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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럽게 기숙사를 퇴소하개된 경기대 학생의 담담한 글

누군가는 기록 조회수 : 1,710
작성일 : 2021-01-02 07:08:31
난 경기대 기숙사에서 4년을 살았다. 
내 대학 생활의 절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득 경기대 관련 유트브와 기사를 보다가 목소리를 내고 싶어졌다. 경기대 기숙사는 코로나 긴급 상황으로 인해 격리시설이 되었다. 
이에 누군가 '어쩔 수 없는일'이라고 말했다. 
이 글을 다 읽은 후에도 그저'어쩔 수 없는 일'이였다고 말한다면 할 말이 없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었던 일'에서 '부당했던 일'로 생각이 바뀌는 사람이 단 한명이라도 존재할테니 난 그런 사람들을 위해 글을 써보겠다.


정규퇴사일은 19일(토요일)까지였지만 급작스럽게 16일(수요일) 16;00까지 기숙사에서 짐 빼라는 공지를받은 것은 14일(월요일) 오후 6시가 넘어서이다. 난 경기대 기숙사가 격리시설이 된다는 것을 13일(일요일)에 기사를 통해 알게 되었다. 이게 실화일까..라는 생각을 했다. 난 아무런 공지도 받은게 없으니 '루머'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기사를 보니 상당히 구체적였다. 빠르면월요일 늦으면 화요일 까지 짐을 빼야한다, 비협조시 강제동원된다. '그'의 당당함에 혼란스러웠다. 
기사에서는 협의를 통해.. 격리시설이 됐다고 했지만 난 협의한적이 단 한번도 없다. 설문조사조차도... 나에게 의견을 묻지도 않았으면서 그것을 '협의'라고 칭하다니 비겁하다. 월요일까지 논문을 제출해야하는데 불안하고 짜증나는 마음에 논문을 쓰다가도 에브리타임(대학교 생활 공유 플랫폼_무슨일이 생기면 이곳에서 공유함)에 들어가서 소문이 뒤섞인 글들에서 헤매야했다. 내친구는 화요일에 시험이 있었는데 논문을 쓰랴 시험준비하랴 짐챙기랴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았다. 
난 퇴사를 하지도 않았는데 기숙사는 공사로 정신이 없었다. 누군가 내 방에 허락도 없이 신발을 신고 들어온 기분이였다. 코로나 격리시설로 사용한다면서 이렇게 외부인들로 북적이는 기숙사 로비에 1시간 가만히 서있으면 없던 코로나도 생길 것만 같았다.코로나 걸려서 바로 격리시설 들어가면되냐면서 우스겟소리를 하곤 했지만 그 정도로 외부인 출입이 금지되는 이 곳에 '외부인'이 들락날락 거렸다. 
이곳에는 학생만 사는 것이 아니다. 5명 남짓하는 경비아저씨들, 카페, 문구점, 편의점, 복사실 아주머니, 아저씨는 하루의 절반 이상을 이 곳에서 보내신다. 어쩌면 우리보다도 더 오래생활하셨고 그들 '삶'의 전부이다. 근데 정부는 16일 16:00까지 학생을 포함 이 분들까지 전부 나가라고 했다. 경비아저씨들은 해고를 당하셨고 나머지 카페, 문구점 등은 강제로 영업을 할 수 없었다. 신선식품을 미리 주문해놓으셨던 편의점 아주머니는 어쩔 줄 모르셨다. 복사실 아주머니는 급작스러운 결정에 밥도 못드시고 잠도 못주무셨다고 했다. 카페 아주머니는 방호복이라도 입고 장사를 하고 싶다고 하셨고 경비아저씨들은 하루아침에 몇년씩해오던 일을 잃으셔야했다. 구체적인 보상체계없이 강제이니 이해해달라며 일단 나가라고 했다. 나중에 얘기하자면서.. 그들은 '소수'이다. 학생들에게 집중이 되니 그들은 그림자가 되었다. 아무도 그들에게 신경쓰지 않았다. 어찌보면 가장 피해받는 분들인데.. 만약에 이 분들이 당신들의 부모이자 할머니, 할아버지여도 '어쩔 수 없는 일'인가?
12월 16일 08:00-14:00, 셀 수도 없이 많은 박스들은 단 6시간 만에 모인 것이다. 부모님이 데려오는 학생들까지 고려하면 얼마나 많은 기숙사생들이 아직 거주하고 있었는지 알겠나? 그래.. 가장 잘지켜진 '대책'은 택배 서비스가 전부이다.


이제부터 엉망징창 보이기 식의 '대책'에 대해서 말해보겠다. 

1번 _(수도권) 짐엔콜, 전세버스 무료 지원> 
나는 막상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집에 왔다. '엄청난 지원을 해주는 듯한' 짐엔콜.. 막상 사용한 사람은 단 한명도 없다. 기자들이 기사쓸 때, 있어보이기 위해 써놓은 단어인가? 학생들은전부 전세버스를 타야했다. 난 인천에 산다. 인천가는 전세버스는 2대였다. 나는 세부 도착지 정보에 대해 물어봤다. 하지만 관계자는 자신도 모른다며 버스기사랑 협의해서 도착지를 설정해야한다며 얼버무렸다. 난 대답을 듣자마자 어이가 없었다. 인천에 남구, 동구, 서구, 중구, 연수구,강화군, 계양구, 부평구, 남동구, 미추홀구가 있다는 것을 알고 하는 말인가 싶었다. 수 많은 학생..그에 따른 수 많은 도착지.. 세부적인 대책도 없이 아낌없이 지원하겠다며 허풍을 치던 '그'가 떠올랐다. 결국 난 부모님께 부탁을 드렸다. 4시까지 퇴사하라면서, 만약에 전세버스에 자리가 없거나 다른 짐들이 많아서 전세버스를 못타는 학생들 중, 부모님들이 직장다니시면 어떻게 짐을 뺄 수 있을까.. 어떤 학우는 제천에서 내려야하는데 버스기사님이 그곳을 들렸다가 가면 효율적이지 못하다고 해서 원주에서 내렸다고 한다.

2번 조기퇴사에 대해 9만원지급>
참 그럴싸해보이는 조항이다. 웃긴건무조건 수요일에 나가야한다는 점이다. 내 친구는 부모님이 시간이 안되서 화요일 오후 9시에 짐을 뺐는데 관계자 측은 그 친구에게 9만원을 지급할 수 없다고 했다. 이게 무슨.... 논리인지... 알 수 없었다.

3번 대체 숙소마련>
대체 숙소까지 짐을 운반하는 일부터 난관이였다. 대체 숙소까지거리가 있어서 셔틀을 타야했고 학생들은 그 셔틀을 타기위해 영하 10도가 넘는 추위 속에서 기숙사 짐, 6개의 박스를 옮겨야 했다. 그리고 대체 숙소에는 책상, 의자도 없다. 난 대학생 _공부하는 학생인데? 이것은 격리시설 관계자가 14일 알바몬에 올린 공고이다. 학생들은 나가지도 않았는데 14일 (※ 12.13 일요일에 기숙사동원 관련 속보가 있었음)에 알바 공고를 올렸다. 참으로 얄밉게도 15일부터 근무가능한 자를 찾았다. 우리는 16일에 기숙사에 나가는데.. 

그렇게 경기대 기숙사는 '코로나 생활치료센터'가 되었다.
내가 많이 아끼던 곳이라 더 마음이 아프다. 기숙사에는 보이는 불빛보다 많은 기숙사생들이 '집'으로 생각하고 생활하는 공간이다.

참고로 경기대는 공립대가 아니라 '사립대' 이다.
공산주의의 정의 '사유재산제도의 부정과 공유재산제도의 실현으로 빈부의 차를 없애려는 사상'
아! 절대 공산주의 정책이였다는 소리는 아니다ㅎㅎ
네이버가 자동으로 사전검색기능을 시전한듯하다.
오해없으시길..
이 글을 다 읽은 후에도 '어쩔 수 없었던 일'이라고 하실 건가요? 만약 '부당한 일'이라고 생각이 바뀌셨다면 목소리를 내어주세요.

(※ 어느 경기대 학생이 자신의 실제 경험담을 적은 글입니다. 직접 링크하고 싶었지만 혹시라도 경기도에서 이 학생을 괴롭힐까 우려되어 조심스레 옮겨왔습니다.)


링크에 가면 그 당시 사진도 다 있습니다.
그냥 잊혀지면 안될것 같아서 퍼왔습니다.

IP : 86.168.xxx.165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정부가아니라
    '21.1.2 9:28 AM (122.32.xxx.66) - 삭제된댓글

    이재명
    이 사람은 70년대 사고방식으로 2021년을 살고 있네요.본인이 정치하면서 봉사하고 싶으면 배려와 공명심 공감능력 윤리의식을 배우기를....

  • 2. wii
    '21.1.2 10:27 AM (14.56.xxx.160) - 삭제된댓글

    국민과 시민을 거지새끼 혹은 인민으로 아는 사람.
    성남시에서 굳이 안 해도 되는 모라토리엄 선언을 하는 등의 어떤 긴급조치를 상당히 좋아하는 타입. 그래서 그걸 지적하는 형과도 웬수가 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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