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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중학교때 날마다 감자볶음만 싸오던 친구가 있었어요

ㅇㅇ 조회수 : 25,734
작성일 : 2021-02-03 20:04:56
제 뒤쪽 대각선에 앉아 있던 친구였는데
저 등교해서 의자에 앉으면 뒤돌아보고 
눈인사 가끔 할까말까하는 수준의 친구.
사실상 말도 안해봤던 친구였어요.
저 뿐만이 아니라 다른 친구들에게도 아예 존재감이 없었죠.

그 시끌벅적한 점심시간에 언제나 미동도 없이 
허리 꼿꼿이 펴고 옅은 미소지으며 
얌전히 홀로 앉아서 밥먹었어요. 
반찬은 언제나 변함없이 감자볶음 뿐.

어찌된 것이 그 친구의 짝은 
늘 주변의 다른 친구들 쪽으로 돌아 도시락을 먹었고
저는 제 자리에서 짝이랑 앞 친구들이랑 먹었던 것으로 기억이 되는데요.
종종 대각선 뒤의 그 친구가 신경이 쓰였답니다.

저도 넉살이 좋은 편은 아니라서
야 이리와서 같이 먹자 이런 말은 못했었구요.
그러다 어느날 점심시간에 도시락을 먹다가
제가 뒤돌아서 아무말 없이 빠른 속도로
그 친구의 감자볶음을 콕 집어들어 먹었어요.
이건 내가 너에게 한걸음 다가가 준거다..이런 의미로.
그 친구는 예상대로 그냥 미소만 짓고 있었죠.

근데 감자볶음이 진짜 너무너무 맛있는거에요.
겉면은 바삭하고 속은 한 없이 부드러운 그런 볶음.
천천히 오래 볶으면 좀 비슷하겠죠.
옛날 쇼트닝 후렌치후라이같은 느낌이면서
느끼함은 전혀 없고 간이 기가 막혔는데요.
그때는 미원을 지금보다 훨씬 많이 쓰던 시기인데
이게 미원맛은 아니고 정말 독특한 향이 났거든요.
너무 맛있어서 뒤돌아 또 먹었어요. 
너도 내 반찬먹어~ 하고 도시락통 들어서 줬더니
자기는 괜찮다고 합니다. 역시 미소지으면서요.
그 감자볶음 맛이 반에 소문이 나서 
점심때마다 감자볶음을 다 뺏기게 되었어요.
웃긴게 그 친구의 먹을 반찬은 없어지는데 
역으로 인지도와 인기가 상승하는 결과를 낳았답니다.
그 친구도 도시락에 싸오는 감자볶음의 양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구요.

요즘도 감자볶음을 보면 그 친구가 떠올라요.
제가 감자를 볶을때는 생각이 안나요.
근데 식당이나 어디가서 반찬으로 나오는 감자 볶음을 보면
두 어번에 한 번 꼴로 그 친구가 떠올라요.
그러니 그게 연간으로 치면 꽤 되는거죠.

저랑은 사실 별 인연도 없는 친구인데
감자볶음때문에 30년 가까이 늘 제 기억속의 오랜 친구에요.
오히려 중학교때 친했던 친구들은 얼굴이 가물가물하네요.
 
IP : 185.104.xxx.4
8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1.2.3 8:07 PM (14.63.xxx.224)

    감자만 집어먹고 친해지진 않았나봐요?ㅎ
    그 후에 어떻게 됐는지도 궁금한데

  • 2. 그 친구
    '21.2.3 8:08 PM (118.219.xxx.224)

    님덕에 인기얻어서
    무지 고마웠을꺼 같아요
    친구엄마도 감자볶음 싸주시면서
    뿌듯하셨을 듯 하고요 ㅎㅎㅎ
    먹어보고싶네요 감자볶음

  • 3. 그러게요
    '21.2.3 8:09 PM (219.249.xxx.43) - 삭제된댓글

    잘 자내는지, 집안이 어려워 감자볶음만 싸왔던 건지, 아님 무슨 이유가 있었던 건지 궁금해요. 글을 재미나게 잘 쓰셔서..

  • 4. 따뜻
    '21.2.3 8:10 PM (221.162.xxx.233) - 삭제된댓글

    원글님마음 고운데요
    그친구분도 그당시 친구야고마워했을것같아요

  • 5. 잘될거야
    '21.2.3 8:10 PM (39.118.xxx.146)

    그 이후 그 친구의 교우관계가 어찌 흘러갔나요 궁금하네요~~

  • 6. 그러게요
    '21.2.3 8:10 PM (219.249.xxx.43)

    잘 지내는지, 집안이 어려워 감자볶음만 싸왔던 건지, 아님 무슨 다른 이유가 있었던 건지 궁금해요. 글을 재미나게 잘 쓰셔서..

  • 7.
    '21.2.3 8:11 PM (61.102.xxx.167)

    제 친구중에 한명은 형제가 많았는데
    반찬으로 늘 참치무침을 싸왔어요.
    캔참치 꼭 짜서 갖은 양념해서

    그리고 한명은 치즈만 싸왔어요.
    그땐 슬라이스 치즈와 모짜렐라 정도만 알 시절 이었는데
    어찌된 건지 그 친구 엄마는 깍두기 모양으로 썬 그 치즈만 반찬으로 싸줬어요.

    나중에 제가 결혼하고 치즈가 흔해진 후에야 그 치즈가 콜비잭 이었다는걸 알았습니다.
    노란색과 흰색이 고루 섞인 치즈 였거든요.

    근데 솔직히 밥반찬으로 치즈가 말이 되나요?? 그땐 그 엄마가 흔하지 않던 워킹맘 이었다는것만 기억 났지만
    암튼 신기한 반찬 이었죠. 울 엄마도 워킹맘 이셨는데 울 엄마는 반찬을 고루 싸주셨는데
    암튼 그 치즈는 아직도 생각 나요.
    다들 치즈맛이 익숙할때가 아니라 늘 치즈도 남겨 갔었답니다.
    그 친구도 우리 반찬 먹고요 ㅋㅋㅋ

  • 8. ㅇㅇ
    '21.2.3 8:12 PM (185.104.xxx.4)

    학년 거의 말이었거든요.
    저도 성격이 그 친구랑 비슷해서
    친해질 새도 없이 학년이 바뀌어서 다른반이 되었던것 같아요

  • 9. ....
    '21.2.3 8:14 PM (110.70.xxx.213) - 삭제된댓글

    잼나네요.

  • 10. 훈훈
    '21.2.3 8:15 PM (114.203.xxx.20)

    그땐 따뜻했네요
    요즘은 왕따나 은따 등이
    놀이가 된 거 같던데...

  • 11. ....
    '21.2.3 8:15 PM (110.70.xxx.213)

    잼나네요 저 학창시절에도 늘 감자 싸왔던 친구가 생각나네요

  • 12. 우와
    '21.2.3 8:15 PM (211.215.xxx.21)

    짧지만 재밌는 글이에요.
    전 감자볶음을 좋아하진 않지만 추측해보건대 그 맛은 마가린이 아니었을까요?
    점심 혼자 먹는거 그맘때는 정말 힘든 일인데 꼿꼿이 혼자 먹었다는 걸 보면 평범하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전 한 반 65명 한 학년 15개 반이었던 시절에 여중여고를 다녔는데요, 반 애들 이름은 다 알았어도 말 한 마디 나누지않고 1년 보낸 친구도 있었던 것 같아요.

  • 13. sandy
    '21.2.3 8:18 PM (222.107.xxx.50)

    아 이런 글 좋아요 :)

  • 14. ....
    '21.2.3 8:18 PM (110.70.xxx.213)

    윗님 저도 그때인데 저는 60명중 30명넘는 친구들과 대화를 한번도 안해봤어요 ㅎㅎㅎ

  • 15. ...
    '21.2.3 8:21 PM (112.214.xxx.223) - 삭제된댓글

    저 감자채볶음 너무 좋아해서
    밥 말고
    감자채볶음만 싸간적도 있어요

    감자조림과 감자채볶음은 사랑입니당ㅎㅎㅎ

  • 16. ...
    '21.2.3 8:22 PM (112.214.xxx.223)

    저 감자채볶음 너무 좋아해서
    밥 말고
    감자채볶음만 싸간적도 있어요

    감자조림과 감자채볶음은 사랑입니당ㅎㅎㅎ

    엄마는 감자까고 채썰기 귀찮다고 자주 안해줬어요

  • 17. ab
    '21.2.3 8:22 PM (223.38.xxx.181)

    저희 반에도 감자 볶음반찬만 싸오던 친구가 있었어요~ 그래서 별명이 감자였는데 하얗고 복스럽게 생겼었고..^^ 원글님 덕분에 저도 옛친구 생각이 나네요~

  • 18. ..
    '21.2.3 8:22 PM (211.184.xxx.190)

    이 글 읽으니...중 1때 같은반 친구가 갑자기 생각나서
    착잡해져요.ㅠㅠ

    76년생인데 중1 1학기까지 사복입었고 2학기부터
    요즘시대 교복을 다시 입었어요.

    A친구는 늘 ....1학기내내 같은 옷만 입있고..
    늘 고개를 숙이고 아무하고도 얘기하지 않았으며
    머리부터 발끝까지 촌스러운...존재감이 0이었어요.

    전 좀 활달하고 친구들이 많았는데
    점심시간에 제가 그 친구도 같이 밥 먹자고 몇번
    끌어들였거든요.
    도시락반찬은 늘 쩐내나는 김한봉지 뿐...
    근데 친구들도 당사자도 그닥 호응이 없어서
    저만 몇 번 챙겨주다 말았어요.

    중2때 반이 나뉘어서 몰랐는데
    학기 중간부터 그 친구가 안 보이긴했어요.
    나중에 알고보니
    새아버지한테 지속적으로 당해서 임신을
    했었던거에요ㅜㅜ
    배가 불러와서 손 쓸 수 없게 되었을 때 학교를
    더 이상 못 나온거죠...

    지금도 열받는 뉴스들 보면 가끔 생각나요.
    어린 나이에 얼마나 처참한 심정이었을지..
    어디 도움받을 곳 없이 혼자 견디던 시간들이었을텐데..
    왜 그리 무관심으로 대했을까..미안해져요.

  • 19. 헐. .
    '21.2.3 8:23 PM (119.198.xxx.60)

    어떻게 그렇게 잔잔하고 평온하게
    매일 혼.자.서. 꼿꼿하게 자리에 앉아
    점심을 먹을 수 있는거죠?
    너무 신기한대요
    보통의 여학생들은 혼자먹는다는걸 들키기 싫어서라도 차라리 교실밖에 나가서 먹던지 할거 같은데.정말 용자?인 분이셨던거 같아요

  • 20. ....
    '21.2.3 8:25 PM (175.198.xxx.100)

    원글님 좋은 분.. 중학교때는 학기초에 어버버 하다보면 중간에 친구 사귀기 너무 힘든 것 같아요. 감자볶음 친구도 친구도 생기고 행복했기를 바랍니다.

  • 21. 진짜 그때는
    '21.2.3 8:27 PM (115.21.xxx.164)

    참치김치볶음이 맛났던 친구 미역줄거리 볶음이 맛있었던 친구 일식 계란말이로 쯔유설탕간해서 매일 가져오던 친구 ... 추억 돋아요

  • 22. ...
    '21.2.3 8:28 PM (218.237.xxx.60)

    원글님 좋은분 같아요 그냥 제가 고맙네요

  • 23.
    '21.2.3 8:28 PM (14.138.xxx.75)

    저는 김치만 싸오는 친구가 있었어요.
    근데 그 김치가 너무 맛났다는

  • 24. ㅠ ㅠ
    '21.2.3 8:30 PM (118.219.xxx.224)

    헉!!!
    저 위에 친구분 글
    너무 속상하네요
    중2이면 아이고 아인데
    너무 안쓰럽네요

  • 25. ....
    '21.2.3 8:32 PM (110.70.xxx.213)

    어휴 218 184님 사연은 정말 분노가 이네요 ㅜㅜ

  • 26. 매일
    '21.2.3 8:36 PM (106.102.xxx.39) - 삭제된댓글

    튀김 반찬을 싸와서 애들이 장난으로 엄마가 시장에서 튀김집 하냐고 물어보면 예민해지고,
    나중에는 반찬통 뚜깡 열면서 어제 친척집 진치였다,돌이이었다 어설픈 변명한던 친구.
    허루도 안 빠지고 어떻게 잔치가 있냐고 뒤에서 수근거렸는데,
    알고보니 진짜 엄마가 시장 노점에서 튀김장사.
    그게 부끄러워서 부잣집 딸 코스프레 했는데,
    지 꾀에 지가 넘어가서 어찌어찌 하다 담임 선생님이 다 토뜨렸어요.
    ㄱㄱㅅ 니네 엄마 시장에서 튀김 정사 하는데,니가 어쩌고 자쩌고...
    걔는 창페해서 울고불고 난리났고요.

  • 27.
    '21.2.3 8:37 PM (175.197.xxx.81)

    초딩때 한 친구가 고추장볶음을 늘 싸왔었는데 와 정말 어린나이에도 그게 얼마나 맛나던지요
    중딩때 한 친구는 늘 김치찌개를 병에 담아 가져왔는데 밥 몇공기 뚝딱할 맛이었어요
    나중에 친구한테 비법을 전수받았는데 김치를 식용유 많이 넣고 볶다가 김치국물이랑 미원을 넣는다고ㅎ
    또 한 친구는 들기름에 잰 김을 라면봉지에 담아왔는데 얼마나 향기롭고 맛나던지요
    울엄마는 소고기랑 김치 듬뿍 넣어 김치볶음밥 잘 싸 줬는데 그게 친구들에게 인기짱이었어요
    먹는거에 관한한 기억이 참 선명하네요ㅎ

  • 28. 저는
    '21.2.3 8:41 PM (124.50.xxx.70) - 삭제된댓글

    40 년전 고등학교때 매일 반찬으로 연어를 구어오는 친구가 있었어요.
    그때 전 첨 연어라는 걸 봤죠...
    따스하게 보온 밥통에 코킹 호일로 곱게 쌓여져있던 선홍색의 연어구이...
    물어봤더니 엄마가 맨날 이거 싸주신다고..
    그땐 연어라는게 참 귀했던 때..

  • 29. ....
    '21.2.3 8:43 PM (110.70.xxx.213) - 삭제된댓글

    ㅎㅎㅎ40년전에 늘 연어구이 반찬

  • 30. ㅎㅎ
    '21.2.3 8:45 PM (180.68.xxx.158)

    전 1년내
    아까무쓰?라는 손바닥만한 생선을 칼집넣어
    밀계빵으로 바삭하게 튀긴 생선까스를 반찬으로....
    인기짱이었죠.^^
    위에 의붓 아버지 성폭행 당한 친구...눈물 나네요.
    우리 깍쟁이 미술샘이
    그친구 비슷한 친구를 여름방학때
    집에 데려가셔서
    낙태수술 시키고 몸조리까지 해주셨죠.
    그 사실을 그반 반장이 었던 친구가 졸업하고 난 다음에 얘기해줬....
    여튼,그친구는 무사히 졸업은 했어요.

  • 31. 저는
    '21.2.3 8:45 PM (118.221.xxx.115)

    국민학교(초등아님) 시절...누가봐도 초라하고
    남루했던 친구가 생각나네요.
    늘 김치만 싸왔는데 그 김치도 아이가 먹기엔
    시고 쪼그라든 김치였고 심지어 자르지도 않고
    손으로 줄기만 뜯어낸 김치였어요.
    노란 양은 뚜껑으로 반쯤은 가리고 늘 혼자 먹던
    그 아이가 안쓰러웠지만
    저도 극내성적이고 소극적이어서 말 한마디 못해봐써요. 용기도 없었고 그 친구한테 이 옮을까봐
    그것도 겁났거든요. 너무 어렸죠..ㅜㅜ

  • 32. ㅇㅇ
    '21.2.3 8:57 PM (134.73.xxx.160)

    고3때 친구가 싸온 마늘 장아찌
    고3이라 엄마들이 신경 써서 반찬들이 그당시 핫한 햄.쏘세지 고기일색
    곁들여 먹는 마늘 장아찌가 너무나 상큼하고 맛있던지
    점심 같이 먹던 우리들, 그 친구한테 고3내내 마늘장아찌만 싸오라고 했죠
    그 친구는 그래도 되냐며 ㅎㅎ 친구엄마는 1년내내 완전 편하셨을듯
    빈도시락에 마늘 껍데기수북~
    추억돋아요

  • 33. ..
    '21.2.3 9:07 PM (14.47.xxx.152)

    어우..원글과 댓글 너무 좋아요.ㅜㅠ
    가슴이 뭉클하네요.

    도시락 싸서 학교 다니던 시절..

    저는 고등때 아침을 꼬박꼬박 먹고가서
    배가 안고픈데./

    친구들은 아침 못먹었다고 2교시. 3교시 쉬는 시간에
    도시락을 먼저 먹었어요

    저는 점심시간 먹어야했는데
    친구들에게 밥 다 먹지말고 남겨서
    나랑 점심때 같이 먹자고 하고

    그럼절친은 밥을 꼭 남겨서
    저랑 점심시간에 같이 먹어줬죠

    그렇게 밥을 한 시간 간격으로
    나눠 먹기 힘든데..^^;;

    점심때 밥먹을 친구해주느라
    그런 번거로운 일을..

    그 친구들이랑 30 년 넘게 친구하고 있어요.^^

  • 34.
    '21.2.3 9:12 PM (58.120.xxx.107)

    짧은 청춘 우정 드라마 같아요.
    그 친구도 원글님을 좋은 맘으로 기억하고 있을 듯

  • 35. ..
    '21.2.3 9:20 PM (112.144.xxx.150)

    원글 댓글 다 좋네요.
    긴긴 겨울밤 두런두런...

  • 36.
    '21.2.3 9:30 PM (223.38.xxx.229)

    따뜻하고 귀여운 글에 저런 댓글 쓰고싶을까?
    당신말야 당신, 튀김집 딸 얘기 쓴 사람.
    선생도 재수없고, 댓글로 친구 이름 초성 쓰는 저 심보.
    예쁜 글에 똥칠하고 있어요? 못 됐다.

  • 37. 윗님
    '21.2.3 9:44 PM (106.102.xxx.39) - 삭제된댓글

    본인이세요?
    영주 아파트 살면서 거기 안 사는 척,다른 버스 타고 산복도로를 걸어 올라 집에 가던...
    오빠 있으면서 부잣집 외동딸이라고 뻥치던.
    이불 속에 용돈 모아놓고,매일 친구들한테 얻어 먹고,
    그 돈 모아서 게스 청바지 사입던.

  • 38. 김치
    '21.2.3 9:52 PM (110.70.xxx.160)

    울엄마가 김치담그는 솜씨가 환상이었어요
    남동생이 김치싸가지고가면
    아이들이 다 뺏어가고
    자기자린엔 친구들이 싸가지고온
    진해진미들이 수북히
    남동냉초1때 아버지돌아가시고
    엄마가 혼자 우리키우셨는데
    김치뿐 뭐가있겠어요
    눈치챈 남동생 고딩친구들이
    일부러 그랬는지 아니면 진짜
    김치가 맛있었던지
    동냉은 그래도 엄마솜씨
    를 믿더라구요
    안쓰러운 내동생

  • 39. oo
    '21.2.3 9:58 PM (59.13.xxx.203)

    윗댓글님 뭔가 왠지뭉클해요........
    친구들 맘도 예쁘고
    김치도 맛있었을 것 같아요
    안스러워 하는 누나 마음도 알 것 같고
    동화같아요

  • 40. 어머머
    '21.2.3 10:21 PM (1.177.xxx.76)

    저랑 너무 비슷한 추억을 공유하고 계셔서 깜놀.
    저도 중학교때 당근볶음만 도시락 반찬으로 줄곧 싸오던 친구가 있었어요.
    감자볶음은 흔한 반찬이었지만 당근볶음은 도시락 반찬으로 잘 먹지 않아서 참 신기하다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정말 단 하루도 빠짐없이 똑같이 당근볶음 하나만 싸왔어요.

    그 아이 뒤가 내 자리라 점심시간이면 같이밥을 먹을때가 많았는데 자기 반찬은 먹지 않고 내 반찬만 먹어서 저는 반찬이 부족해서 그 아이 당근볶음으로 밥 먹을때가 많았어요.
    그런데 그 아이가 싸왔던 당근볶음이 유난히 달고 맛있었어요.

    그 아이 덕분에 잘 먹지 않던 당근이 맛있는 야채라는걸 알게 됐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친구 엄마가 홀어머니였는데 시장에서 당근 장사를 한다는걸 알게 됐어요.
    1년내내 당근 반찬만 싸주는 엄마를 원망하고 부끄러워 했을수도 있을텐데 그 아이는 전혀 주눅 들지 않았고 당당하고 밝았어요.

    저도 당근만 보면 그 친구 생각이 나요.
    가난했지만 밝고 건강했던 그 친구...잘 살고 있겠지 하구요.

  • 41. ㅇㅇ
    '21.2.3 10:43 PM (49.142.xxx.33)

    어쩌면 이리 글 내용도 예쁘고, 무엇보다 글을 깔끔하게 술술 읽히게 잘 쓰시는지.....
    전 세상에 부러운 사람이 거의 없는데 글을 잘 쓰는.. 정확하게는 원글님처럼 간결하고 술술 잘 읽히는 글을
    쓰는 분이 제일 부러워요.
    잔잔한 수필같은 내용에 반전도 있고, 즐겁게 잘 읽었고요.
    무엇보다 원글님이 정말 좋은 분이시네요....

  • 42. ㅇㅇ
    '21.2.3 10:47 PM (49.142.xxx.33)

    저도 생각나는 일화 하나가, 저희 초등(국민)학교때는 급식을 먹는 애들도 있고, 도시락을 싸오는 애들도 있었어요.
    전 급식에 나오는 빵이 너무 먹기가 싫었어요. 그냥 맨빵에 땅콩 좀 들어있고, 급식 조합이 대충 빵 국 우유 그런 종류였어요.. 하도 오래 전 일이라 기억이 가물가물...
    근데 그 급식을 부러워하는 애들도 있더라고요. 전 도시락이 훨씬 좋은데요.
    그래서 옆에 친구가 싸온 도시락과 제 급식을 매일 교환해서 먹었어요.
    그 친구가 거버이유식병에 얼갈이김치라고 해야 하나 그런 종류의 김치를 매일 싸오는데
    그 김치 맛이 지금도 생각날정도로 너무 시원하고 맛있었어요.
    지금도 생각나요. 거버 유리병속의 초록색 얼갈이 김치... 그 친구 이름은 잊었네요.. 얼굴은 어렴풋이 떠오르지만...
    친구야 니네 엄마 김치 솜씨 킹왕짱!!! 40년이 훨씬 넘게 지난 지금도 기억이 확실히 난다 ㅎㅎ

  • 43. ...
    '21.2.3 11:37 PM (222.96.xxx.6)

    전 참 어렸어요
    중학교때 두근두근하면서 도시락뚜껑열었던 일이 기억나요
    엄마의 기분에 따라 반찬이 바뀌어서요
    어느날은 오뎅볶음만 달랑 넣어줘서 챙피했던 기억이나요

  • 44. 도시락
    '21.2.4 12:30 AM (112.154.xxx.39)

    친구복 많았던 저는 중학교때는 7.8명 모여 같이 먹었는데 그친구들 도시락이 엄청 화려? 했어요
    공부잘하고 모범생 친구들이라 도시락도 그리 잘싸온건지 몰라도 자리가 모자라 서서 먹는 친구도 있었는데 늘 도시락먹을때는 친구들이 많이 모였어요
    저는 그냥 평범 해서 반찬 두가지정도

    다른친구들은 반찬이 세가지 김따로 싸오고 거기에 국물김치도 싸오고 후식으로 과일도 싸오던 친구들
    덕분에 진짜 푸짐하게 잘먹었어요
    김밥 가끔 싸오는 친구는 늘 넉넉히 두세통 싸와서 같이 먹었구요

  • 45. 엄청부자친구
    '21.2.4 12:40 AM (112.187.xxx.213)

    매일 도우미 언니가 삼단 찬합을 들고 점심때 교실로
    가져왔어요
    혼자서 늘 찬합을 책상가득 펼쳐놓고 혼자 먹는데
    어찌나 당당한지ᆢ
    혼자 먹으면서도 온동네 얘기에 참견하고 웃고
    떠들면서 먹더라구요
    전 가끔 포크들고가서
    그친구 반찬 집어먹으며 짧은대화 나누기도 하고
    여튼 그친구 반찬 탐내는 사람은
    식탐많은 저 뿐이었어요 ㅎㅎ

  • 46. 다케시즘
    '21.2.4 12:40 AM (119.67.xxx.249)

    고3 때 제 앞자리 친구가 매일 감자볶음과 콩자반 반찬을 싸왔어요.
    점심시간에 그 친구가 반찬 뚜껑 열 때마다 제가 다 가슴 두근두근
    또 똑같은 감자볶음이랑 콩자반 반찬이 나오면 친구가 실망하는 마음이 저한테도 전해지는 듯해서 저도 덩달아 실망했던 기억나요.
    엄마가 아프다고 했었는데 아마도 직장 다니는 언니가 매일 도시락을 싸줬던 듯
    그래도 이 친구는 공부도 잘하고 예뻐서 졸업 후 하나은행에 들어갔어요. 지금은 과장 승진했을 듯.

  • 47.
    '21.2.4 12:59 AM (113.10.xxx.49) - 삭제된댓글

    도시락하면 교실의 따끈한 겨울 난로가 생각나네요.
    담임 선생님이 아침 출근하셔서 난로 피면 애들이 양은 도시락을 다 거기에 놔두었죠. 열어보면 잘 싸온 애들도 많지만 아닌 애들은 김치에 멸치만... 그래서 언제부턴가 담임께서 주 1회 정도 큰 용기에 따뜻해진 밥과 애들 반찬다 모아 참기름넣고 비빈 밥을 각자 가져간 후 난롯가에 둥글게 앉아 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따뜻한 온정과 배려가 가득했던 우리반교실.. 다른 학교도 그랬겠지만 뭐 하나 있으면 그렇게 나눠먹고 담날 다른 걸로 보답해오고 하는 오고 가는 정이 많았던 80년대 학창시절이었네요. 요새 애들은 학교 급식을 해서 이런 추억들이 없겠죠.

  • 48.
    '21.2.4 1:29 AM (180.228.xxx.218) - 삭제된댓글

    우리반에도 진짜 맛있는 감자볶음 싸오는 친구가 있었어요.
    색다른 향? 아니 맛이랄까...
    식용유에 볶았을텐데 도대체 그게 뭐가 달랐던건지. 모양은 일반적인 감자볶음인데 진짜 맛있었어요.
    내 나이 50 다 됐는데 아직도 그때 그 감자볶음이 제일 맛있었어요. 그 시대에 올리브유를 쓰셨나 싶어서 올리브유에 볶아도 그맛이 아니고. 맛소금으로 해봐도 아니고... 아 갑자기 그때 그 감자볶음이 너무 생각나네요.

  • 49. ㅇㅇ
    '21.2.4 1:47 AM (116.121.xxx.193)

    술술 읽히는 따듯한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을 읽다보니 30년 전 도시락 먹던 그때로 돌아간 것처럼 그 맛과 냄새가 훅 느껴져요
    유리병에 김치, 밥에 계란 후라이, 비닐에 구운김, 때론 간장에 때론 고추장에 볶은 짭조름한 멸치, 계란말이나 두부부침 소세지 등등
    다들 친구들과 함께 먹었던 다양한 반찬들 얘기하시는데
    저는 친구들 반찬은 잘 기억 안 나고 학년 바뀔 때마다 때론 절친들이랑 때론 어색하게 근처자리 친구들과 먹었던 여러 순간들 속에
    선명하게 엄마도시락반찬 맛이 기억이 나요
    아이셋 도시락 두개씩 여섯개를 싸고 밤이면 그걸 다 설거지하고 없는 살림에 반찬 골고루 챙겨주려 애썼던 딱 지금 제나이 정도의 엄마가 한없이 보고 싶네요
    마지막에 많이 편찮으셔서 물한모금 못드시고 돌아가신 엄마의 기억이 큰데
    원글님 글 읽고 도시락 떠올리니 쌩쌩하던 엄마가 너무 그립네요ㅠㅠ

  • 50. ㅇㅇ
    '21.2.4 1:54 AM (180.230.xxx.96)

    저는 도시락은 아니고 고등학교때 당면이 들어간 고추튀김을 간식으로
    싸온 친구가 있었어요 많이 친하진 않았지만 그날 한개 얻어먹었는데
    정말 맛있어서 지금도 가끔 생각날정도예요
    좀전에도 고추튀김 유명하다는곳 찾아봤네요

  • 51. ㅎㅎ
    '21.2.4 5:01 AM (118.69.xxx.146)

    저는 진미채랑 고추장 싸오던 친구..
    그 당시 진미채가 고가였는데 그 친구가 그거 싸오면 친구들이 다 달려들었었죠. 요즘도 가끔 생각나 맨밥에 진미채 고추장 찍어먹어요. 근데 요즘 진미채는 너무 달달하네요.

  • 52. 플랜
    '21.2.4 8:12 AM (125.191.xxx.49)

    제 친구중에 고추장 공장을 하는 부모님을 둔 친구가 있었어요
    도시락 반찬으로 자주 고추장을 싸왔는데 달달한게 넘 맛있더라구요
    시판 고추장은 그때 첨 먹어본거라 제 반찬과 바꿔 먹었지요

    또 한 친구는 부모님이 중국집을 하셔서 단무지 무침을 종종 싸왔어요
    그때도 자주 바꿔 먹은듯....그 맛을 잊지못할것 같아요

  • 53. ....
    '21.2.4 8:57 AM (175.223.xxx.8) - 삭제된댓글

    그 친구 그 후에도 혼자 밥먹었나요?
    꼭 알려주세요

  • 54. ㅇㅇㅇ
    '21.2.4 8:58 AM (175.223.xxx.8) - 삭제된댓글

    그 친구 그 후에도 반찬만 빼앗기고
    혼자 밥먹었나요?
    꼭 알려주세요

  • 55.
    '21.2.4 9:05 AM (59.8.xxx.236)

    앞자리 친구 둘이 뒤돌아서 넷이 매일 양푼 비빔밥 해먹었어요^^
    교실에 양푼 상비해놓고 ᆢ알타리 지짐 너무 맛있는 친구는 매일 그것만 싸오고 멸치볶음등 나머지 반찬들 쏟아넣고 비벼먹었는데ᆢ벌써 35년전 일이라 아주아주 맛있었다만 기억나고 구체적으로 무슨 맛이었는지는 전혀 떠오르지 않지만ᆢ원글님 덕분에 햇살환하던 그날의 한장면에 행복하네요. 감사합니다~

  • 56. ^^
    '21.2.4 10:03 AM (183.99.xxx.150)

    어쩜 묘사하신것처럼
    그대로 교실안 풍경이 그려지네요.

    먼저 물꼬를 틔어주신 원글님은
    참 따뜻한 분 ^^

  • 57. 오늘
    '21.2.4 10:12 AM (116.34.xxx.62)

    아침에 재수시작한 딸아이 도시락반찬으로 감자볶음쌌어요. 감자볶음이 식으면 맛이 없을텐데 하면서 처음으로 싸줬는데.. 딱 이 글을 봤네요.
    궁금해요 어떤맛인지. 사실 집에서는 모짜렐라치즈까지 같이 하는데 따뜻할때 먹어야 맛이 있거든요. 오늘 계란말이,감자볶음, 낙지젓갈, 족발고기조림이 반찬이였어요^^ 정말 아침마다 도시락싸면서 아 재수 흑ㅠ..
    그래도 저 고3때 엄마가 늘 쥐포무침만 싸주셔서 ㅎ 친구엄마가 그 반찬싸줄려고 하는데 친구가 엄마에게 그건 친구가 맨날 싸와 넣지마 ㅋ 그랬대요. 그래서 우리딸에게는 맛있는 도시락을 싸주고싶은데 쉽지않네요^^

  • 58. 쵸코코
    '21.2.4 10:23 AM (1.240.xxx.158)

    저는 60년대말 국민학교 다닐땐데요, 우리 반에 빵공장 외동딸이 있었어요.
    영양상태가 좋았는지 피부가 좀 희고 목소리에도 윤기가 돌았어요.
    1,2학년땐 미국원조로 들어온 옥수수빵을 간식으로 받았는데 정말 맛있었죠.
    수업이 끝나면 분단별로 청소를 시키고 옥수수빵을 나눠 주셨어요.
    제가 생에 처음으로 먹어본 빵은 그 옥수수빵이 전부 였는데, 그 아이 집에선 앙꼬빵도
    만들고 하는 빵공장을 하고 있었다 해요.
    그 친구는 '마호 보시락'이라고 보온도시락을 가지고 다녔는데 아마 전교생중 그애 한사람밖에
    없었을 거예요. 김이 모락모락 나는 둥근 도시락 뚜껑을 열때 희고 토실한 그애의 손이 아직도
    생각 나네요. 그런데 그만 누군가의 실수로 마호도시락이 깨져 버린 거예요.
    지금은 이중스텐으로 보온이 되지만 그땐 반짝이는 유리 같은걸로 속이 되어 있었던거 같아요.
    누군지 얼마나 가슴이 뛰였을까요?
    그런데 그 아인 아무렇지도 않게 혼잣말로 '괜찮아' 그러더라구요.
    그리고 몇일후 다시 다른 마호도시락을 가지고 다녔어요.
    그때 '엑스포'란 단어를 처음 들었었고 일본엑스포에서 사왔다고 그랬던것 같고...
    저는 가끔 앙꼬빵을 보면 그 아이 생각이 나요.
    이름도 잊지 않았구요.

  • 59. 저는
    '21.2.4 10:25 AM (211.206.xxx.52)

    오이지 무침과
    줄줄이 비엔나 소시지로 케찹간장넣어 볶음밥
    엄마가 자주 싸줬는데
    친구들이 그걸 기억하더라구요
    그 음식보면 제 생각난다고
    제가 엄마 나이가 되어보니 여러가지로
    우리 엄마에게 너무 고마워요

  • 60. .....
    '21.2.4 10:49 AM (203.251.xxx.221) - 삭제된댓글

    시그니처 김치볶음 싸 오던 친구가 있었어요.

    한 친구는 도시락에서 밥을 한 숟가락 뜨고는 수다를 시작해서.....................
    그 사이 우리는 밥 다 먹었고요
    걔는 '에이 밥 맛 없다'하고는 도시락 탁 덮었어요

  • 61. .....
    '21.2.4 10:49 AM (203.251.xxx.221)

    시그니처 김치볶음 싸 오던 친구가 있었어요.

    한 친구는 도시락에서 밥을 한 숟가락 떠서 손에들고 수다를 시작해서.....................
    그 사이 우리는 밥 다 먹었고요
    걔는 '에이 밥 맛 없다'하고는 숟가락 밥을 도시락에 털어 놓고 도시락 탁 덮었어요

  • 62. 감자볶음 ?
    '21.2.4 11:26 AM (175.194.xxx.16) - 삭제된댓글

    하니까 저도 그 옛날이 생각나요.

    고1때 짝꿍이 매일 감자채 볶음을 싸왔는데
    쫄깃쫄깃 너무 맛있었던 기억에
    나중에 집에서 몇번을 흉내 내봤는데도 그 맛이 안났어요..

    인쇄업을 했는데 제가 가출해서 일주일을 그집에 가있던 생각도 나네요.
    철없었지만 돌아보면 즐거웠던 시절들..

  • 63. ㅌㅌ
    '21.2.4 11:28 AM (42.82.xxx.142)

    글이 너무 재밌네요
    감자볶음 하나로 이렇게 알차게 글쓰시다니..
    방송으로 나와도 될것 같아요

  • 64. ....
    '21.2.4 11:32 AM (182.211.xxx.105)

    저만큼 친구반찬 잘먹은 사람도 없을껄요.
    친구엄마가 전집을 하셔서 전날 팔고 남은 전이 반찬이었어요.
    매일 잔치집..ㅎㅎ
    정작 그친구는 전을 안먹더라구요.질린대요.
    참 좋았는데..그때..

  • 65. ㅅㅅ
    '21.2.4 12:27 PM (175.223.xxx.145) - 삭제된댓글

    댓글도 따라
    응답시리즈를 보는.느낌 좋네요-

  • 66. ..
    '21.2.4 12:51 PM (175.196.xxx.172) - 삭제된댓글

    감자채 볶음을 식구들이 좋아하는데 은근 껍질 벗기고 채치고 하는게 손 많이 가서
    잘 안하게 된다는거. 그 친구는 감자볶음을 정말 좋아한 느낌이네요

  • 67. ...
    '21.2.4 1:07 PM (122.40.xxx.155) - 삭제된댓글

    고등때 같은반 친구가 싸온 유부초밥 먹고 깜놀..다진쇠고기가 들어갔던거 같은데 쌀도 찹쌀로 만드셨는지 태어나서 처음 먹어본 맛이었네요..반장은 나였는데 그친구 엄마가 육성회장이어서 항상 학교 자주오고해서 담임쌤이 엄청 이뻐했네요..약간 부러움도 느끼고..그당시 난 우울 어둠의 대명사였는데 그친군 항상 밝고 명랑하고 착했어요..그시절 그립기도 하지만 다시는 돌아가고싶지않네요.

  • 68. 저는
    '21.2.4 2:07 PM (121.133.xxx.7)

    시큼한 파래무침과 김치만 싸주셨어요.
    별식으로 김밥을 싸면 김안에 김치만....
    예쁜글들이 많아 위로도 받았는데 제의 기억이 나니 좀 우울해 지네요.
    저도 아이를 낳고, 나이를 먹었는데요. 저는 아이가 너무 귀하고 예뻐서. 엄마가 내게 왜 그랬을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 69. ㅇㅇ
    '21.2.4 2:16 PM (106.102.xxx.114)

    저는.님 저도 그랬어요
    항상 멸치.콩장.
    기분좋은 날은 김치볶음.
    도시락열기가 부끄러웠어요
    친구도 없어 항상 혼자 먹고..
    집에서 맞고 다녔으니, 매사 위축될수밖에 없었던거 같아요. 떠올리기도 싫은 암울한 시절이네요
    뭐 덕분이라면 그렇지만 ..음식에 신경많이 쓰고
    더 섬세하게 표현많이 하는 엄마가 되긴했네요

  • 70. ㅇㅇ
    '21.2.4 2:18 PM (106.102.xxx.114)

    저도 힘들었지만
    임신하고 출산에 수술하는 아이들도 있었다니..
    잠시나마 그분들이 지금은 제발 행복하시기를 기도했습니다..

  • 71. **
    '21.2.4 2:33 PM (182.228.xxx.147)

    도시락 반찬에 대한 추억이 참 오랫동안 잊혀지지가 않죠.
    저도 지금까지 가끔 생각나는 친구들이 몇명 있는데요.
    중학교때 그아이는 심장병을 앓고 있어서 얼굴은 늘 창백하고 말랐는데 도시락 반찬이 항상 콩나물무침이었어요. 매일...수술도 힘들던 시절이었으니 아직 살아나 있을지...지금도 생각나고 궁금해요.
    또 한명은 김치반찬을 싸오던 친군데 생김치에 기름범벅이었던게 너무 신기했어요.
    김치를 기름을 넣고 담그는것 같던데 혹시 주위에 그런집이 있나요?
    또 한명은 그 어려운 시절 매일 매일 불고기 반찬을 싸오던 친구가 있어요. 부모님이 정육점을 하던 친구였는데 질리지도 않는지 친구랑 나눠 먹지도 않고 혼자만 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벌써 40년도 지났네요.

  • 72. 호이
    '21.2.4 2:54 PM (218.234.xxx.226)

    메뚜기반찬 싸주셔서...교실초토화 쿨럭 맛있는데 왜들그래 아마츄어같이

  • 73. ^^
    '21.2.4 2:57 PM (125.139.xxx.194) - 삭제된댓글

    저기 쵸코코 댓글단분
    마호도시락 갖고다닌 맘좋은 그 친구는
    지금 잘사나요?
    그시절에 마호도시락 이라..
    잘살았던집 딸이였군요

  • 74. ^^
    '21.2.4 3:01 PM (125.139.xxx.194) - 삭제된댓글

    저기 쵸코코 댓글단분
    마호도시락 갖고다닌 맘좋은 그 친구는
    지금 잘사나요?
    그시절에 마호도시락 이라..

  • 75. ㅁㅁ
    '21.2.4 4:27 PM (125.179.xxx.214)

    맘이 따듯해지는
    아름다운 글이네요~

  • 76. 내일
    '21.2.4 6:56 PM (222.233.xxx.143)

    좋은글 좋은댓글 두고두고 볼려구요

  • 77. ㅇㅇ
    '21.2.4 7:21 PM (118.235.xxx.212)

    지금까지82에서 읽은글중 가장아름답고 빛나는글
    사랑합니다 원글님마음

  • 78. 비엔나
    '21.2.4 7:41 PM (49.195.xxx.153)

    저는 줄줄이 비엔나만 내내 싸오던 친구가 있었어요..
    저하고 밥을 먹으려고 다른반에서 일부러 오는 친구라 둘이서 밥을 먹는데 전 비엔나 소시지도 안좋아 하는데 그 아이가 내 반찬을 먹으니까 어쩔수없이 6개월이나 억지로 먹었어요 ㅠㅠ
    친구야 난 그 뒤로는 줄줄이 비엔나는 쳐다도 안봐 ㅎㅎ
    차라리 계란 입힌 빨간 소시지였음 좋았었을텐데..

  • 79. ㄱㄴㄷ
    '21.2.4 7:59 PM (14.6.xxx.202)

    제 나이 44
    제 별명이 오뎅이였습죠
    매일 오뎅만 싸와서..
    여직 오뎅이라 부르는 친구가 있어요..
    김치만 싸간 날도 많았는데 김치라 안불린게 천만다행..

    저도 매번 허리 꼿꼿이 하고 혼자 점심먹던 얼굴이 흰 아이 기억해요..
    같이 먹자 권유하니 싫다하대요..
    미술하던 친구인데 왜 그런건지..
    성이 복씨였는데. .

  • 80. ...
    '21.2.4 8:20 PM (220.124.xxx.243)

    원글 댓글 모두 아련하고 재밌어요 위에 어느분 말처럼 응답하라 시리즈 보는 거 같아요 ㅠ

  • 81. ㅇㅇ
    '21.2.4 8:39 PM (211.36.xxx.210)

    새아빠한테 당해서 임신했다는 친구 때문에 아무것도 눈에 안 들어오넹ᆢ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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