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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악마같은 아이들 간혹 있지요.

가끔.. 조회수 : 4,512
작성일 : 2021-02-16 17:16:40
가끔, 생각나요.
정말 가끔.

머리속을 잠시 스치듯이 생각나는데도 짧은 그 순간이 명암이 뚜렷한 원색적인
led화면속 영상처럼 너무 뚜렷해요.

십년,아니면 십몇년쯤마다 생각나는 그 얼굴과 이름이니까 정말 잊혀질듯말듯
하면서도 전혀 퇴색하지않고 방금전의 일처럼 너무 생생해요.

초2학년 여름, 복도에서 처음 마주치던 그 첫날.
땅콩처럼 머리통이 길고 커피색으로 그을린 얼굴은 주근깨가 빼곡했어요.
그 남자아이가 저를향해 이빨을 드러내고 거칠게 소리를 지름과 동시에
제게 달려와 발길질을 하려는 찰나, 같은반 남자아이가 제앞을 막아주었어요.

그 상대편남자아이는 덩치큰 아이가 나타나니까 꽁지가 빠지게 도망을 갔는데
다음해 3학년때에 같은반이 되었고,
일주일뒤에 그아이랑 짝꿍까지 되었어요.
늘 배를 걷어차고,
쫄때기 준다고 하면서 싸대기를 때리고
도시락위에 발 올려놓고 킬킬대고,
어떤때는 딸기치약을 짜놓고.
채점용 색연필 훔쳐가서 오리발내놓고.

선생님도 이런 모든것을 알고있었으면서도
모르쇠로 일괄하고.
가난하고 공부못하는데다가
엄마까지 아빠의 폭력과 의처증에 시달려
집을 나간 상태였어요.

저는 아무에게도 기댈수가 없었어요.
7개월이 지나, 지옥같은 상황을 겪을것을 각오하고
다시 돌아온 엄마가 이사실을 누군가에게 듣고
학교로 찾아가 선생님을 만나고, 그 친구에게 부탁도 했는데도
전혀 바뀌어진게 없는데다가
더 심해지더라구요.
엄마도, 곧 저만큼의 고통을 아빠에게서 당해야 했으니
그 한번의 돌아봄은 일회성으로 끝났고
저역시 집에오면 또 히스테릭한 엄마아빠에게서 시달렸던 2라운드때문에
정신이 전혀 없었어요.

선생님도 그 친구의 성정을 잘알면서도 
역시 일회성훈육으로만 끝나버리고
그 학년이 다 끝나도록 짝꿍을 바꿔주지 않은데다가
다음해 4학년때에 또 같은 반이 되었어요.

오랜세월이 흘러,
그게 가장 큰 의문으로 남았어요.
수업시간중에 허벅지안쪽을 꼬집어대고,
손버릇이 좋지않은데다가
특히 저만 쫒아다니면서 갈궜던 그 친구를
끝까지 제게 붙여주고도 모자라
다음해에도 또 같은반으로 해주었는지.

그친구, 4학년때에도 비열하고 야비했어요.
우리집만큼이나 상황이 안좋았던건가.
그친구네 집은 어떤 상황이었을지
그 또한 그 시절엔 몰랐다가
그것도 중,고등시절에나 생각나는 의문이었던 거에요.

그 무섭고 슬픈일은
11월초순에나 우리가 이사를 가면서 일단락 되었던 거에요
그친구는 다음날, 제가 나타나지않고,
또 다음날도 나타나지 않았을때 
짜릿한 기쁨과 쾌감을 더 가지지못한것을 아쉬워했을거에요.

유난히 주근깨투성이에 땅콩처럼 길쭉한 머리통을 기웃대면서
쥐새끼처럼 마르고 가늘고 길게 찢어진 눈이 야비햇던 아이.
수업시간중에도 기회를 염탐하면서 주먹을 쥐었다 폈다했던 아이.

그 아이, 지금은??
어떤 모습으로 컸을지, 너무 궁금해요.
개과천선했을까요? 그 아이도 집에선 학대받는 아동이었을까요.
IP : 1.245.xxx.138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21.2.16 5:18 PM (211.36.xxx.210)

    님 집안 사정이 그 학년에서 제일 안 촣아서 액받이무녀처럼 쓰였겠죠 선생들 무사인일주의의 표본이었으니까

  • 2. 아마도
    '21.2.16 5:20 PM (121.165.xxx.46)

    자살했거나
    소년원
    아님
    감옥에서 종신형

    또는 목사가 됬을거에요. 거의 그래요
    님 너무 고생하셨네요.
    토닥토닥 안아드릴께요
    누구나 내면에 악마가 있긴해요

    저는 초1때 남자 짝이 때려 코피나
    스무살에 사귀자해서 차버렸어요. 잘했죠^^

  • 3. 원글
    '21.2.16 5:26 PM (1.245.xxx.138)

    그 아이만큼이나 비열하고 잔인했던 품성을 그 이후의 학창시절에도 만나지는 못했어요,
    그 애가 남자애들은 못건들어요, 그리고 여자애들이라고 다 건들지도 않고, 아마 저만 만만했던것 같아요.
    코딱지후벼서 제 옷에,손등에 발라놓고 손발 흔들어대면서 비웃고,
    선생님한테 혼나면서도 원망과 증오의 눈동자로 저를 별러대면서 이런다고 내가 너 못때릴것같아?
    정말 환멸스러웠어요. 그애말고도 함께 어울려서 놀려댔던 다른 애들도 같이 불려나가 혼났을때
    그 애들은 그 즐거운놀이를 겁나니까 그만하겠다고 울먹이면서 안했는데 그친구는 전혀 꿋꿋했어요.
    9살이면 아직 한창 사랑스러울 땐데, 어쩌면 그렇게 아이가 벌써 야비하고 두려운 성격이었는지..

  • 4. ㅇㅇ
    '21.2.16 5:27 PM (211.36.xxx.210)

    씨가 더러워서 그래요 그런 새끼들 부모 보면 아 그 종자가 그 종자구나 싶을걸요

  • 5.
    '21.2.16 5:29 PM (121.159.xxx.222)

    전 처음에 학원갔을때
    깨나 멀끔한 귀공자같이 생긴애가 목소리도 크고활달해서
    호감가졌었는데
    반에 새로온제가
    등록때 원장님 테스트 받고 바로 특A반 온걸
    자기들은 전학년부터 A반다니다가 시험봐서 왔는데
    저년이뭐냐고 ㅅㅂㅅㅂ 대다가
    제가 학원선생님 말에 대답만하면 우워어 소울음소리
    질문해서 선생님이 대답만하면 우문현답이시입~~~니다
    나중엔 말도못했고
    들어가는데 발걸어넘어뜨리고 괜찮니? 하면서 웃고
    우유가방속에 부어놓고

    학원옮겼는데도 이상한소문내고
    내가 다른학교 똥통이라했다고 (전 말만하면 야유해대니 무서워서 진짜 입뻥긋안함)헛소문내서그학교일진한테 맞기
    울면서 그런적없다고 누가 그랬는지 내가 말하는사람도없는 왕딴데 그런말을어떻게하냐고 소리지르니까 벽치고그냥감.(차라리일진이착했음)
    근데 그놈이 경찰대가서 경찰한다네요 미친놈.
    싸패같은놈.
    자기가 첫인상 그럴듯하단거 이용해서
    하나찍어서 골리는거 기막힌재주있는놈인데
    반듯한얼굴이라도 인성나쁘면 뱀새끼같이 악랄교활해보여요.

  • 6. ...
    '21.2.16 5:31 PM (210.180.xxx.11)

    애들중에도 진짜 그런 악마새끼들 있어요
    한편으로 무섭기까지한.....

  • 7.
    '21.2.16 5:31 PM (121.159.xxx.222)

    머리좋은놈이라 미투해도
    착한척 인성바른척 뱀새끼처럼 빠져나갈게 뻔해서
    혐오스러워요.

  • 8. ㅇㅇ
    '21.2.16 5:32 PM (211.36.xxx.210)

    ㄴ님 그거 학폭가해자 경찰 ㅇㅇㅇ를 벌해주세요라고 고발하셨응 하네요 실제론 힘들겠지만

  • 9.
    '21.2.16 5:37 PM (121.159.xxx.222)

    그주변에 시내 여자애들 무리가 목소리크고 역시 특목고가고 그런애들한테 여럿무리지어서 다니면서(다들 교대 사대 약대간 반듯성실범생이미지들) 자기들끼리 영화보고 사귀고 로즈데이반지 마니또하고 저는 시골에서 45분버스타고오고 촌스런이미지에 영어하나 잘했고요. 결국 재수끝에 인서울 비인기학과갔고요 제가미투해도 그것들은 입맞춰짜고 저하나 병신정신이상자만드는건 일도없는 과외무리친구들이에요
    차라리 누가봐도 혐오감드는외형 행실나쁜 나쁜새끼들이면
    너무 좋겠어요

  • 10.
    '21.2.16 5:44 PM (121.159.xxx.222) - 삭제된댓글

    걔랑 5년사귄애도있는데
    지금도 절친 여사친 남사친하는걸로들었어요
    제가 미투라도하면
    그것들끼리짜고
    제가 고백했다 차이고 앙심품었다로 소설쓸게뻔해요
    차마 다시떠올리기도싫은기억이지만
    걔가 계단으로 나와보라해서
    사실 너한테 미안하고 줄게있어서
    괴롭힌거관심있어서 그런거야 용서해줄래? 해서
    어... 했더니
    뻥이야! 하고 여자애들이 2층 4층에서 대애박하고 웃고
    그뒤로 학원안다니고 잠적하고집에서공부했어요
    그거 말해도 증거도없고 걔들절대입안열거에요

  • 11. 88
    '21.2.16 6:11 PM (211.211.xxx.9)

    그런애들 간혹이 아니라 꽤 많죠.

  • 12. ...
    '21.2.16 6:16 PM (211.36.xxx.84) - 삭제된댓글

    씨가 더러워서 그래요 22222
    ————
    타고나길 못된 애들이 있다는거에 동감이요
    유전자에 폭력성과 강약약강과 공감능력 부족 도덕심 결여 등이 있을거라고 봐요

  • 13. ....
    '21.2.16 6:26 PM (175.213.xxx.103)

    그 나쁜 넘은 꼭 벌 받았거나 받을 거예요.
    원글님은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 14. 아마
    '21.2.16 7:56 PM (222.110.xxx.202)

    능력도 없고 추하게 늙었을거에요.

  • 15. 12
    '21.2.16 10:32 PM (203.243.xxx.32)

    씨가 더러워서 그래요 그런 새끼들 부모 보면 아 그 종자가 그 종자구나 싶을걸요 222

    자살했거나
    소년원
    아님
    감옥에서 종신형 222

  • 16. 기억의 소환
    '21.2.16 11:38 PM (61.74.xxx.136)

    슬픈 내용과는 별개로 너무 흡입력있게 잘 쓰인 이 글 읽다가
    저도 아픈 기억 하나가 떠오르네요.
    초등학교 3학년때 1년 내내 시달렸었던 끔찍한 기억.
    10살아이라기엔 정말 악마같았던 그 남자애.
    전학와서 주눅들어있고 소심한 저는 그악마새끼한테 찍혀서
    괴롭히고 놀림당하고 짝일땐 선생님이 판서할 때마다
    무방비로 맞았네요.
    한반에 50명도 넘던 시절이라 선생님께 말씀드려도 그때뿐이고
    부모님한테 말하면 일이 커질까 어린나이에 혼자 전전긍긍하다
    어느날 이러다 죽겠구나 공포감이 들어 엄마한테 울면서
    그동안 일을 다 말했고 분노한 엄마가 한밤중에 그집주소 알아내서
    쳐들어가 그놈집 뒤집어놓고 괴롭힘에서 벗어났네요.

    그이후 같은 중학교 배정받아서 우울했었는데 어느날부터 안보이더니 부산으로 강제전학 보내졌단 소식들었고
    훗날 소년원갔단 얘기들었네요.
    무슨 일을 저질렀길래 소년원에 갔을까 놀랍지도않은것이
    10살때 이미 전신에 사악한 기운이 흐르던 아이라 그랬고,
    일말의 동정심은커녕 오랫동안 가슴에 짓눌려있던 바윗덩이가 내려가는 시원함을 느꼈던 기억이네요.

    학폭가해자는 한 영혼을 박살내는 최악의 쓰레기들이고
    피해자들의 한과 응어리가 집약돼 떠도는 기운이 반드시 그들을,
    본인이 지은 죄 만큼,아니 그이상, 언젠가 고통받을거라 생각해요.
    원글님을 괴롭힌 그놈도 처참하게 살고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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