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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만두과 옛날 시장만두

ryumin 조회수 : 2,587
작성일 : 2021-03-04 10:04:53
저는 외가친가 조부모님이 모두 625 실향민에 우연치않게 또 실향민집안의 남자와 결혼했어요. 어렸을 때부터 집에서 심심하면 만두만들어 먹었고 호박값이 쌀 때는 호박많이, 숙주가 쌀 때는 숙주 많이 넣고 그렇게도 빚어먹었어요. 이북식 손만두 요즘에 많이들 좋아하시는데 전 어렸을 때부터 투박하고 두꺼운 만두피에 제대로 으깨지지 않은 두부덩어리들, 속의 야채가 야채시세에따라 함량이 달라도 비슷비슷한 맛에 완전히질려버렸어요. 지금도 이북식 음식점에 가면 만두는 절대 안먹고 평양냉면이랑 녹두전정도 먹어요.
이렇게 집에서 만드니 시판만두는 절대 못사먹게 했는데 저 국민학교 다닐 때는 냉동만두보다 분식집이나 백화점 지하에서 파는 만두가 많았어요. 켜켜이 쌓인 스뎅찜통이 있고 고기만두 주문하면 아래칸에 있는 찜통에 만두를 얇은 대나무 도시락통에 담아줬어요. 그리고 나무젓가락과 단무지 간장. 그게 어찌나 피도 얇고 야들야들 맛있는지. 간장도 달콤짭짤하고 맛있었어요. 엄마가 못먹게 해서 몰래 사먹고 용기 버렸다가 들켜서 혼나고.
김이 모락모라나는 얇은 면보 걷으면 지들끼리 뭉쳐있는 만두들. 찜통 구명자국나있는 면보들. 그 냄새. 잊혀지지 않아요. 요즘은 시장통에서 사봐도 옛날 먹었던 맛이 아니더라구요. msg인지 추억보정탓인지. 그래도 길가다 분식집 앞에 찜통 쌓여있고 연기 모락모락 나는것 보면 옛날 생각이 나고 그시절 만두가 먹고싶네요




IP : 180.68.xxx.145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1.3.4 10:11 AM (49.168.xxx.187)

    시장가면 비슷한 만두 있을거예요.
    나이들면 입맛이 변해서 예전 그 맛이 아니더라고요. ^^

  • 2. 얇은
    '21.3.4 10:13 AM (119.193.xxx.34) - 삭제된댓글

    대나무도시락통.. 에서 돌아가신 아빠가 생각나네요 ㅜㅜ 제 나이 50대초반인데.....
    옛날에 아빠가 (좋은학교졸업후 좋은회사 다니셨는데) 회식하시고 나면
    저 얇은 대나무도시락통에 들어있는 초밥을 사다주셨어요
    혼자만 맛있는거 회식하기 미안하셨는지...
    그래서인지 아빠가 회사에서 식사하고 오신다면 일부러 안자고 기다리기도 했었던 기억이네요
    회식후 소소한 먹을꺼리 사다주신 아빠를 보고 자랐는데
    절대 안그러는 남편에겐 자주 옆구리를 찌르고 아이에게 사다주라고 그런답니다
    옛생각이 나서 그리우면서 미소짓게되네요

  • 3. ㅗ호
    '21.3.4 10:15 AM (116.123.xxx.207)

    맞아요
    대나무용기에 담은 그 만두 진짜 맛있었어요
    그땐 흔한 냉동만두가 아닌
    직접 빚은 손만두였죠
    거기다 오뎅국물은 또 어찌나 진하고 맛있던지..
    입맛이 변한 게 아니라 그때의 손맛은
    엠에스지맛의 요즘맛하고 비교 불가죠

  • 4. 초밥
    '21.3.4 10:20 AM (211.215.xxx.21)

    우리 아빠도 그러셨는데...
    초밥이라 두고 먹을 수 없으니 잠든 우리 깨워 먹이기도 했어요.그때부터 맛들인 초밥 사랑 ㅎㅎ그런데 그때의 와사비 맛이 지금과는 다르네요. 옛맛 그리워라...

  • 5. 저도
    '21.3.4 10:23 AM (61.99.xxx.154)

    초등학교때 아버지와 종로3가쯤인가...
    만두집에서 먹은 만두가 가끔 생각나요

    아버지가 바쁜 직업이어서 같이 외출한게 아마 첨이었을거에요
    그래서 그랬는지 몇판을 금세 먹었던 기억이... ㅎㅎ

    그 뒤로도 아버지가 몇번 사주셨었는데 요샌 그런 맛 없는 거 같아요

  • 6. 저고
    '21.3.4 10:24 AM (211.255.xxx.127)

    신세계 백화점 지하에 계단옆 만두집!
    엄마랑 신세계 백화점 가면 엄마가 만두 시켜줘 먹고 있음 후다닥 필요한거 사오셔서 같이 노란 단무지로 만두 싸서 먹었는데,그맛이 그리워요!
    저희땐 통만두라고 했었는데.
    스텐에 검은색 플라스틱 손잡이 면보위에 쪄진 만두 10개 2판먹고 언니꺼 대나무 도시락에 3판 싸와서 꺼내면 만두에 나무냄새가 베어나서 그 도시락을 싫어했던 기억이^^

  • 7. kk
    '21.3.4 10:26 AM (180.230.xxx.96)

    저도 어렸을때 특히 추운 겨울 만두가게 앞에 모락모락 김오르며 쪄지던 큰솥이 생각나요
    뚜껑을 열면 엄청 많은 김이 뭉글뭉글 올라오고
    근데 그 만두도 맘껏 못사먹었어요
    당면과 무 고기가 든 찐빵같은 만두였는데 정말 맛있었거든요
    요즘도 가끔 보여서 사먹어 보면 겉에 빵의 질감이 짓니겨지는듯한 .. 예전의 너무나도 맛있었던
    그런 만두가 없더라구요
    맛집 검색도 해 보고 했는데도..

  • 8. 저고
    '21.3.4 10:28 AM (211.255.xxx.127)

    다시 잘 떠올리니 스텐이 아닌 가벼운 알루미늄 이었네요.
    단무지는 왜이리 맛있었는지!!

  • 9. 우웅
    '21.3.4 10:36 AM (39.7.xxx.41) - 삭제된댓글

    우리집 이북만두는 그렇지 않았는데요?
    어머니 아버지 모두 평안도 출신이시라
    자주 해먹었는데
    당면이나 두부는 안넣어요.

    그냥 엄마의 시원하고 감칠맛나는 젓갈적은 배추김치 송송
    후추 많이
    아주 신선한 돼지고기 듬뿍, 재료 끝.
    집에서 직접 반죽해서 밀어낸 수제비 처럼 쫄깃거리는 만두피

    없어서 못먹었는데.

  • 10. 아 윗님
    '21.3.4 11:00 AM (116.123.xxx.207)

    김치랑 고기만 넣고 만두가 되는군요
    그렇게 한번 만들어봐야겠어요

  • 11. 우웅
    '21.3.4 11:05 AM (39.7.xxx.41) - 삭제된댓글

    해보시려면 김치는 젓갈냄새나 고춧가루가 많이 들어간 남도김치말고
    양념과 젓갈향이 거의 안나는 백김치스러운 김치로 하시구요

    돼지고기는 비계를 한 15-20% 섞어서 갈아줍니다. 비계가 적으면 또 그 맛이 아님.

    울집은 다진 고기는 안사고
    집에서 칼두개 들고 도마에서 덩어리 고기 두둘겨서 만들었지만.
    후추도 필수.

  • 12. 우웅
    '21.3.4 11:26 AM (39.7.xxx.41) - 삭제된댓글

    비계가 들어가기에
    돼지고기의 신선도가 맛의 관건.

    24시간 영업하는 양재 하나로마트지만
    오전 10시넘어서 방문,
    그 날 바로 새로 포장한 고기들이 4층 카트에 실려서 돌돌돌 나오면
    냉큼 골라잡아 골라서 그 날 만들어 먹어야 함.

    냉장고에 2-3일 묵힌 돼지고기 비추천.
    예전에야 동네 단골 정육점에 고기 들어오는 날 확인해서 갔지만
    요사이는 "양재"하나로 추천.

    잦은 댓글 원글님께 죄송.

  • 13. ...
    '21.3.4 11:37 AM (220.116.xxx.156)

    대나무 도시락을 아신다니 연식이 상당하신 걸로... ㅎㅎㅎ
    그 긴 시간동안 만두 뿐만 아니라 너무 많은 맛있는 음식에 혀가 익숙해졌어요
    아마 그때 그 똑같은 만두를 지금 먹어도 맛 없을 거예요
    그때는 맛있는 게 별로 없을 때 그 맛이 인상적인 거지 지금처럼 수많은 현란한 맛에 익숙한 지금 입에는 그저그런 평범한 맛으로 인식할거예요

  • 14. ~~
    '21.3.4 12:45 PM (39.7.xxx.45)

    위 댓글에 신세계 만두 얘기 읽으니 눈물 핑 도네요.
    저 40대 중반인데, 어릴때 엄마랑 명동 신세계 가면
    꼭 지하에서 그 만두 먹고 왔어요. 통만두!
    엄마가 늘 말씀하셨죠. 만두 먹고 가자!
    돌아가신 엄마 그립네요. 엄마랑 만두 먹던 그시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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