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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과 종교] 2. 힌두교, 브라흐만, 아트만.... 그리고 석가모니

... 조회수 : 1,016
작성일 : 2020-12-13 10:00:48

기원전 15세기부터 중동에 있던 아리안족이 동쪽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이들은 급기야 인도북부까지 다달아 기존에 그 지역을 차지하고 있던 드라비다족을 
마주치게 되는데, 청동기를 사용하던 드라비다족은 철기를 사용하는 아리안족을 
당해낼 수가 없었죠.

드라비다족을 격파한 아리안족은 그당시 다른 거의 모든 문명에서 그랬듯
드라비다족을 노예로 삼았습니다.

노예를 기반으로 하는 이 아리안 문명은 거의 수세기에 걸쳐 진행되었습니다.

어느 노예사회나 그렇지만, 지배층들이 가장 두려워하거나, 신경쓰는 부분은
노예들의 반란입니다.

노예는 노예로서 성실히(?) 맡은 역할만 하면 되는데, 노예가 반란을 일으킨다든지,
도망치든지 하면, 이것은 그 사회 존립자체를 흔들게 되는 일이 되므로, 
가장 혹독하고 중요하게 다룰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인간이 어찌 채찍만 가지고 콘트롤이 되는 동물인가.... 그랬다면,
역사에 기록된 그 수많은 반란 같은 것이 없었을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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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안은 이런 노예제의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또다른 수단으로 종교를 이용하게 됩니다.

그들은 기존 그들의 오랜 구술고전인 베다의 아이디어를 좀더 발전시켜서
아주 그럴듯한 철학-종교 체계를 구성하는데, 그 주 내용은 이렇습니다.

모든 만물은 절대 변하지 않는 진리가 존재한다.

그 변하지 않는 절대 진리를 이들은 '브라흐만'이라고 부릅니다.
이 브라흐만을 추구하는 삶이야 말로 진정한 삶이다....

이 변하지 않는 절대진리인 브라흐만은 오직 우리(아리안)만이 볼 수 있으며, 오직 우리(아리안)만이 찾을 수 있다.

브라흐만이 절대 변하지 않는 진리이듯이, 우리(아리안)과 너희(드라비다)의 관계도 절대 변하지 않는 진리이다.

우리는 영원히 너희들의 주인이며, 너희는 영원히 노예인것이다.
그러니, 쓸데없는 생각하지 말고, 노예로서 본분을 다하라...

물론 이런 주장은 처음부터 쉽게 먹히지는 않겠죠.
심지어, 같은 아리안 사이에서도 브라흐만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는 사람들이 생겨납니다.

사람들은 묻습니다. 
브라흐만이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죠?

너희가 열심히 명상을 하여 브라흐만을 추구하면, 너희 몸에서 브라흐만이 발현된다.
이것이 바로 '아트만'이다....

일부 아리안들이 명상을 통해 '아트만'을 찾지만, 그게 쉽게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러면 이런 답변이 돌아옵니다.
"너희 수행이 부족하다..."

(이렇게 발생한 종교가 바로 '힌두교'입니다.
물론, 종교로서의 모습을 갖추면서 훨씬 세련되고, 복잡한 모습을 띄게 되죠.)

----------------------------

이 아트만의 발현을 저는 전편글에서 말한 초월명상을 통한 '법열'상태에 이르는 것이라고 추측합니다.

이 아리안인들은 어떤 연유에서든지, 아주 오래전부터 요가나 명상을 통해 '법열'상태에 이르는 방법을 
알고 있었던 거죠.

당시의 지식으로 '법열'의 메카니즘을 알리는 없었을테고, 

실제로 초월명상을 통해 '법열'에 이르러서 우주와 자신이 일체가 되고,
시공이 사라지는 체험을 한다면, 

이것을 어찌 아트만의 발현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었을까요.

---------------------------------------------

B.C. 4세기에 이런 힌두교의 교리에 정면으로 반발하는 사상이 나옵니다.
바로 석가모니의 출현이죠.

석가모니 자신도 초기 출가시에 다른 힌두 수행자처럼 '브라흐만'을 찾는 수행을 하게 됩니다.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venuslv&logNo=10033037650&proxyRe...

이렇게 해서 사문(沙門), 즉 출가 구도자가 된 싯다르타에게 이제 중요한 것은 자신을 이
끌어 줄 스승을 찾는 일이었다. 그 편력(遍歷)의 길에 나선 싯다르타가 맨 처음 만난 수행
자는 바가바(Bhagava)라는 고행자였다. 그는 많은 제자들을 거느리고 하늘에 태어나는 것을
목적으로 고행을 닦고 있었다. 그러나 싯다르타는 우선 이들 고행자들의 목적에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이 원하는 일 또한 생과 사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길이 아니었기 때문
이다. 그래서 그들을 떠난 싯다르타는 다시 브라흐만(Brahman,梵天)과 해와 달과 불을 섬기
는 사람들을 만난다. 여기서도 그는 역시 자신이 닦을 만한 수행이 아니라고 판단하게 된
다.


 이렇게 싯다르타는 구도의 편력은 계속되었다. 카필라바스투에서 동남쪽으로 약 1000리 거
리에 위치한 바이샬리(Vais li)로 가서는 알라라 칼라마(Alara Kalama)를 만나 가르침을 받
았다. 그러나 역시 그 가르침에 만족할 수 없어 길을 떠난 그는 다시 남쪽으로 내려가 당시
가장 큰 나라였던 마가다(Magadha)국의 수도 라자그리하(Rajagriha, 王舍城)에 닿았다. 신
흥의 도시 라자그리하는 당시 상업과 문화의 중심지답게 수많은 사문들과 사상가들이 모여
드는 곳이기도 하였다. 싯다르타는 그곳에서 우드라카 라마푸트라(Udraka Ramaputra)라는
큰 스승을 만나 그의 제자가 되었다.


 바이샬리에서 헤어진 알라라 칼라마와 함께 우드라카 라마푸트라는 당시 가장 명망 높은
수행자들이었다. 선정(禪定), 즉 정신통일에 의해서 정신적 작용이 완전히 정지되어 고요한
경지에 도달함으로써 해탈에 이르고자 하는 것이 이들의 수행 목적이었다. 선정주의자(禪定
主義者), 또는 수정주의자(修定主義者)라고도 불리우는 이들의 지도 아래, 싯다르타는 그들
이 해탈의 경지라고 인정하는 최고 단계에까지 도달하였다. 그러나 이것 역시 모든 괴로움
이 없는 완전한 경지는 아니었다. 정신통일이란 끊임없이 반복할 수밖에 없는 경지이며, 정
신적 작용의 완전한 정지 또한 결국 죽음에 이르러야만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수행의 목적과 방법을 혼동한 채 오로지 수행을 반복하고 있는 셈이었다. 이같은 모
순을 알게된 싯다르타는 더 이상 수정주의자들의 가르침을 답습하고 있을 이유가 없었다.
그래서 그동안 스승으로 삼아왔던 우드라카 라마푸트라와도 작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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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석가모니는 '법열'의 경지에 이르렀음에도 
그것이 인간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게 아니란 것을 깨닫게 되고,
홀로 자신만의 수행을 하게 됩니다.

(도올선생은 이런 '법열'을 추구하는 명상수행이 아편을 하고 환각에 이르는 것이랑 다를바 없다고도 하는 발언을 했죠.)

드디어 보리수 나무밑에서 수행을 마친 석가모니는 힌두교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두가지 주장을 하게 됩니다.

'제행무상' - 모든 만물은 항상의 상이 없이 계속 변화한다.
'제법무아' - 모든 만물은 '아트만'이 없다.

힌두교의 절대 1의 명제인 '변하지 않는 절대 진리'라는 것은 없다라는게 제행무상이고,
힌두교 수행자들이 초월명상으로 찾아해메는 '아트만'이 없다는 것이 제법무아입니다.

이 주장을 뒷바침하기 위해 석가모니는 '연기론'을 배경으로 삼습니다.

연기론이란 모든 행(운동)과 법(존재)는 원인과 결과에 의해 생겨나고 없어지고 한다는 것이죠.
즉, 절대 불변의 어떤 실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고, 
모든 만물이 어떤 원인에 의해 생기기도 하고, 없어지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만약 '절대불변의 브라흐만'이 있다면 이는 원인도 없이 원래 존재했고, 
지금도 존재하고, 앞으로도 존재할 테지만, 
모든것이 원인과 결과 즉, 연기에 의해 일어나는 일이라면,
'절대불변의 브라흐만'은 설자리가 없어지는 것입니다.

이러한 석가모니의 가르침은 당연히 당시의 많은 소외된 계증들의 큰 지지를 얻었을 것입니다.

어찌보면, 석가모니는 신분제의 타파와 인간평등, 그리고 신을 통하지 않고, 스스로의 구원을 주장한
혁명가 였던 것이죠.

하지만, 힌두 토양의 한계때문이었을까요? 석가모니 사후엔 석가모니의 가르침은 급속도로 힌두화 되어 갑니다.

-----------------------------------------------------

http://www.beopbo.com/bbs/view.html?idxno=4189

인도대륙에서 불교의 쇠퇴를 이야기 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의 하나가 ‘불교의 힌두화’다.

대승의 신격화된 많은 부처와 많은 보살들은, 

대중들의 기복심리에 필요해 보이는 힌두교의 신들을 이름만 달리해 불교로 편입시킨 것이다. 
이러다가 보니, 서민들은 별반 다를 것 없는 자기 집 근처의 힌두 신전에 있는 신들을 찾아가게 되었고, 

그러면서 불교는 더욱 쇠잔의 길로 접어들게 되었다. 

그러자 지각 있는 대승 승려들은 달마처럼 동쪽으로 가게 된 것이다.

“나는 지금 인도의 뿌네대학에 다니면서 힌두교를 굳게 믿는 교수들 밑에서 수업을 듣고 있다. 
그들은 서슴없이 불교와 힌두교는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그들에게 왜 불교가 힌두교와 같은가라고 물으면 그들이 답하는 것은 
힌두교의 사상과 불교의 사상(붓다가 설하지 않은 비불설 사상인 여래장 사상 등)이 같다는 것이다. 

우리(불교인)가 아무리 그들과 같지 않다고 말해도 그들은 여전히 불교와 힌두교는 같다고 말할 것이다. 
이제 방편이라는 이름으로 오해를 받을만한 언어를 사용하면서 계속 변명하기보다는 
차라리 오해받지 않을 붓다(석가모니 부처님)의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 허정스님

 
IP : 173.241.xxx.129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감사합니다
    '20.12.13 10:36 AM (211.179.xxx.114)

    반복해서 읽고 있습니다. 뇌과학과의 연계성도 흥미롭습니다.

  • 2.
    '20.12.13 10:44 AM (49.180.xxx.38)

    재미있어요. 찾아서 1편부터 읽어볼게요

  • 3. ca
    '20.12.13 10:51 AM (211.177.xxx.17)

    뇌과학과 종교, 감사합니다

  • 4. 네츄럴
    '20.12.13 11:55 AM (112.168.xxx.57)

    진짜 좋은글입니다
    참고문헌이 있을까요

  • 5. 눈길
    '20.12.13 2:24 PM (211.202.xxx.47) - 삭제된댓글

    단숨에 읽었습니다.
    좋은글입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한가지 더 첨언하자면
    불교는
    인간들만 평등한 것이 아니라
    모든 생명이 평등합니다.

  • 6. 눈길
    '20.12.13 2:25 PM (211.202.xxx.47)

    단숨에 읽었습니다.
    좋은글입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한가지 첨언하자면
    불교는
    인간들만 평등한 것이 아니라
    모든 생명이 평등합니다.

  • 7. 여름
    '21.7.11 10:31 AM (210.95.xxx.27)

    뇌과학과 종교..흥미로와요

  • 8. ..
    '23.12.27 11:38 PM (122.202.xxx.151)

    감탄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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