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 그날 하루의 분기점이었어요.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돌아올 시간이
앞으로 15분남았다는 것을 암시해주는 시간이었어요.
오후 세시는 한동안 자유로왔던
시간이 다시 여며지는 시간임을
환기시켜주는 시각이었죠.
그러다가 아이들이
어린이집을 졸업하고
학교에 다니면서
오후 세시라는 시간은
무의미해지고, 가끔
모퉁이를 도는 어린이집버스를 보면
아, 그랬지.
하는 생각 갑자기 들고,
빛바래고 잊혀졌던 그 시절들이
잠시 떠오르죠.
그러다가 작은 잡지책에서
저처럼 오후 3시라는 제목의 글을 봤는데
글속의 화자는
초등 1학년때 학교가는 시간 8시
점심먹는시간 12시
간식먹는 시간 3시라는것을
배우고
집에와서 간식먹는 시간을 늘 오후 3시로
정하면서 지내다가 선생님이 된 지금은
오후 3시면 교실에서 일과를 정리하고
잠시 커피를 마시는 시간을 갖는다는
글을 접했어요,
주부로써의 오후 3시.
지금 베란다에 드는 볕이 사랑초꽃잎마다
번져서 아름답습니다.
잠시 쓸쓸한듯하나,
그래도 괜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