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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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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총량의 법칙-남편의 사례

GR스페셜리스트 조회수 : 3,176
작성일 : 2021-03-03 12:31:35
남편은 범생 스타일이에요
삼남매 아래위 누이들에 끼인 둘째.
시댁어른들 증언이나 본인 증언에 의하면
주면 주는대로 먹다가 뒹굴다 잠드는
손안가는 아이였답니다
아파도 끙끙 거리지 않고
학교 공부도 알아서 하고
유학가서도 대부분의 학비는 스스로 벌고
돌아와 대학에서 자리잡았어요
시아버지도 같은 직종이긴 하지만
아들 자랑 하고 다니시는 거 같더라고요

별 반항없이 사춘기없이 한 번 싫은소리 없이 
손안가게 컸던 이 남편
(심지어 잠못잘정도로 아플때도 혼자서만 방에서 끙끙 아무도 몰랐다고)
결혼하고 애키우면서 삐뚤어지기 시작합니다
부모님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오기 시작.

알고보니,
성장기 내내  
엄마와 조석으로 죽자고 싸우고 대드는 누나에
예민 까칠하고 투정부리는 막내 사이에서 지긋지긋했고
자기라도 조용히 있자 싶어서
자기 욕구는 억압하며 살았고
부모님 조정하는대로 억지로 살았다네요
학과 선택부터...뭐든,,,갈등이 싫어서 하자는 대로.
그의 부모님은 애가 별말없으니 괜찮은갑다 하면서
또 더 휘둘렀겠죠...
결혼 후 살면서 하도 힘들어하길래 부모님한테 말이라도 해봐라..했는데,,
이미 사고가 굳어진 분들 말이 통할리 없고..
이 모든게 여자가 잘못들어와 속삭거린거라며  --;;;
난리 부르스로 사이가 데면데면 해지다가
50넘은 이제 남편이 자기 본가와 연을 끊어버렸어요
돌아가셔도 눈물 안나올거 같다며..

부모님은 의아하죠. 큰 사건 빵 터진게 하나도 없었거든요
조용히 착하고 성실하던 아들이 이러는게 믿기지 앟죠

시부모님이 안받아준 남편의 GR 
이제 우리 식구들이 다 받아내고 있어요
착하고 범생이인줄 알았던 남편 세상 까칠 예민 스트레스쟁이..

그래서 저는 남편보고 믿습니다..
자라면서 속 한 번 안썩여본 아이,,
보이는게 다가 아니다
GR은 언젠가 터져나온다..
안터져 나오면 자기를 공격한다
(실제로 남편은 자가면역질환이 성장기에 발병했고
스트레스성 질환 하나가 추가로 더 있습니다.
둘 다 자기 표현 못하고 속병 앓는 사람에게 많다는..)

그래서,,
현재 스코어 사춘기병 앓고 있는 우리 큰아이 GR을
이후의 갸의 가족을 생각하며
내가 먼저 받아내준다..는 이타적인 마음에서 받아줍니...는 개뿔..
그냥 존버 중입니다
IP : 175.114.xxx.96
2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ㅋㅋ
    '21.3.3 12:35 PM (14.38.xxx.149) - 삭제된댓글

    울 남편은 사위 며느리한테 정말 잘해주고 싶데요..
    gr같은 딸, 아들이라 ㅎㅎ
    시모가 남편 키울때 딱 너 같은 애 낳으라고 저주를 내렸는데
    더 심한 아이들이 나옴...

  • 2. ..
    '21.3.3 12:39 PM (211.199.xxx.190) - 삭제된댓글

    저의 집이랑 비슷하네요.
    저의 남편 GR은 약 15년 가까이 지속됐고
    50넘고 시부모님 모두 돌아가시면서 막을 내렸습니다.
    이제 온순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사춘기 아들 GR할 때 지금해야 며느리 안 힘들지하며 참았습니다.
    댁내도 빨리 평온이 찾아오길 빕니다.

  • 3. 공감100
    '21.3.3 12:41 PM (121.188.xxx.243)

    어려서부터알고지냈고 어린맘에 저런환경에서 어쩜 저리 착할까했는데 착함이아니라 속으로 억압한거였어요.결혼생활 지옥속 입니다.부모가 무서워서 사춘기없이 억압속에 산 그 힘만큼 배우자한테 난리를 ㅠㅠㅠ

  • 4. .......
    '21.3.3 12:41 PM (211.250.xxx.45)

    제기준에 아직 착한아이들...걱정이네요 ㅠㅠ

  • 5. ..
    '21.3.3 12:46 PM (112.158.xxx.44) - 삭제된댓글

    제가 그래요. 학교 문턱도 못간 부모 밑에서 형제들 다 초졸 중졸 저만 대졸인데 제 환경 아는거 싫어서 열심히 공부하고 명랑한 척 했어요. 나중에 엄마돼서 착한 아이의 비애라는 육아서 읽을 때 미친 듯 눈물이 쏟아지더군요. 부모가 해줄 수 있는게 없다는거 알고 지레 포기하고 스스로 알아서 사느라 너무 외로웠거든요.

  • 6. ㅡㅡ
    '21.3.3 12:50 PM (116.37.xxx.94)

    존버는 승리합니다

  • 7. 폴링인82
    '21.3.3 12:52 PM (118.235.xxx.192) - 삭제된댓글

    좋은 글이네요.
    마음의 청진기를 가진 의사네요.
    이타심 존버하세요~~

  • 8. 총량
    '21.3.3 1:04 PM (175.127.xxx.27) - 삭제된댓글

    사춘기가 중2때 오는 게 가장 큰 축복이라고 하더군요

  • 9. 정말
    '21.3.3 1:05 PM (165.225.xxx.111)

    맞는말이에요. 깊이 공감하고 갑니다. 원글님 통찰력 감사해요.

  • 10. .....
    '21.3.3 1:10 PM (121.150.xxx.3)

    원글님 엄지척

  • 11. 아이러니
    '21.3.3 1:13 PM (175.114.xxx.96)

    그런데, 부모의 통제가 너무 싫었던 남편
    애들이 자기 프레임을 뛰어 넘는걸 너무 힘들어하네요
    '네~'하면 좋은데 왜 안하냐고..
    내가 말리면, 자기가 틀린말 했냐고..
    물론 정도는 자기 부모님보다 훨씬 약하지만 말입니다.
    시집살이 한 시어머니가 또 시집살이 시킨다고..
    사람이 자기 경험을 뛰어넘기가 참으로 어려운 일인가 봅니다
    여기서 도인같이 말하지만
    저도 매일 조석으로 마음이가 널뛰는 사람으로서..뭐...별로 나을 것도 없어요.

  • 12. 둘째들이
    '21.3.3 1:14 PM (222.120.xxx.44)

    힘들어도 표현을 잘안하는 경우가 많더군요.

  • 13. 어이쿠
    '21.3.3 1:17 PM (58.76.xxx.17)

    원글님 진심으로 존경스럽습니다.
    남편을 미워하지않고 성장기아픔을 껴안아주시고 지금의 행동을 이해해주시네요ㅠㅠ
    말주변이 없어서 리스펙 표현을 잘 못하겠지만 진심 엄지척입니다.아이와 남편에게 참으로 좋으신 분일듯해요^^

  • 14. 게다가,
    '21.3.3 1:18 PM (175.114.xxx.96)

    살면서 자기의 욕구를 표현해서 인정받은 사례가 없어서인지
    늘 애매모호하게 대답해요..
    사실은 내키지 않을 때 특히, 어, 좋아, 괜찮아, 응, 해봐..등등..
    나중에 시간이 지나도 일이 진척이 안되서 다시 뒤집어보면
    이 사람 안내킨데 그냥 좋은척 한거였 -_-;;;
    이게 반복 반복 무한반복되니 정말 딥빡...
    말을 하라구!!!!!!!!!!!!
    니가 싫으면 나도 안할거라고!!!!!!!!!!!!

    정말 착한척 하면서 사람잡아요

  • 15. 좋은 글..
    '21.3.3 1:21 PM (123.213.xxx.169)

    맞아요.. 고이면 썩고, 차면 넘칩니다..
    언젠가 터질 감정의 뚝을 몸으로 막은 사람들 많죠..
    습관성 GR로 주변인 힘들게 하는 자들도 있고..
    뭐든 적당히 참고,적당히 GR 하고 살아야 하는데...
    당신의 가족을 응원합니다...

  • 16. 문제는요
    '21.3.3 1:26 PM (175.114.xxx.96)

    GR을 담아내던 내면의 그릇이 다 차면요
    딱 마지막 한 방울에 넘쳐버려요
    울고 싶은데 딱 뺨맞을 때 이때다! 하고요....
    왜 별것도 아닌거 갖구 그래~~~~그게, 다,,히스토리가 있다는..

    저 남편 미워요.아니 미울때 많아요. 아닐때가 더 많지만요.
    실은, 남편도 내 뒤늦은 GR 받아줘서 그냥 서로 GR받이 노릇하며 평생 살거 같아요..

  • 17. 정말
    '21.3.3 1:58 PM (222.239.xxx.26)

    제 남편하고 똑 같네요. 저도 그얘길 듣고
    남편의 짜증을 받아주고 있는데 오십이 넘어가니
    이제 다 풀었는지 최고의 남편이 됐어요.
    아이들의 일탈이나 버릇없음은 절대로 용납
    못하는것도 똑같아요.
    다 때가 있는거더라구요. 어릴때는 땡깡부리고
    하는게 맞지 세상 어른스러운 아들이였던 남편은
    사실 엄한 아버지와 차가운 성정의 엄마한테
    눌렸던거고 성격편한 저를 만나니 자기 부리고 싶은
    짜증을 다 부렸던거더라구요.

  • 18. ....
    '21.3.3 2:36 PM (119.149.xxx.3)

    살면서 자기의 욕구를 표현해서 인정받은 사례가 없어서인지
    늘 애매모호하게 대답해요..
    사실은 내키지 않을 때 특히, 어, 좋아, 괜찮아, 응, 해봐..등등..
    나중에 시간이 지나도 일이 진척이 안되서 다시 뒤집어보면
    이 사람 안내킨데 그냥 좋은척 한거였 -_-;;;

    -----------------------------------------------------------------------

    원글님덕에 제 남편의 평소 언행이 좀 이해 되려고 하네요.

    늘 야매모호한 대답. 의중을 알 수 없음. 내가 뭔 말만하면 다 따라주는 듯 하는데 알고보면 속 마음은 아니고 나한테 맞춰준거라고 하는데 미치겠더라구요.

    이제보니 까칠한 형, 성질 대단한 동생, 불화 깊은 부모님등 가족 사이에 윤활류 같은 역할이어서 그랬나봐요...

    세상 순한 사람인줄 아는 남편인데 제 속은 썩어갔네요..
    그래도 왜 그러는지 실마리라도 알게되어 이해해보려고 또 노력할 수 있겠어요...

  • 19. ㅁㅁㅁ
    '21.3.3 2:42 PM (112.187.xxx.82) - 삭제된댓글

    ㅈㄹ 미치도록 해 대던 아들
    나는 죽고 싶을 만큼 힘들면서도
    마음 깊은 곳에서는 은근히 부럽기도 하더이다 ㅜ

    성인되니 잠잠하게 잘 살기는 합니다 ㅎ

  • 20. 유사함
    '21.3.3 2:44 PM (14.32.xxx.177)

    형제 많은 저희 시집, 까탈쟁이 형에 비해 온순했다는 시동생이 있어요
    다들 결혼할 때 저보고 까다로운 형 데려가줘서 고마워하는 분위기.
    반면 아래동서에게는 이런 착한 남자 없다 잘 해라 반응

    반전은 저는 결혼생활이 불편하지 않아요
    생각보다 온순한? 남편이라.
    동서는 본인 남편이 너무 까다롭다네요
    시동생이 동서에게 말하길 자라는 동안, 까다로운 형 보면서 자기까지 그러면 안될 것 같아 참았다고^^

  • 21. ㅇㅇ
    '21.3.3 3:02 PM (112.151.xxx.95) - 삭제된댓글

    울 남편도 자라는 내내 매 한번 안 맞아 봤대요 하도 순하고 착해서
    지금도 성격 뭐 같은 형들에 비해서 아주 온순한 편입니다.
    근데 살아보니 그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드센 형들 사이에서 주눅들어서 하고 싶은 말도 제대로 못하고
    사실 성격이 예민하고 까칠한건데 드러내질 않을 뿐, 그 어두운 성격이 우울함으로 응축됬어요. 이 세상 짐이란 짐은 어깨에 다 짊어지고, 넘나 불쌍합니다. 게다가 감정에 대한 기억을 잊지 못하는 성격이라 어릴 때 상처 받은 말, 성인이 되고 저에게 상처 받은 말 다 기억하더라고요. 저는 감정에 대한 기억이 그리 오래 가지 않아서 화를 버럭 내고 다음날 되면 어제 감정을 모두 잊고 상황까지 잊어버려요. 그리고 앙금이 그리 오래 가지 않고요. 아,, 이런 연약한 남자,, 내가 잘해 줘야지 하다가도 어떨 땐 좀 버겁기도 하고 한심하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하고 그럽니다

  • 22. ㅇㅇ
    '21.3.3 3:03 PM (112.151.xxx.95) - 삭제된댓글

    위에 유사함 님 제가 그 시동생같은 남자랑 결혼했답니다.

  • 23. ㅇㅇㅇ
    '21.3.3 3:07 PM (112.151.xxx.95)

    울 남편도 자라는 내내 매 한번 안 맞아 봤대요 하도 순하고 착해서
    지금도 성격 뭐 같은 형들에 비해서 아주 온순한 편입니다.
    근데 살아보니 그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드센 형들 사이에서 주눅들어서 하고 싶은 말도 제대로 못하고
    아버지는 알콜중독에 매타령
    사실 성격이 예민하고 까칠한건데 드러내질 않을 뿐, 그 어두운 성격이 우울함으로 응축됬어요. 성질 더러운 형들은 세상 운전 젠틀하게 하는데 남편은 완전 미치광이처럼 운전해서 불안해 죽겠어요. (내제된 폭력성과 스트레스 겠지요?) 그리고 걱정은 왜 그렇게 많은지 이 세상 짐이란 짐은 어깨에 다 짊어지고, 땅이 꺼져라 한숨짓는 스타일입니다. 게다가 감정에 대한 기억을 잊지 못하는 성격이라 어릴 때 상처 받은 말, 성인이 되고 저에게 상처 받은 말 다 기억하더라고요.(반면에 저는 감정에 대한 기억이 그리 오래 가지 않아서 화를 버럭 내고 다음날 되면 어제 감정을 모두 잊고 상황까지 잊어버려요. 그리고 앙금이 그리 오래 가지 않고요.그래서 상처는 저는 하나도 안받는 것처럼 보이고 언제나 제가 남편에게 상처 주는 사람이 되죠) 아,, 이런 연약한 남자,, 내가 잘해 줘야지 하다가도 어떨 땐 좀 버겁기도 하고 한심하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하고 그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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