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과거에 대해 후회하지 않고 미래에 대해 불안하지 않은 삶

Life is... 조회수 : 1,578
작성일 : 2020-12-21 11:01:53

다른 사람들도 어렸을 때 나중에 자신이 커서 어떤 모습일지 생각하며 나와같은 종류의 이미지, 모호한 동시에 특수한 이미지를 그려보았을지 궁금하다....중략.... 나는 기관사나 유명한 탐험가가 되고싶지 않았다. 너무나 현실적이던 그때로부터 소망을 품은 마음으로 안개를 뚫고 무척이나 행복하게 상상된 지금을 살펴 보았을때, 방금 말했듯이 바로 현재의 이모습이 내가 예상했을 미래의 나의 모습이다. 이해관계에 크게 들볶이지 않고 이렇다 할 야망도 없이 바로 이 방에 앉아있는 남자. 안락의자에 기대어 앉아 바로 이런 계절의 온화한 날씨에, 한 해가 끝을 향해 이울어가고 낙엽들이 허둥지둥 달려가고 알아채지도 못하는 사이 낮의 밝음이 희미해지고 가로등이 매일저녁 어제보다 약간씩 일찍 켜지는 때에. 그래 이것이 내가 어른의 생활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늦가을에 맞이한 기나긴 화창한 날씨 같은 것. 고요의 상태. 호기심이 사라진 차분한 상태. 견디기 어려웠던 유년의 날것 그대로의 직접성이 다 사라지고 어렸을때 곤혹스러워 하던 모든 수수께끼가 다 풀리고 질문에 대한 답이 나오고. 순간순간이 물이 똑 똑 듣듯이 거의 알아챌 수도 없이. 황금 방울처럼 똑똑. 해방을 향해 흘러가는 상태....


책을 읽다 이런 구절을 발견하면 한참을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게 됩니다. 마치 내 자신이 어딘가에 기록해 두었던 구절을 작가가 훔쳐내어 간 느낌이 들지요.
인생의 어느 순간을 기록한 것이 아닌, 삶의 총체적 체험과 사고가 만들어낸 후기 같은것을 들여다 볼때.
그렇군. 바로 이런것이 내가 원하던 삶이었어. 후회도 자랑도 아닌 있는 그대로의 응시. 수긍.
정직하게 열심히 살아왔고 그런 결과물로서의 좋은 가족. 안락한 집. 딱히 불안할 것 없는 미래. 나름의 통증은 있지만 견딜만 하고 위안으로서 존재하는 관계들.

또 한해가 가고 새로운 해가 다가오는 연말의 이런 무렵이 참 좋습니다. 언제나 여명의 무렵보다는 박명의 무렵을 사랑해서 그런지... 1월보다 12월이 더 좋고 새벽보다 해질녘을 더 사랑하고. 아침에 길을 나서는 힘찬 발걸음을 응원하지만 저녁에 집으로 향하는 느슨한 발걸음을 더 사랑하는. 12월의 반짝이는 불빛들. 사랑하는 가족들이 돌아올곳을 언제나 사랑스럽고 따뜻한 곳으로 만드는 일에 최선을 다해봅니다.


IP : 121.172.xxx.247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0.12.21 11:07 AM (59.15.xxx.61)

    성실하게 잘 살아오신 분 같네요.

  • 2. 인용한 책은
    '20.12.21 11:15 AM (121.172.xxx.247)

    정영목 씨가 번역한 아일랜드 작가 존 밴빌의 바다입니다.

  • 3. 인용
    '20.12.21 3:39 PM (58.140.xxx.122)

    하신 부분 좋네요
    책 읽어보고 싶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149205 일본인의 역사의식 1 .. 2020/12/21 457
1149204 근데 우리나라에서 사재기할 필요가 있나요? 17 아롱 2020/12/21 2,262
1149203 문준용 개인전 음모론에… 갤러리 대표 '작품 보고 말해라' 38 ㅇㅇㅇ 2020/12/21 3,323
1149202 치과 진료 가도 될까요? 3 치과 2020/12/21 1,780
1149201 피지낭종 11 고딩맘 2020/12/21 3,014
1149200 커텐 2 ㅇㅇ 2020/12/21 669
1149199 나경원 “일본 자민당은 끊임없이 '개혁'하는 전 세계 대표적.. 14 ㅇㅇ 2020/12/21 1,705
1149198 헥 정준산업 대표 젊네요.? 24 . .. 2020/12/21 2,765
1149197 주식하면서 같은 패턴 반복하는 사람 특징 19 ..... 2020/12/21 3,919
1149196 나경원이 보여준게 출생증명서가 아니고 소견서였어? 33 궁금 2020/12/21 3,838
1149195 머리를 묶으면 얼굴이 다 작아보이는경우 19 ㅔㅔ 2020/12/21 5,403
1149194 미 코로나 백신 첫 주 27만명 접종…6명은 알레르기 부작용 10 청민 2020/12/21 1,068
1149193 친문이 토착왜구이고 나라를 망하게 하는 세력입니다 38 행복해요 2020/12/21 1,286
1149192 과외나 학원 그만 둘 때 설명 다 하시나요?? 4 궁금 2020/12/21 1,557
1149191 아이핸펀땜에 삼전 서비스센터 3 2020/12/21 746
1149190 에고ㆍ사자성어 기억이 안나네요 7 ㅠㅠ 2020/12/21 896
1149189 정유라 최순실딸 나경원딸 나경원아들 장제원아들 13 ㅇㅇ 2020/12/21 1,433
1149188 여자 형제가 아픈데 모든 비용을 남자 형제들이 대야한다고 하네요.. 22 형제라면 어.. 2020/12/21 4,818
1149187 워킹패드 쓰시는 분들 만족들 하시나요 2 ㅇㅇ 2020/12/21 1,118
1149186 48억이 900억 됐어요 전봉민 의원 33 기적 2020/12/21 14,748
1149185 사회적으로 성공한 여성들보면 꾸미는데 집착을 안하는 것 같아요 27 ㅇㅇ 2020/12/21 6,338
1149184 사람은 역시 일을 해야 하네요 실직으로 많이들 자살하는듯 11 .. 2020/12/21 4,847
1149183 집에서 돈가스 드실 때 사서 드세요 직접 만들어 드세요? 13 .... 2020/12/21 3,604
1149182 착한척 하면서 이간질 분탕질 6 나무 2020/12/21 2,408
1149181 소견서는 출생증명서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27 ㅇㅇ 2020/12/21 3,0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