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패딩안식교 공식대변인 시나몬입니다
이제 이 (딱히 쓸데 없는)일도 1년이 넘고 이미 모두 믿음으로 충만해 공식대변인인지 의심하는 분들은 이제 계시지 않겠지만, 비록 제가 나이키도 아니고 유니세프도 아니지만 늘 공식이라는 짐은 기쁨으로 저 시나몬을 충만하게 합니다.
네. 세상에서 하나뿐인 유일무일교 패딩안식교 공식대변인,시나몬입니다
작년에는 힘들었쥐 올해에는 행복하소 를 가슴에 품으며 패딩안식교 신자 여러분께 비록 늦은 시간이지만 신년인사 드립니다
세뱃돈이나 위로금은 아직 제가 잔고가 넉넉하오니 마음에만 (꼭) 담아두시고
무려 1월 2일인 오늘은 패딩안식교 신자여러분들과 교주이신 패딩요정님 및 82쿡 관계자 분들 및 자매 분들이신 세계 겨울 옷 협회 등등의 안부와 축복을 드리려 인사를 올립니다
인사란 이렇게 좋은 겁니다
작년이란 한 해, 모든 여러분들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저 역시 고생이 많았지만 새해인 어제 오늘 떡국을 만두와 섞어 김치와 든든히 먹으니 모든 걸 다 잊을 수 있었습니다 모든 온갖 고생을 떡만두국과 더불어 잊을 수 있는 저는 아직도 이렇게 행복합니다
그렇게 여러분도 행복하고 든든하고 가끔은 탄수화물에 모든 걸 맡긴 채 가족 같고 연인 같은 패딩과 함께 모든 걸 잊을 수 있는 한 해 였길, 이길 소망합니다
평년 겨울 날씨라고 하였지만 겨울은 늘 평년이 춥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왜케 추울까요?
이런 평년이라면 저는 사실 평년을 거부하고 싶지만
매우 과학적인 저는 기상청의 올해 겨울은 평년이야, 를 신뢰하였습니다만 이 시간까지도 수도 및 가스보일러 동파걱정에 두 살 정도는 늙은 느낌입니다(제게 두 살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 시간까지 역시 수도 똑똑 보일러 쾽쾅 틀며 요금 걱정에 사실 잠이 들 수가 없었습니다...그렇지만 잠은 내일 또 자면 되는 거고 (자동이체 되는)요금은 매우 중요합니다
제가 사실 좀 진지한 성격이 아니라 이런저런 서두가 좀 길고
진지해질려면 보일러가 예열하듯 좀 길어지는 면이 있기에
드리고 싶은 말은 이래저래 돌리다가 결국 꾸질꾸질 하고 마는 성격이지만 (착해서 그럴 겁니다)
지난 해를 돌아보니 코로나로 인해 코로나라는 핑계로 인해
굉장히, 저라는 인간이 두렵다는 이유로, 불안하다는 이유로, 원래 좀 예민하다는 이유로
상당히 많은 인간성을 조금은 상실하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많이 연말에 참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일어났던 짧은 일화를 하나 말씀드리고 가고 싶습니다
원래 예배에는 이런 말씀이나 일화, 심지어 뻥이 있는 겁니다. 우리 나름대로 종교 아닙니까.
작년 저는 제가 너무 두렵기 때문에 꽤 오지랖이 넓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모두에게 친절하지 않았습니다
저에게 누군가 말을 거는 것도 싫었고 마스크를 제대로 하지 않는 이들을 굉장히 경계하고 경멸하고 반사회적이라고 여기고 ...되도록 정말 집콕 방콕 마음 콕 했습니다
이런 콕콕 생활이 낯설진 않지만 두려움과 불안함으로 타인을 경계하는 것은 사실 좀 어려운 일이었고 그럼으로 그를 의심하는 일, 나 자신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나로 인해 파생될 일들을 예방하기 위해 하였다고 하지만 그 가운데에서 제 고민은 뜻밖에도 제 자신이 제 인간성을 잃어가고 있는 것 아닌가, 누군가들을 의심하고 경계하고 미워하고 그럼으로 오히려 인간성을 잃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 고민이 좀 컸습니다. 그럴 수 밖에 없었겠지만 그게 당연한 최선이지만, 내가 이렇게까지 삭막해야 할 일이 있는가 1년 동안 순간순간 그런 딜레마에 좀 빠졌었습니다
그럼에도 아주 드물게 사이사이 마스크 나눔의 천사분들을 뵙고 느끼고 그럼으로 저도 마스크 여분을 늘 준비하게 다니게 되고 또 그제는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얇은, 경량패딩이라고 할 수 있겠자요. 그것을 달랑 걸친 한 노인분이 버스 정류장에 마을 버스를 기다리는 저에게
계속 새댁, 새댁 몇 번 버스는 어디서 타요 하시는 겁니다
(제가 새댁이란 말에 돌아본 것은 아닙니다. 새댁이란 말에 요즘 좀 고맙고 과분할 정도의 험한 제 모습이긴 하지만 그래도 그 분은 저에게 새 댁이라 불러 주셨습니다.그렇지만 다시 말해 새 댁이라 말씀 해 돌아본 것은 아.닙.니.다)
아무리 바람 부는 밖이라도 서로가 어떻게 될 지도 모르는 마당에 마스크를 턱 밑까지 내리고 저를 붙잡고 길을 묻는 어르신의 모습에 저는 그냥 두려웠어요 외면하고 싶었고 그러려고 했는데 순간 그 분의 발끝을 보았어요.
슬리퍼를 신고 수면양말을 신은.
아 이건 보통 일은 아니겠구나...하면서도 순간 3초 그런 못난 생각이 들었어요..이 분 혹시 그런 거라면..
그런데...그런 게 무슨 상관이 있나..너 정말 못났다. 저 분은 내가 볼 때 길을 잃은 조금은 아픈 노인이 분명한데 아무리 확진자가 폭증한다고 해도 네가 여기서 저 분을 외면하면 너 도대체 어떤 괴물인가..저에게 정말 그런 어떤 소리가 분명히 들렸어요.
이 분이 아무래도 버스를 타는 게 급한 분이 아니고 도움이 더 필요한 분이라고 판단되어
그 분과 나란히 20여분을 손 잡고 사이 좋게 걸어 그 분의 이야기를 들어드리면서
파출소 지구대로 그 분을 데려다 드렸어요 그리고 보호자 인계까지 그 시간도 같이 즐겁게 수다 조금 떨어 드리며 그렇게 세밑을 보냈습니다 역시 경증치매로 고생하시는 가족이었습니다 글쎄요...저는 제가 당연한 일을 했고 그리고 다른 것은 그렇게 더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내가 감염이 두려워 외면하고 굉장히 못날 수도 있었구나 싶었습니다
물론 그런 저 자신도 이해합니다 그런데 마음이 살짝 아니 참 많이 복잡했어요 그게 올해의 제 모습의 단면이었을 거지만 그런 모습을 돌아보고 반성하고 극복할 수도 있어서 상당히 감사했던 잊을 수 없던 2020, 네. 2020년 이었습니다.
역시 이렇게 오늘도 길지만 그렇게 영양덩어리는 아닌 글을 마무리 합니다
영양이 되어야 면역력 및 패딩능력향상에 도움이 될 테지만 이미 보유하신 지방과 넉넉한 패딩으로 이 추위와 코로나의 겨울을 전 세계 어디서도 잘 견뎌주시리라 믿어 전혀 의심치 않습니다
그럼 다음에 뵙겠습니다
올해는 제가 뜻하는 일이 있어 아주 자주 들리지 못하지만
꽤 자주 들릴 겁니다
오늘도 1일 1패딩, 1일 1-2 마스크,(습기 차면 필터가 기능을 못하니 버리시거나 잘 말려주세요)
그리고 1일 따뜻하고 친절한 마음, 그냥 1회용이 아닌 우리 인간성. 버리지 말고 잘 간직해 주세요
패딩적인 새해 복 많이많이 받으십시오. 무엇보다 건강과, 나와 한몸 같은 패딩입니다.
아, 그리고 우리 여전히 친구 맞지요? 믿음..맞지요?^^
전 이 곡을 참 좋아합니다 듣고 있자면 아직은 우리가 친구라고 느껴집니다
Incognito-Still A Friend Of Mine
https://www.youtube.com/watch?v=gAGwE7HZDzM&list=PLwe2BD55SM2E7DlYjqq5KNeWcA3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