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고마웠던 사람들을 꼽아보기로 했습니다.
아버지가 열흘전에 돌아가셨어요. 투병기간 동안 도와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려요. 참 많은 분들이 애쓰고 도와 주셨네요. 결말은 돌아가시는 거라고 알고 있는데도 정말 최선을 다 하셨어요. 간병인분, 방문 간호사, 사회복지사, 도우미 이모님들, 모두 복받으셨으면.
그리고 남편한테 고마워요. 아버지 간병 하느라고 친정에 합가를 했기때문에 남편이 직장도 옮겨야 했어요. 그래도 척척 해줘서 고맙네요. 큰 돈을 버는 CEO는 아니지만 제 옆자리를 지키느라 뭐든 열심히 해주는 그 역할 쉽지 않은데 올해 정말 열 일 했네요. 땡큐!
아버지가 투병하시는 동안 저도 간병하느라 병원 생활을 오래 했는데요, 저는 사랑의 불시착이라는 드라마가 너무 고맙네요. 현빈씨라는 잘생긴 배우분도, 감사합니다. 눈 호강 귀 호강 덕분에 많이 했어요.
아버지 책을 많이 읽어드렸어요. 제가 읽고 싶은 사회학책 철학책 대부분 지루한 책들이었는데도 와병중에도 재밌게 들어 주셨어요. 의미있고 소중한 추억이 되었네요. 작가분들께 감사드려요.
친구가 딱 두명이 있어요. 두 명 밖에 없는데 어쩜 그렇게 적시적소에 큰 도움이 되는지. 그 두 친구가 없었으면 어떻게 견뎠을까 싶네요. 평생 갚고도 남을 빚을 졌네요.
그리고, 아버지께 가장 감사드려요. 3개월 남았단 얘기를 들었던 게 작년 1월이었는데 살아 계신 게 기적이라는 얘기를 들으면서 하루하루 버텨 주셔서 매일 감사했어요. 산다는 건 좋은 거라는 걸 매일 보여주셨어요.
감사하지만 정말 힘든 한 해였던 건 사실이네요. 내년은 모두 좀 더 나은 한 해가 되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