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드라마 <또 오해영>이 생각나요.
인생드라마거든요. 거의 5번은 봤어요.
오해영 엄마가 오해영을 보고 '에구 짠한 것... 딸이나 애비나 짠해서 어쩔까나..'
비슷하게 대사하던게 있었는데 갑자기 그 장면이 생각나네요.
초6밖에 안됐는데 수학시험에 스트레스받고, 맘껏 놀지도 못하는 큰 딸이 짠하고
초2인데 집안 분위기때문에 눈치보며 연산문제집 푸는 둘째딸도 짠하고,
회식하고 와서는 회사에서 위기라며... 성과가 안좋은데, 잘 안된다고 지나가는 말로 푸념하는
세상에서 제일 착한 남편도 너무 짠해요.
내가 '엄마만 믿어, 이 마누라만 믿어!' 큰 소리 빵빵 쳐주고싶은데
저도 2년전에 일 그만두고 그닥 믿음직스런 아내, 엄마이진 못한거 같아요.
드라마에서 전혜빈이 공부잘하는 오해영이라는거 알고,
오해영엄마가 "공부가 대수야? " 큰 소리를 소리치고 가는 장면도 떠오르네요.
아이나 남편이 힘들어하면 나도 오해영 엄마처럼
'니가 뭐 어디가 어때서? 그까짓거 아무것도 아니야. 너한텐 엄마가 있잖아'
해주고 싶은데 성격상 자꾸 팩폭만 날려요. 이게 최악인데..
게다가 오해영 엄마는 참 밥이라도 맛깔나게 해주던데... 저는 살림에 취미도 없고, 음식도 잘 못하네요.
그 드라마 볼때마다 나도 저런 엄마가 되야지 생각했었는데
나의 마음을 다스리며, 가족들 다독거려주는게 참 쉽지 않아요.
이렇게 쭉 써놓고 보니 진짜 평범한 엄마로 보이지만,
대단한 엄마 맞네요. 해영이 엄마.
냉장고에 얻어놓은 시금치 있는데, 오해영 엄마처럼은 못하겠지만
내일은 있는 정성, 없는 정성 다 넣어서 김밥이나 해줘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