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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낳고 키워보니 엄마와 가족들이 이해가 가네요

.. 조회수 : 4,477
작성일 : 2021-01-11 10:22:48

어릴적 저와 어린 동생을 두고 이혼하신 엄마
장손인 동생은 키우겠지만 저는 못키운다고 엄마가 데려가라고 맨날 얘기하시던 할아버지 할머니
결국 성인이 될때까지 조부모님 아래에서 자라면서 서러운 일도 많았고...
그래도 공부는 잘하는 편이라 지금은 남부럽지않게 살아요
애 둘 낳고.


예전에야 날 둘러싼 어른들이 원망스럽고 화도 났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다들 현실의 벽에 부딪혀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거지 나쁜 분들은 아니더라구요.


엄마도 여자 혼자 몸만 나가서 얼마나 많은 고생을 하고 설움을 겪으셨을지... 그 와중에도 저한테 계속 연락해서 돌봐주시고 철마다 옷이며 핸드폰 용돈 주시고 얼마나 잘해주셨는지 몰라요. 철없을때야 당연하게 생각했지만 지금 엄마나이돼서 생각하면 내 눈앞의 현실도 막막한데 그렇게 신경써주시기가 참 힘드셨겠다 싶어서 감사하구요.


매번 혼내고 무섭기만하던 조부모님... 엄마없는 애처럼 안 키울거라는 소리가 그땐 그렇게 듣기 싫었는데 커서보니 아이를 엄하게 키우는 게 얼마나 에너지가 들고 관심이 필요한 일인지 알았어요. 장손인 남동생을 중시하는 것 같아보여도 집에 독방은 저만 쓰게해주셨고 취직해서 자취할때까지 밥솥 세탁기 한번 안돌리게 곱게 키워주셨어요. 사교육은 못시켜주셔도 문제집값 책값은 달라는대로 주셨고요...
집에 항상 어른이 계시고 따뜻한 밥과 보살핌이 있으니 제가 잘 자랄 수 있었구나 생각이 들어요. 이것도 애 낳고 키우기 전엔 몰랐어요. 제가 잘나서 혼자 자란줄....ㅋㅋㅋ


서운한 것도 실망한 일도 있지만 그래도 저에게 울타리가 되어주셔서 이렇게 컸다는걸 늦게나마 깨닫고 남은 날동안 감사드리고 표현하며 살려고 합니다.

IP : 112.144.xxx.212
2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1.1.11 10:24 AM (218.148.xxx.195)

    어우 ㅠㅠ
    원글님도 어쩜 이리 속이 알차신지..힘드시고 원망할부분 많을텐데
    이렇게 잘 크셨네요
    어머니랑 행복하세요..

  • 2.
    '21.1.11 10:25 AM (220.116.xxx.31)

    모처럼 만나는 성숙한 글입니다. 읽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3.
    '21.1.11 10:28 AM (219.254.xxx.73) - 삭제된댓글

    조부모님 어머니에게 감사하는 마음 가진것만해도
    진짜 성숙한 분인것 같아요
    성인되서도 사십오십이되도 원망만하는 사람들 많던데
    이런 마음가짐으로 사시니 잘사시는거예요

  • 4. 어머나
    '21.1.11 10:28 AM (221.154.xxx.161)

    정말 예쁘게 잘 크셨어요.
    아이들에게도 좋은 영향력 주시면 잘 키우싱거에요

  • 5. 좋아요
    '21.1.11 10:31 AM (118.221.xxx.161)

    어른은 어른답게 하셨고, 님도 그런 속깊은 뜻을 다 알아주시니 훈훈합니다

  • 6. .......
    '21.1.11 10:31 AM (175.119.xxx.29)

    원글님 품성이 느껴지는 글입니다.
    같은 환경이라도 전혀 다르게 생각하며 사는 사람도 많을텐데.
    오랜만에 기분 좋은 글 읽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7. ...
    '21.1.11 10:38 AM (72.226.xxx.88) - 삭제된댓글

    전엔 '어른'이라는 것만으로 모든 책임과 의무가 당연해 보였는데 내가 어른이 되니 사람들의 약함이 이해 되는 것, 나이드는 좋은 점 같아요.
    조부모님들이 손주들 잘 키우셨나봐요. ^^

  • 8. ㅇㅇ
    '21.1.11 10:41 AM (115.164.xxx.75)

    잔잔한 수필 한편을 읽은 듯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 9. 어머나..
    '21.1.11 10:41 AM (122.32.xxx.117)

    아침에 뭉클해지는 글이네요.
    좋으신 조부모님들과 열심히 살아오신 어머님 그리고 그걸 감사히 여기시는 원글님.. 모두 행복하시길 바래요~

  • 10. ㅇㅇ
    '21.1.11 10:48 AM (110.70.xxx.105)

    상황이 안좋았던거지
    기본도리는 하셨던 분들이네요
    상황이 안좋을때는 그렇게도 못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 11. ㅇㅇ
    '21.1.11 10:51 AM (110.70.xxx.105)

    물론 원글님처럼 깨닫지 못하는 사람도 많구요

  • 12. .....
    '21.1.11 10:52 AM (61.105.xxx.31)

    원글님 정말 잘 자라셨어요.
    훌륭한 인품을 가지셨어요.
    울컥하면서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선한 영향력의 글 감사합니다.

  • 13. 원글
    '21.1.11 10:52 AM (116.123.xxx.207)

    인성 훌륭~
    아이를 낳고 키우는 건 아이의 탄생 뿐 아니라
    나의 재탄생이기도 하더군요
    껍질을 깨고 나와 주변을 돌아보게 되는
    깨달음을 얻게되는 계기가 되었다고나 할까요
    감사한 일이죠

  • 14. 원글님
    '21.1.11 10:54 AM (59.6.xxx.191)

    성숙하신 분. 많이 배웁니다. 감사해요.

  • 15. ㅇㅇ
    '21.1.11 10:59 AM (49.142.xxx.33) - 삭제된댓글

    저도 죽을때 싸 짊어지고 갈것도 아니면서, 그리고 여기저기 건물도 많고, 싸짊어지고 가실것도 아니면서,
    매번 궁색하게 돈돈돈돈 하던 엄마가 이해가 안갔었는데 늙어 가면서 보니 엄마 입장도 이해가 갑니다.
    엄마 미워했는데... 저렇게 돈돈돈돈 하셨기에 남부럽지 않은 부를 이루고 사신거겠죠...
    하나도 이해가 안갔는데 이제 절반쯤은 이해가 감....

  • 16. ㅇㅇ
    '21.1.11 11:00 AM (49.142.xxx.33)

    저도 죽을때 싸 짊어지고 갈것도 아니면서, 그리고 여기저기 건물도 많고,
    매번 궁색하게 돈돈돈돈 하던 엄마가 이해가 안갔었는데 늙어 가면서 보니 엄마 입장도 이해가 갑니다.
    엄마 미워했는데... 저렇게 돈돈돈돈 하셨기에 남부럽지 않은 부를 이루고 사신거겠죠...
    하나도 이해가 안갔는데 이제 절반쯤은 이해가 감....

  • 17. 티니
    '21.1.11 11:17 AM (116.39.xxx.156)

    원글님 정말 성숙하신 분..
    많이 배웁니다

  • 18. 솔잎향기
    '21.1.11 11:34 AM (191.97.xxx.143)

    원글님. 제 친구가 생각나요. 이름이 은하였는데 전교권으로 예뻤어요. 남동생도 있었고 공부를 잘 했고요. 굉장히 귀티나고 예쁘게 생겨서 살림을 모를 줄 알았는데 언니가 세들어 살던 옆 집이 은하네 집이었어요. 걔네 아빠가 알콜중독이라 엄마가 이혼해 서울로 떠났고 조부모님과 함께 살았는데 은하는 매일 빨래하고 밥하고 청소하고 그랬어요. 그 엄마가 서울서 양장점 다니면서 애들 옷 사 보내고 책 사보내고 그랬던 기억이 나요. 그 엄마도 얼마나 삶이 힘들었을지 이 나이 되니까 다 생각나요. 원글님이 지금 행복하시다니 감사.

  • 19. ᆢᆢ
    '21.1.11 1:24 PM (116.121.xxx.144)

    이 맛에 여기 오네요~~
    님의 성숙한 인성에 고개가 숙여집니다.
    세상은 딱 두 분류라 하더라군요.
    고마워 할 줄 아는 사람과 고마움을 모르는 사람이요.
    바르게 사시는 님도 수고 많았어요.
    칭찬해 드립니다.

  • 20. 멋지다
    '21.1.11 1:36 PM (1.225.xxx.38)

    행복하시기.바랍니다..
    님.아이들은 얼마나 잘 키우실지...

  • 21. 박수
    '21.1.11 1:45 PM (222.239.xxx.26)

    보내드리고 싶어요. 어른들 원망 안하고 잘 살아오셨네요.
    저라면 그리 못했을것 같은데 대단하세요.
    어머니도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요? 자식들 떼어놓구
    힘들게 사셨겠죠? 아이들 낳고 키워보니 그 마음이 어떨지
    알겠어요.

  • 22. ..
    '21.1.11 3:41 PM (175.196.xxx.172)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텐데 긍정적으로 이해하는 넓은 마음이 대단하네요
    처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신 조부모님과 엄마의 태도도 훌륭하시고요
    아버지 얘긴 없어서 어떤 아버지였을까 궁금하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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