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는 다수의 기업으로부터 자율주행 전기차 관련 공동개발 협력 요청을 받고 있으나,
초기단계로 결정된 바 없습니다.
-당사는 애플과 자율주행차량 개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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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심플하고 전형적으로 건조한 풍문에 대한 해명 공시입니다.
사실과 다른 이야기는 할수없지만 최소한의 내용만 전달해야 할 경우 이런식으로 발표합니다.
자, 그럼 이 공시의 내용을 여러 각도로 해석해 볼게요. ㅎㅎ
(1) "다수의 기업" 대 "애플"
애플과 사업을 진행하는 전세계 회사들은 애플을 애플이라고 부르면 안됩니다. ㅎㅎ
어디 감히 시가총액 2500조의 애플의 이름을 협력업체 주제에 마구 부릅니까? ㅋㅋ
소위 애플 고유의 NDA(Non Disclosure Agreement), 소위 비밀유지계약이라는 것 때문에.
그런데 현대차가 애플을 막 애플이라고 부르네요? 엄청한 함의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저에게는 이게 현대차과 애플의 협상에서 누가 우위에 있는지를 어느정도 보여주고 있다고 봅니다.
현대차의 위엄~ 애플을 감히 애플이라고 마구 부르다니~~ ㅋㅋ
게다가 다른 기업들은 전부 다수의 기업이라고 뭉뚱그렸는데
애플은 애플이라고 콕집어서 특별대우 해준다는 의미인가요?
와, 아무튼 저는 이 표현이 현대차의 위상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ㅎㅎ
뭐, 그냥 제 뇌피셜일 뿐입니다. ^^
(2) 애플과 협의를 진행하지 않는 것은 무엇?
첫번째 문장에는 다수의 기업으로부터 자율주행 전기차 공동개발 협력 요청 받고 있다고 쓰면서
두번째 문장에는 콕집어서 애플과 콕집어서 자율주행차량 (전기차라는 단어 빼고) 개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지 있지 않답니다.
네, 현대차는 앱티브라는 회사와 자율주행차량 개발을 위한 조인트벤처 만들었습니다.
애플과 자율주행차량 개발을 위한 협력을 하고 있을 필요는 없을텐데요? ㅎㅎ
이말은 곧, 자율주행차량 개발 협의는 진행하고 있지 않지만 전기차 플랫폼 이용에 관한 협의는 진행중이다라고
해석할수도 있는거죠. ㅎㅎ
(3)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
협의를 진행할 필요는 없다? (앞서 말씀드린 자율주행은 공동협력 대상이 아님, e-gmp가 핵심임)
협의를 진행하기는 했었다?
협의를 "지금은" 진행하고 있지 않다?
무엇을 말하고 있을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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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게 현대차와 애플의 관계를 되짚어 보겠습니다.
프로젝트 타이탄은 그동안 하네 마네 말이 많았지만 저는 일단 애플은 자동차 시장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전제를 합니다.
지금 애플이 하고 있는 모바일 기기 시장규모와 앞으로 펼쳐질 자율주행 전기차 시장의 규모는 최소 10배에서 100배 이상 차이가 납니다.
게다가 차량내부에서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사용자 경험 환경 제공은 애플이 가장 잘하는 분야입니다.
1. 애플은 이 새로운 시장을 테슬라가 유린하도록 내버려 둘 수 없습니다. 논-테슬라 진영의 짱이 되고 싶을 것입니다.
2. 그러나 현대차는 아이폰을 생산하는 팍스콘이 되기를 원하는 애플의 어이없는 제안을 받을 생각이 추호도 없습니다.
어차피 현대차는 테슬라를 빠르게 추격하는 원대한 목표를 가지고 모빌리티 시장의 강자로 부상하는 꿈을 꾸고 있었는데
애플이 같이 한번 해보자고 하니 이야기를 한번 나눠본 것입니다.
윈윈할 수 있으면 같이가는게 현대차 입장에서도 좋죠.
그러나 하청 생산기지 역할을 하고 나머지 꿀은 애플이 지금 사업하고 있는것 처럼 하겠다구요? 꿈깨시길...
3. 애플은 대안이 많지 않아보입니다.
E-GMP 같은 HW 플랫폼을 간절히 원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전기차 플랫폼을 개발 완료한 회사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VW의 MEB와 아우디 포르쉐등 럭셔리향 PPE, GM의 BEV3, Toyota의 E-TNGA, 다임러벤츠의 MEA 정도인데
그중 당장 사용할수 있을 정도의 개발은 폭스바겐과 현대차밖에 없습니다.
BMW는 불행하게도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을 포기하였기 때문에 내연차 플랫폼을 전기차로 재활용해야 하는데 걱정스러운 상황.
아무튼 이중 폭스바겐과는 오랜 기간 애플이 협상을 했었지만 무슨 이유인지 결별한 거 같습니다.
지금 현대-애플 협상과정과 유사한 힘겨누기 일수도 있는데 그때는 타이탄 프로젝트 하네 마네 말이 많았던 시기라서요.
지금은 다릅니다. 애플은 이 시장 도전하기로 확실하게 마음먹었습니다. 여러가지 정황 증거들이 많이 있습니다.
만일 애플이 늦어도 2024에 출시할 하고 싶으면 현대차와 손잡는 방법 이외에는 별 대안이 없습니다.
2024년 이후에 출시해도 괜찮으면 플랫폼부터 독자개발할 수는 있겠지만 그러면 시장진입이 너무 늦어지기 때문에 대단히 위험합니다.
4. 일본차와 협의를 진행중이라는 뉴스는 애플측에서 퍼트린 협상용 카드인 것으로 보입니다.
말씀드린대로 일본은 아직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없습니다. 더구나 애플 특유의 비밀주의가 있는데 어떻게 이렇게
현대차와 협상이 중단되자마자 딱 저 뉴스가 도배가 됩니까? ㅋㅋ
진정성이라고는 1도 보이지 않는 허세로 보입니다. 누구에게 메세지 던지고 싶어서 이런 허세를 부릴까요?
그리고 이 협상과정에서 누가 우위에 있을까요?
애플카 생산기지로 현대-기아차 생산시설 이용하고 싶다구요?
다양한 멀티벤더 전략을 채택하고 싶은데 그중 하나로 현대-기아차도 끼어준다구요?
노땡큐 입니다. 현대차 입장에서는 뭐하러 호랑이 키우겠습니까. 그렇지 않아도 계륵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앞으로 모든 빅테크 공룡 IT 회사들이 전부 모빌리티 시장에 들어오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아마존카, 구글카, 마소카, 소니카...
현대차는 얼마든지 구글과 애플 중에서 선택의 폭이 넓죠.
그런데 애플도 그렇게 다양한 선택지가 정말 있나요? 아, 일본 업체요? ㅎㅎ
앗, 소니는 벌써 마그나라는 자동차부품 회사를 생산공장으로 삼은거 같네요.
마그나는 그냥 아무 자동차 회사나 돈만주면 부품 파는 글로벌 자동차부품 업체인데 애플도 소니처럼 하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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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현대차, 기아차 주식 보유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 현대차가 잘되어야 우리나라 주식시장 전반적으로 다 좋아지죠.
현대차, 기아차 주주분들 너무 실망하지 마시라고 썼어요.
어제 몇몇 관련글을 보니 그리 크게 실망하시는 것 같지도 않지만요.
정말 이번에 진입하신 동학개미 주린이 여러분들 훌륭하신 것 같아요. 홧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