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다 내려놓으니 내 마음이 잔잔한 강이 되네요...
그냥 친구같고 고향같은 82에 무슨말이라도
하고 싶어서 다시 일어났어요...
참 열심히 살았어요
힘들게 낳은 아이 독박육아로 열심히 키우며
진짜 열심히 살았어요
사업병 크게 들어서 늘 위태위태했던 남편은 잘되기도 여러번,
사기도 여러번...너무나 고집불통에 나잘나 젤잘나 왕잘나 스타일인지라
집안 그 누구의 말에도 귀 기울이는 법이 없이 무슨일이든 독단적으로
저지르고 일으키는 스타일이었구요
그간 있었던 일이며 살아온 얘기를 하자면
책으로 써도 12권도 족히 넘을거같아요
여튼...
힘들게 키운 아이는 다행히 반듯하게 잘 자란 대딩이 되었고
흐르는 시간속에 쌓인 제 스트레스와 누적된 화는 이런 저런 병이 되어
평생을 관리를 하며 살아야하는 상태가 되었네요
그래도 이만만한 삶이라도 감사하며 살자,
내 한 몸 건강 조심하며 관리하며 남은 여생 큰 욕심 없이
잔잔히 흐르는 강물처럼 살자...
이건 그동안 치열하게 살아 온 내가 다늙어 약해진 내자신에게 주는
다독거림과 같은 위로의 마음이었어요
분주하고 정신없고 사람얼을 쏙 빠지게 했던
일련의 크고 작은 시끄러운 일들이 모두 지나가고
이제 내 인생에도 차분함(!)을 맛볼수 있는 시간들이 온 줄 알았는데...
20여년을 살았던 집이 날아갔네요
그냥 한동안은 모든게 꿈 같았지만 믿기지 않을만큼 이젠 그저 담담해요
야망이 넘 크고 돈욕심이 비정상적으로 큰 사람의 결말은 당연히 예상할수 있었던건지도 모르겠어서요
남들은..또 동창들은 내가 큰 걱정도 시련도 없이 부유하고 맘편히 사는줄 알거에요
결혼전까진 그렇게 살아왔으니 어느 정도는 맞는 얘기겠지만
굳이 지금의 내모습은 전혀 그러질않단다하고 얘기해줄 필요 또한 없겠고요
짬짬이 과외를 해서 모았던 돈들이 이렇게 유용하게 쓰게 될 줄이야...ㅠㅠ
하지만 이것도 곧 바닥이 나겠지요
남편은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고 꿈을 쫓아 나간지 오래되었고 전 이제 그러거나 말거나 입니다
어제는 포근한 봄햇살이 넘 예쁘고 좋았어요
예쁜옷만 보면 늘 외동딸 생각에 선물로 한가득 보내주시고 사주신 엄마덕에 옷이 참 많아요...
여기저기 기부도 많이 했지만
그래도 많이 남은 옷들을 그냥 아낌없이 막 입기로 했어요
어젠 그중에서도 최고로 아끼는 예쁜옷을 입고 아들녀석과 아파트정원에 내려가서 사진을 찍고 왔네요
그냥 슬프면서도 행복했어요
평생 안해보던 일에 도전해보려고 몇달을 참고 일을 했더니 오른손가락 전체에 염증이 생겨서 더는 일을 못하게 되었고...앞으로 도대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현실적으로는 진짜 막막하지만 신기할만큼 또 담담해지기도 해요
이 나이에 친정부모님께 언제까지나 도움을 받는다는것도 말이 안되고,
이 손가락들은 언제쯤 정상적으로 쓸 수 있게 될지도 모르겠고...
그럼에도 봄은 항상 예쁘네요
그지같은 세월중에도 예쁜 봄은 찾아오고
그 예쁜 계절 가운데 서있는 내 마음은 행복하면서도 참 슬프네요
건강만 지키면
그래서 건강만 해지면
어떻게든 또 살아갈 힘이 생기게 되겠죠....
오늘밤엔 그냥 82친구에게 뜬금없이 내 속상한 마음을 주절거리듯 털어놓고 싶었어요...ㅠㅠㅠㅠ
어젯밤에 차마 못올렸던 글인데
오늘은 용기가 나서 올렸어요...
1. ..
'21.4.12 12:11 PM (121.190.xxx.157)원글님 토닥토닥
열심히 사셨는데, 남의 편때문에 맘고생이 크시군요.
집이 날아갔다니 청천벽력이실텐데
이렇게 차분히 글 올리신것 보니 멘탈이 강하신 분이세요.
잘키운 자녀와 든든한 친정, 일단 이 둘은 가지셨으니
건강주의하시고, 가벼운 운동이라고 꼭 하셔요.2. ...
'21.4.12 12:11 PM (175.192.xxx.178)이 또한 지나갑니다.
위로해 드려요.
건강 잘 챙기고 또 나아가면 됩니다.
사는 게 모두 그렇죠.3. 그바다
'21.4.12 12:11 PM (112.153.xxx.148)차분히 나직나직 말하는 것 같이 읽었습니다.
잘 해내실 분 같습니다. 글 속에 그런 힘이 느껴져요^^
화이팅ㅇㅇㅇ4. 진짜
'21.4.12 12:12 PM (182.228.xxx.67)토닥토닥 ㅜ.ㅜ 정말 대단한 분인거 같아요 ㅜ.ㅜ
5. 홧팅
'21.4.12 12:23 PM (112.151.xxx.7)원글님 응원해요
다 지나가고 평온한 봄이 올거예요 ^^6. ....
'21.4.12 12:24 PM (121.140.xxx.149)https://www.youtube.com/watch?v=-NhaC-a-oUY
원글님의 심정에 딱 맞는 노래입니다.7. 가을여행
'21.4.12 12:30 PM (122.36.xxx.75)봄비가 촉촉히 오네요,
원글님과 내리는 비 보며
옆에 앉아 조용히 차 마시고 싶네요..
말이 뭐 필요하나요? 빗소리면 족하죠8. ᆢ
'21.4.12 12:33 PM (1.234.xxx.6)원글님 가까이 있다면
진심으로 안아드리고 싶습니다.
살아있음으로 감사함을 느낀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요.
어두운 터널 지나면 분명 밝아질 것을 믿고
건강 잘 챙기세요9. 나또한
'21.4.12 12:40 PM (110.15.xxx.186)저도 원글님과 같은 경험을 한 사람으로
많이 힘드실거예요
오늘 하루 잘 견뎌내자 하시면
또 생각할수 없었던 좋은일도 오더라구요
그래도 잘커준 아들이 곁에 있고 언제나 내편인 친정이 있음에 감사하고
건강 잘 챙기시길 바래요10. 저랑
'21.4.12 12:41 PM (1.221.xxx.42) - 삭제된댓글처지가 비슷
저도 한 달 내 집 날아갑니다
저는 자식을 안낳았는데 남편 집구석 유전자 섞인
자식 상상도 하기 싫어요
시어머니가 낳은 아들 다섯이 다 똑같아요
저는 이제 살고 싶지 않아요 평생 속만 썩는
팔자ㆍ
그래도 원글님은 딸이 있으니까 참고 있으면
좋은 날이 오겠죠11. 행복
'21.4.12 12:41 PM (121.135.xxx.133)그냥 토닥토닥 해드리고 싶네요.
그동안 너무 애쓰셨고 업앤다운이 있는게 인생이니
이 또한 지나가리라 하고 봄을 즐기세요.
고난을 무심히 바라보다보면 또 좋은 일들이 선물같이
오니까요. 인생이 나한테 언제 선물을 안겨주려나 하는 맘으로
지금처럼 내려놓고 사시다 보면 좋은 날 반드시 올거에요.
봄나물 지금 엄청 쌀 때니 나물도 해드시고, 바지락 넣고 쑥국도 드시면서
건강 챙기세요. 저도 요새 아무 낙이 없지만 좋은 음식 하나씩 나한테
선물로 준다는 마음으로 간단하게 요리해서 먹어요.
과자, 빵, 떡 이런거 말고 몸에 좋은거 먹으니 이상하게 힘이 나더라구요.
모자 단단히 쓰고 봄햇살 받으며 걷기 운동도 하구요.
걷다가 시장 들러서 고등어 한마리, 방풍나물 한봉다리 사서 소박하게
밥먹고 하니 살도 빠져서 왠지 예전보다 더 나은 내가 된거 같구요.
원글님도 그냥 천천히 걷기, 소소한 자연 밥상, 꽃들과 대화하기
이런거 하시면서 이 시기를 그냥 세월에 바람에 흘려보내시기 바랍니다.
좋은 날 올거에요. 반드시. 꼭이요.12. ...
'21.4.12 12:43 PM (222.116.xxx.220)원글님 마음으로 안아드려요. 잔잔하다가도 이따금 태풍처럼 소용돌이 치기도 하겠지만 나는 지금 이순간 내마음의 고요와 행복을 선택하겠다는 마음으로 버티세요. 제가 힘들때마다 하는 자기암시입니다. 어떤 상황도 어떤 사람도 나의 평안을 깨지 못하게 하겠다는 마음이요. 잘 자란 아이 보며 행복하시고 건강 추스려서 꼭 일자리 찾으시길 바랍니다. 응원합니다.
13. 조용히
'21.4.12 12:45 PM (182.216.xxx.172)응원하고 갑니다
이 또한 지나가고
원글님이 바라는 날들이 코앞에 있을겁니다14. ...
'21.4.12 12:46 PM (175.223.xxx.43)글 읽다 제가 먹먹해지고 눈물이 나네요..
내마음은 겨울인데 4월은 너무 아름답지요..
그냥 하루하루 좋은것만 보고 좋은것만 생각하고
하루가 다 지나 잠들기전 오늘 좋았던것에 감사하며
잠드세요..
내일도 모레도 계속...
원글님은 어느듯 모든 상황에 상관없이 그냥행복한사람으로 계실겁니다.
건강하시길 기도드릴께요~~
옆에 계시면 두손 꼭 잡아드리고 맛있는 음식이라도 만들어 같이 먹고 싶습니다~~
힘내실거지요~~15. 음
'21.4.12 12:49 PM (121.132.xxx.204)원글님과 비교도 되지 않지만 요새 계속 사건 연속이라 마음이 힘들었는데 누구 카톡 프로필로 써 놓은 구절이 들어왔어요.
그리스인 조르바 작가인 니코스 카잔스키 묘비명이래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 나는 자유롭다”16. 토닥토닥
'21.4.12 12:51 PM (223.39.xxx.9)하고 따뜻한 차라도 대접해드리고 싶네요.
인생 새옹지마잖아요. 뭔가 탈출구가 생기고 지금이 도리어 반전이 될수도 있어요. 건강 잘 챙기시구~17. 사둔지
'21.4.12 12:56 PM (222.120.xxx.44)오래된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다 읽었어요.
원글님에게도 우리 모두에게도 기적 같은
좋은 일이 일어났으면 좋겠네요.18. ...
'21.4.12 1:07 PM (58.123.xxx.13)"아무 것도 바라지 않는다.
아무 것도 두렵지 않다.
나는 자유롭다."
니코스 카잔스키 묘비명19. ...
'21.4.12 1:16 PM (114.203.xxx.84)슬플때면 일부러 꾹 참고
억지로라도 웃어보려고 노력했어요
그런데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82님들의 따스한 위로에
메말랐다고 믿었었던 제 눈물샘이 터져버렸네요ㅠㅠ
82님들의 가정은 늘 봄햇살처럼 따스하고 평온했음 좋겠어요
따뜻한 위로의 마음들...
큰 힘으로 잘 간직하며 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20. 기운
'21.4.12 1:18 PM (220.116.xxx.82) - 삭제된댓글내세요
제가 요즘 원글님과 너무 비슷한 상황이라 그냥 눈물부터 나네요
저도 그저 알뜰하게 살림살고 애들키우느라 아둥바둥 살았다고 생각하는데 어쩜 한번의 반전도 없는지 십수년전 사주본곳에서 저한텐 죽지못해 할수 없이 산다하고 제 남편은 상중하로 치면 하질이라며 죽을때 까지 철안들고 집한칸 못거느릴 인간이라더니 정말 딱 맞네요
돈보다 일상생활이 힘들정도로 몸이 안좋으니 일도 못하고
인생루저도 이런 루저가 없네요
병원비 아끼느라 치료도 늦게 시작한게 얼마나 후회 되는지
몸이라도 좀 좋아지면 의욕도 생기고 하니
원글님도 치료 꼭 받으시고 몸 잘 챙기세요21. 그래도
'21.4.12 1:35 PM (116.120.xxx.141)경제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친정이 있음에 얼마나 다행인가요.
전ㅠㅠ22. ...
'21.4.12 2:16 PM (182.222.xxx.179)저도 비슷한처지네요... 남편의 돈에대한 집착 야망 지금은 잠깐 숨고르고 있지만 또 언제든 발톱은 드러내는것처럼 나서겠죠... 그러고나면 그누구의 말도 들리지 않는거 같더라구요...
아직 애들이 초딩 중딩이라 아직 10년은 더 버텨야할텐데
계속 내려놓는 수밖에요...
전 친정에 기댈처지도 아니라서요23. 지혜월
'21.4.12 2:18 PM (121.141.xxx.149)지금 상황은 너무나 안타깝지만
자식으로 편한 잠 자본지가 언제인지 모를 저로서는
자녀분이 잘 컸다니 정말 부러워요.
저도 맘이 힘들어 요즘은 법문을 듣고 있는데
어제 제 마음을 위로해준 말씀을 좀 옮겨보면
세상은 자비와 사랑을로 가득차 온 힘으로 도와주신다
방향만 잘 가고 있다면 소원을 반드시 이룰수 있다
는 말씀에 울컥 했어요
이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24. 원글님
'21.4.12 2:37 PM (1.221.xxx.42) - 삭제된댓글남편에 대한 미움은 어떻게 내려놓아지던가요?
저는 지금 총 한 방으로는 너무 가벼운거
같아서 옛날 역적들에게 했던 방식으로
고통주고 싶어요25. 사랑해요
'21.4.12 4:16 PM (223.39.xxx.149) - 삭제된댓글글 올려주신글 읽고 눈물도 나고 댓글 써주신분들
한테도 감사하고 어휴 정말 저두 맘이힘드네요
우리 힘내요 맘 나눌수 누군가가 있다면 큰힘이될텐데
전 그친구마져 이젠 곁에없어요..
힘냅시다 그리고 사랑합니다26. ..
'21.4.12 4:55 PM (86.161.xxx.176) - 삭제된댓글나이가 아들 대학생이시면 좀 있으실텐데..
인생이 아무리 파도를 넘어넘어 간다고 하더라도..
나이 50가까이까지 계속 넘으시니 많이 마음고생하시네요..
기운내세요.27. 음..
'21.4.12 9:06 PM (182.210.xxx.178)포기하면 편하다
- 제가 포스트잇에 붙여놓고 위로 받는 명언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