃이 추억이 되는 그런게 있죠
    앞으로도 목련만 보면 늘 직장생활이 떠오르시겠어요
    퇴직하시고도 건강하게 멋진생활 되도록 설계해보세요

  • 2. 굿
    '21.5.10 8:37 AM (175.192.xxx.113)

    아침저녁으로 골목길 지나면서 계절이 오면 그나무부터 쳐다보게 되죠..
    목련꽃잎이 나오기 시작하면,
    벗꽃이 눈처럼 내릴때
    아카시아꽃 향기가 바람에 날리고
    담장 장미넝쿨을 보며
    감나무가 하나둘씩 존재감을 드러낼때..
    찬바람이 불며 낙엽이 골목길을 적셨을때..
    계절감각을 느끼며 감사하고 행복해졌던 그 느낌..
    골목길이 하나둘 사라지면서 계절감각과 함께 추억도 사라지는 아쉬움...
    그 골목엔 큰 커피숍,식당이 들어서고..

  • 3. 이맘때면
    '21.5.10 8:48 AM (122.42.xxx.14)

    돌담넘어오는 진한 귤꽃향기에 어지러움을 느꼈던 날이 있었습니다.
    님 글 덕분에 소박한 귤꽃에서 나던 진하고 달콤한 향이 생각나네요.
    감사합니다.

  • 4.
    '21.5.10 9:04 AM (149.167.xxx.171)

    마음이 빛으로 환해지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214489 시모새벽전화 114 글래 2021/06/10 21,998
1214488 퉁퉁 50중반 헬스복 5 운동 2021/06/10 1,745
1214487 남편이 배가 기분나쁘게 쓰리듯이 아픈데요... 6 왜그런지 2021/06/10 1,752
1214486 가세연같은 쓰레기 유튜브는 왜 보는 걸까요? 16 도대체 2021/06/10 2,524
1214485 간동거 장기용 11 ㅇㅇ 2021/06/10 4,517
1214484 잔인하지 않고 기발한 내용이다하는 영화 추천 좀 해주세요. 27 ... 2021/06/10 3,542
1214483 주식 물리면 물린데로 좋은거 같아요. 6 ㅁㅈㅁ 2021/06/10 3,913
1214482 좀전에 남편이 술에취해 전화가와서는 7 ㅇㅇ 2021/06/10 4,648
1214481 정알못)왜 국힘당은 감사원에 조사받겠다고 한건가요? 9 지맘 2021/06/10 1,006
1214480 연봉 1억2천이면 11 ..... 2021/06/10 5,393
1214479 70대 시어머니 카카오뱅크를 어떻게 설명해드려야될지.. 8 궁금하다 2021/06/10 2,942
1214478 옛날 연애편지와 사진을 봤어요 2 .. 2021/06/10 2,016
1214477 최지우 남편 폭로까지. 가세연 왜 폭파 안되나요? 17 최지우 2021/06/10 20,127
1214476 4살아이가 똑같은말을 수십번 반복할때.. 10 ㅇㅇ 2021/06/10 4,931
1214475 꽃 모종을 판으로 판매하는 곳은 어디일까요? 4 꽃모종 2021/06/10 890
1214474 조선업계, 5월 세계 선박 수주 1위 탈환..전체 수주의 59%.. 3 ㅇㅇ 2021/06/10 1,222
1214473 삼풍백화점 붕괴때 절도 400건 입건됐었대요 11 악마 2021/06/10 6,296
1214472 주식이나 하자 하고 샀는데 21 프로ㅋ 10 Jj 2021/06/10 5,624
1214471 비빔밥 얘기가 나와서 (다이어트) 7 ㅇㅇㅇ 2021/06/10 2,644
1214470 서울시교육감 조희연 내로남불 3 ... 2021/06/10 668
1214469 욕실 건조기? 1 욕실 2021/06/10 1,091
1214468 봉사활동때 마음에 자주 밟히는 그아이 11 2021/06/10 3,225
1214467 지인 시어머니가 며느리 불만을 잠재우는 방법이 7 ㅇㅇ 2021/06/10 7,358
1214466 이목희의원 “ 송대표 취임 이후 하루하루가 불안의 연속” 3 일침갑 2021/06/10 1,268
1214465 중고생 가족상.코로나등으로 기말고사 못보면 점수가 어찌되나요? 2 준비 2021/06/10 1,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