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먹었던 도시락반찬들
고등되서는 야자로 두개씩도 싸고 겨울철이면 보온도시락에 싸느라 물 끓이고 국통에 매일 다른 국까지 담겨 있던 도시락
가난해서 생활이 참 어려웠는데도 엄마는 도시락만큼은 굉장히 정성스럽게 매일 다른반찬으로 싸주셨거든요
뒤에 알고보니 외할머니가 많이 편찮으셔서 엄마는 도시락을 못싸들고 학교 다니셨대요 후에 나이차 많이 나는 큰이모가 김치와 밥만 싸주셔서 그게 한으로 남아서 자식들 도시락은 지극정성으로 싸주셨다고 합니다 한번도 맛있는 반찬 담긴 정성들인 도시락을 맛보지 못한 엄마는 자식들 도시락 정성들이면서 많이 부러웠대요
이런 도시락 싸들고 엄마도 학교서 친구들과 맛있게 밥먹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상상도 하셨구요
분주한 아침 곤로와 아궁이를 이용해 음식 만들었던때
아침상도 매일 아빠아침상 새벽일찍 따로
우리들 아침상 따로 매일 차려내고
도시락반찬 4형제걸 매일 싸셨던 엄마
집에서 밥먹을땐 반찬이 부실하고 고기는 일년에 몇번 먹지 못했지만 도시락반찬은 늘 세가지정도 싸주셨어요
김치도 그냥 싸주시지 않고 들기름에 볶아 깨뿌린 볶음김치하나
들기름에 직접발라 구워낸 김구이하나는 늘 빠지지 않게
따로 담아주셨구요
어묵볶음 계란말이 뱅어포무침 감자볶음 분홍소시지 두부조림
계란간장조림 동그랑땡 오징어볶음
아주가끔 일년에 한두번 돼지불고기랑 비엔나소시지
이런반찬들은 또 따로 반찬통에 넣어주셨어요
김치랑 섞이지 말라구요
반찬통도 플라스틱으로 된 양쪽 잠금이 튼실한걸로 만든
여동생과 나는 분홍색 도시락통
오빠 남동생은 파란색 도시락통
수저집도 같은 세트로 담아주셨고 숟가락 젓가락도 색상 있는 이쁜걸로요
저런 반찬에 볶음김치 김 따로 싸고 가끔 계란후라이 따로 해서 밥위에 올려주기도 하셨구요
일년에 한번 소풍때 빼고 큰도시락통에 김밥 넉넉히 싸서 친구드롸 먹으라고 싸주시기도 했어요
그김밥 싸시느라 새벽 일찍일어나 우리들 아침밥으로도 주시느라 엄청 많이 싸셨구요
친구복이 많아 친구들 많았는데 도시락 친구들과 먹을때
늘 여러친구들 모여 먹으면서 친구들이 내반찬 엄청 맛있다고
거의 다 먹었는데 나는 그게 참 좋았던것 같아요
김치하나만 일년내내 싸오던 친구
나처럼 반찬 몇개 싸오던친구
맛있는반찬 하나 싸오던친구
참 다양한 친구들이 모여 밥멉었지만 그때 친구들 그런거에 기죽지 않고 서로 맛있는 반찬 먹겠다고 쟁탈전했는데 그게 즐거운 기업으로 남아있었거든요
졸업후 사회나가 학창시절 친구들끼리 모여 그런이야기 하며 알았어요 내색 안했지만 김치만 싸왔던 친구는 점심시간 싫었다고
다른친구들 반찬 부러웠다구요 그친구 넉살좋고 이쁘고 공부잘하는 모범생였는데 그친구도 그런 감정였구나 뒤늦게 알았어요
형제들 하교하면 부엌에 놓인 커다란 파란 빨간 소쿠리 두개에
나눠 도시락 꺼내 넣어뒀어요
그많은양 설거지해서 행주질한후 다음날 또 그렇게 반찬 밥 싸줬던 우리엄마
늘 시장가서 매일 도시락 반찬거리 사오시고 반찬 뭐 싸냐던 엄마
가족들 식사보다 도시락에 더 신경 쓰셨는데 지나고 보니 그거 아무나 해줄수 있는게 아니였네요
하나둘 졸업해서 도시락에서 해방됐을때
속시원하다면서도 형제들 집밥 안먹어 반찬 많이 안만들어 좋다시더니만 내가 회사 다니면서 도시락 싸달라고 했을때
또 그렇게 좋아하셨어요
두달쯤 여직원끼리 도시락을 먹었는데 그때 나를 위해 한개의 도시락을 싸줬던 엄마
학창시절 처럼 그렇게 또 정성들이시더라구요
후식 과일통 하나
마른반찬 두개
볶음김치랑 김구이 계란후라이까지..
여직원들이 뭔 도시락이 이리도 찬란하냐며 엄마가 정성들인 도시락반찬 다 여직원들이 먹었어요
안되겠다 싶어 다시 식당가서 먹었죠
도시락반찬은 그시절 우리에게 내삶의 모습이 어느정도 오픈되는 그런 도구랄까요?
근데 나는 엄마덕분에 빈곤한 우리삶과 다른모습으로 친구들에게 보여진것 같아요
1. 저는
'21.2.4 12:27 PM (223.39.xxx.200)5형제인데 엄마가 도시락 싸준거 극히 드물어요. 저희끼리 김치 싸갔는데 자식을 줄줄이 낳기만 하고 크기는 절로 큰듯해요
밥은 먹여주시고요2. 진짜
'21.2.4 12:30 PM (112.154.xxx.39)저는 몰랐어요 자식들 도시락을 안싸주는 엄마가 있다는걸요 상상도 못했는데 내가 학교 다니던 70 80년대 그런 집들이 꽤 있었더라구요
3. ㅇㅇ
'21.2.4 12:34 PM (182.227.xxx.48)정말 부럽네요.
정말 어디 내놓기 부끄러운,성의없이 싼 도시락만 들고다녔네요.
김치국물 줄줄 새고 가방은 늘 냄새나고...
도시락 열어서 먹는게 늘 창피했어요.맛도 더럽게 없고.
담임도 놀리고...
전 소풍때 애들 도시락은 엄청 신경써서 싸줬네요.ㅎ
도시락 한이 맺혀서...4. 김치
'21.2.4 12:41 PM (115.139.xxx.187) - 삭제된댓글친구들과 김치국물 흐르던 도시락에 앞뒤로 둘러앉아 맛있게 먹던 생각 떠올라요. 그립구요.
5. ......
'21.2.4 12:42 PM (211.250.xxx.45)3남매였는데 집이랑 학교가 가까워서 엄마가 종종 따뜻한 도시락싸서 갖다주셨어요
고3때는 남동생이나 엄마가 자전거타고 도시갈 가져다주시곤했어요
물질의 가난보다는 마음적으로 사는게 힘들면 아이들 도시락이건 뭐건 신경을 못쓰게 되는거같아요
진짜 도시락은 사랑인데...ㅎㅎ
요즘 애들 알라나몰라요6. ..
'21.2.4 12:49 PM (223.39.xxx.169)엄마가 음식솜씨는 엄청좋으신데
예쁘게데코하고 이런데는 신경안쓰셨어요
그당시 친구들예쁜도시락통 수저통 물통도 부러웠는데
저희는 그냥 양은도시락 물통도 플라스틱냄새나기도하고요.예쁜 캐릭터도시락들고다니고, 그당시 친구중에 외동인아이가 있었는데 매일반찬 10가지를 싸가지고 와서 부러웠던 기억이...
늘손수 맛있는음식, 간식해주셨지만 이게 조금 미련으로남아
아이도시락 식단은 인스타에 나오는 사진처럼 차려줘요
아이친구들은 저희집에서 밥먹고가면 또 오고싶다고...
친정가면 엄마한테도 차려드리면 식당에온거같다고 예전에 이렇게 못해줬는데 미안해하세요
그당시 자식들안굶기고 열심히 사셨으니 괜찮다했어요7. ㅇㅇ
'21.2.4 12:57 PM (180.230.xxx.96)글보니 저랑 비슷한 세대인것 같은데
정말 어머님이 정성껏 싸주셨네요
그때당시 뱅어포나 고기반찬은 좀 있어보이는 반찬이었는데 ..ㅎ
저는 보온도시락이 그렇게 부러웠어요
그래서 얼마전 구입했어요
아침 먹고 도시락싸서 저녁에 먹기도 하고 했어요 ㅎㅎ8. 편모가정
'21.2.4 1:34 PM (223.62.xxx.58)새벽일 나가시던 우리엄마. 꼬박꼬박 도시락 싸주시고
소풍날엔 김밥도 맛있게 싸주시고.
반찬 그릇 다 투박해도 맛있고 따뜻한 엄마밥이 최고였어요.9. 저희엄마도
'21.2.4 1:50 PM (119.204.xxx.215) - 삭제된댓글도시락 만큼은 전교에서 젤 이라고 할만큼 신경 써주셨어요.
아빠. 우리 삼남매가 도시락을 2개씩 싸서 다닐땐 그 엄청난 양을 어찌 싸주셨는지...
그 당시엔 반찬통이 넘 여러개라 무겁다고 짜증만 냅다 내던 나쁜딸이였음.
뭐라하면 아이고, 고것 가지고 어떻게 밥을 먹냐고 라면봉지에 김도 구워 꼬박 넣어주심.10. 우리엄마
'21.2.4 2:16 PM (112.154.xxx.39)우리엄마도 그말씀 맨날 하셨어요 반찬하나로 어찌 밥을 먹냐구요ㅋㅋ 볶음김치 랑 김은 항상 따로 담아주셨던 음식
4형제 도시락 두개씩 싸던 고등때는 어찌 그많은걸 하셨을까 싶어요 근데 그때 친구들 대부분 형제가 3명 4명5명인 친구들도 많았어요11. ...
'21.2.4 4:21 PM (49.175.xxx.170)제 도시락의 기억은
엄마가 아프셔서
고등학생인 제꺼와 재수하던 오빠 도시락을 제가 쌌어요
30년 지나 뜬금없이 오빠가 도시락으로 싸준 계란찜 어떻게 만들었냐고 물어보길래 과거는 미화되는거야 ㅎㅎㅎ 고딩이 만든 계란찜이 얼마나 맛있어겠냐고 웃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