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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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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년생 최00

, 조회수 : 3,905
작성일 : 2020-12-08 23:57:48
82년생 김지영보고선 막막함에 떨구는지도 모르게 눈물이 나던데.
저 막막함이요.
애를 낳고 내자리는 오로지 네모난 집안뿐.
해질녁에 유모차를 끌고 늦은 장을 다녀오면서 버스를 타고 내리는 그 많은 사람들.
퇴근, 하교 길인듯 보이는 그 사람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하다하다...버스에 오르는 어르신까지
부러웠어요.
언제라도 어디라도 내 의지대로 갈수 있다는게.

애가 아파서 병원데리고 갔는데 그 와중에 맞은편 아가씨 옷이 참 예쁘다...
이제 난 저런거 언제 입나, 멍하니 바라봤어요.
애는 아픈데 엄마라는 사람이..
그 사실에 자괴감도 들었구요

원해서 아이를 낳았고 비할데 없이 사랑스럽고 목숨도 바칠수 있어요.
그런데 내 이름 석자를 포기할수는 없더라구요
어딘가에 출근하고 내가 내 돈을 벌고 내가 소녀때 막연히 그리던 일하는 내 모습을....

그래서 끊어진 커리어를 붙잡고 이십대보다 훨씬 좁아진 취업문턱에 애걸복걸하다
겨우 다시 일하는데요...
누구하나 수고한다고 하는것보다...일하고 싶어 니가 택한거니 니가 다 책임져라...
이런 시선이 좀 힘드네요...
가족들부터가 그래요.

77년생.
82년생.

내 아들은 2010년생.
내 아들의 여자동료들, 여자친구들은 이렇게 살진 않겠죠.
부디 그러기만 빕니다...

아이재우고 맥주한캔 하면서...한 가정에서 여자는 참 늘 힘내야하는 '괜찮아야' 하는 존재구나
하는 마음에 씁쓸한 밤입니다
IP : 221.157.xxx.54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이히먼
    '20.12.9 12:01 AM (124.5.xxx.139)

    그 심정은 이해하는데요.
    남편한테 수고했다 먼저 말해보심 어떨까요?

  • 2. 아마
    '20.12.9 12:06 AM (210.178.xxx.44)

    76년생 박**인데요.
    저는 여자로써의 삶보다 인간으로써의 삶을 이야기하길 바래요. 이젠.
    자꾸 여자의, 남자의... 프레임에 자꾸 갇혀 사회가 우리가 20대였던 시절보다 억압적으로 변한게 아닌가 생각이 들때도 있어요.

    이제 우리 인간으로써 내 삶을 이야기하자고요.

  • 3.
    '20.12.9 12:08 AM (14.33.xxx.17)

    저도 미스에 비해 초라한 전업이지만 그게 내 직업. 직장이다라고 생각해요. 그 시절 남편도 직장에서 거의 말단이라 너무 힘들어 했거요. 지금은 애들 커서 좀 한가해졌어요.나만 희생한다.손해본다 생각하면 결혼생활 자체가 너무 불행해져요. .우리 애들때에는 불합리한게 더 줄어들겠죠.

  • 4. ..
    '20.12.9 12:31 AM (119.64.xxx.182)

    전 74년생이에요. 솔직히 아이들 정말 싫어하는데 어쩌다보니 아이를 한명 낳았어요.
    육아는 힘들지만 6살에 유치원에 갈때까지 책이랑 도시락 가지고 뒷산 정자에서 둘이 뒹굴고 하루종일 그림 그리고 여기저기 소풍 다니고 도서관이나 미술관 프로그램 찾아다니고 정말 하루하루가 엄청 즐거웠었어요. 물론 아이가 아프거나 말도 안돼는 걸 요구하거나 눈 감고 울어제끼면 세상 힘들었지요.
    서툰 가사일은 뒷전이고 아이랑 노느라 집은 좀 쑥대밭이었지만 오롯이 아이 위주였던거 같아요. 초등학교때까진 하교후에도 이벤트를 늘 준비했었고요.
    지금은 훌쩍 커서 하루종일 조잘대고 웃고 떠들던 엄마 껌딱지 아이는 온데간데 없고 무뚝뚝 말수 없는 청소년만 남았네요.
    아이가 수험생이라 입시에 돈이 엄청 들어 노후자금이 휙휙 깎여도 아이에게 쓰는건 전혀 아깝지 않아요. 무뚝뚝한 녀석이 어쩌다 사근사근해지면 저도 모르게 막 기운이 나고요.
    혹시라도 과거의 어느 한 시점으로 돌아간다면 아이의 어린시절로 가서 더 능숙하고 더 따뜻한 엄마가 되고 싶어요.
    육아가 나를 좀 먹는게 아니라 나를 성장시킨 원동력인데 왜 그리 힘드셨을까요?

  • 5. ...
    '20.12.9 12:31 AM (39.7.xxx.197)

    남자들도 가정경제에 대한 온전한 책임과 그로 인해 늘 괜찮아야 하는 부분이 있을 거에요. 일을 하고 안 하고를 선택할 수 있는 입장이고 본인이 선택하신 거라면 지금의 그 섭섭한? 마음의 본질이 무엇인지 잘 들여다 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솔직히 근자의 페미니즘이란 게 여성들의 사고를 도식적으로 만드는 측면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 6. 77년생최00
    '20.12.9 12:32 AM (182.222.xxx.116)

    아이낳고 돌지나서부터 끊임없이 공부하고 애키우고 공부하고 또 둘째낳고 14년차의 전 전문가술직으로 살고 있어요.
    행복하고 감사하고~ 죽을때까지 공부하며 좋아하는일 하다 돌아갈꺼에요.

  • 7. 저는
    '20.12.9 12:52 AM (39.7.xxx.7) - 삭제된댓글

    비혼인데.. 건강검진 받으러 혼자 산부인과 갔을때
    제 또래 여성들이 배 나오고 푸석한 모습으로
    남편과 친정 엄마에게 곱게 보살핌을 받고 있는 모습이
    그 순간은 참 부럽더라구요
    오랜 사회생활이 버거울 때는 결혼한 친구들이
    진상들하고 매일 전쟁하지 않고 남편 벌이로 안정된 삶을 사는 게
    부럽기도 했고요
    대단한 벌이나 전문직 아닌 이상 결국은 고만고만한 커리어에 월급봉투
    나이들어 슬슬 밀려날 걱정 생계 걱정
    결국 본인이 가지지 못한 게 눈에 보이는 것 같아요
    이미 선택한 인생에 후회를 최소화할 뿐이죠

  • 8. 저는
    '20.12.9 12:54 AM (211.246.xxx.40)

    비혼인데.. 건강검진 받으러 혼자 산부인과 갔을때
    제 또래 여성들이 배 나오고 푸석한 모습으로
    남편과 친정 엄마에게 곱게 보살핌을 받고 있는 모습이
    그 순간은 참 부럽더라구요
    제가 입은 옷이 훨씬 예쁘고 비싼데도요
    오랜 사회생활이 버거울 때는 결혼한 친구들이
    진상들하고 매일 전쟁하지 않고 남편 벌이로 안정된 삶을 사는 게
    부럽기도 했고요
    대단한 벌이나 전문직 아닌 이상 결국은 고만고만한 커리어에 월급봉투
    나이들어 슬슬 밀려날 걱정 생계 걱정
    결국 본인이 가지지 못한 게 눈에 보이는 것 같아요
    이미 선택한 인생에 후회를 최소화할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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