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남편은 가끔.
아주 가끔씩 저한테 깜짝 선물을 해요
그중 90%는 본인이 필요하고 좋아하는 걸
깜짝선물이라며 제가 내밀죠.
저는 필요없고 관심없는게 대부분이고요. ㅎㅎ
보통 그럴때는 되게 의기양양~ 하면서
(허리를 곧게 펴고 만삭으로 보이는 배를 아주 당당하게 내밀면서
얼굴에는 아주 자신감 가득한 모습으로) 집에 들어오곤 해요.
그러고보니 제가 필요없고 본인이 좋아하는 걸 저한테
깜짝 선물이라며 가지고 올때 대부분 저런 모습이었네요.
제가 좋아하는 붕어빵 사왔을때는
그냥 쓱 주고 갔었는데.ㅎㅎ
그런 남편이 크리스마스때
선물이라며 또 저런 자신감 가득한 당당함을 가지고 퇴근하더니
옆구리에 작은 박스 하나를 끼고 왔더라고요?
무지 신나는 표정과 목소리로
" 자~ 크리스마스 종합 선물셋트다!! " 하면서 절 주기에
상자를 받아들고 보니
상자 겉면에 진짜 종합선물셋트...라고 써있어요
(남편의 휘갈긴 필체.ㅋㅋ)
설마..설마...설마 내가 생각하는 그?
상자 뚜껑 열었더니
초코 다이제,뽀또, 무슨 무슨 스넥..
네..과자 종합 선물셋트네요
그 과자도 남편이 좋아하는 걸로 야무지게 담은.ㅋㅋ
무슨 과자를 쓸데없이 이렇게 많이 샀냐고 뭐라 그랬더니
그게 말이야~ 하면서 자랑스럽게 또 설명을 하는데
편의점에서 며칠동안 이벤트를 했었는데
오천원어치를 사면 실제 결제는 500원만 내면 되는.. 그런게 있었대요
그래서 열심히 며칠동안 차곡차곡 모은 과자라나...
아니...다람쥐도 아니고...
그럼 과자말고 생수라던지 라면이라던지 다른 걸로 사지 그랬냐니까
그 생각을 못했네... 하더라고요.
다람쥐마냥 본인 좋아하는 과자 열심히 모으느라 정신 없었겠어요.ㅋㅋ
덕분에 옛날 명절때 종합선물셋트 추억도 하고
그땐 진짜 그게 최고였는데...껌이랑 빠다코코낫이랑 각종 과자들
명절때 그거 하나 들어오면 어찌나 좋았던지.ㅎㅎ
잠깐 옛날 얘기 하면서 재미있었던 시간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