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위 털 뽑기와 세금
2007-12-10 / AM 10:34:20
베르사유궁전을 신축하고 전쟁을 치르느라 세금을 많이 걷어야 했던 프랑스 루이 14세 시절의 재상 콜베르. 그는 세금 징수를 ‘거위 털을 뽑는 기술’에 비유했다. 납세자인 거위가 소리를 가장 적게 지르게 하면서 거위 털, 다시 말해 돈을 가장 많이 뽑아내는 게 좋은 조세기술이라는 얘기다.
참여정부는 청개구리를 닮았다. 정권 재창출을 해야 하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조용히 세금을 거두기는커녕 거위 털을 마구 뽑아댄다. 마치 날이 무딘 도끼날로 면도해주는 식이다. 대통령과 정부 고위 당국자들 입에서 ‘세금폭탄’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오고 “엄살 부리지 마라” “종부세를 낼 능력이 없으면 다른 곳으로 이사 가라”는 협박성 발언까지 등장한다. 정부는 공개적으로 몇몇 거위들의 털을 아프게 뽑아 부동산 투기를 발본색원하려 했지만, 부동산 투기 거위뿐 아니라 그렇지 않은 일반 거위들까지 비명을 지르니 문제다.
양도세는 집을 판 다음 차익 중 일부분을 낸다. 하지만 종부세는 단지 살고 있는 집값이 올랐다는 이유로 호주머니를 털어야 하니 고통이 클 수밖에 없다. 종부세를 낼 사람이 2%밖에 되지 않는다는 정부 논리는 국민을 98%와 2%로 나누는 편 가르기식 발상이다. 올해 전체 종부세 대상자는 48만6000명, 세액은 총 2조866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38%와 65% 늘었다. 세금을 내기 위해 빚을 얻어야 하거나 살던 집을 팔아야 낼 수 있는 세금은 세금이 아니라 벌금이다. 제대로 된 정부라면 1가구 1주택자나 소득이 없는 장기 거주 노인에 대해서만이라도 대책을 마련해주어야 한다.
“Read my lips. No new taxes.(나를 믿으세요. 절대로 새로운 세금은 없습니다.)” 1988년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아버지’ 부시가 한 말이다. 부시는 이 말로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는 걸프전에 따른 재정적자를 메운다는 구실로 ‘사치세(Luxury Tax)’를 만들었다. 고급 선박, 개인비행기, 모피, 보석에 10%의 세금을 부과한다는 게 골자였다. 시장을 무시한 ‘바보세금’의 후유증은 엄청났다. 선박, 항공, 의류, 귀금속 산업이 휘청거리며 실업자가 쏟아져 나와 경제가 엉망이 됐다. 미국 정부 손에 들어간 사치세 수입은 고작 3000만달러에 불과했다.
부유층에게 세금을 많이 걷어 양극화를 해소한다는 생각은 큰 착각이다. 세금 부담이 크면 우수한 생산요소는 해외로 빠져나가 성장잠재력을 더욱 떨어뜨리게 된다. 기업이 투자를 외면하면 일자리가 적어져 빈곤층이 많아진다. 이는 증세와 성장률 하락을 촉진하는 악순환을 부채질한다. 정부가 쓸 돈이 많으면 세 부담을 높이기보다는 성장의 확대가 필요하다. 경제성장은 낮은 세율을 통해 달성될 수 있다는 ‘세금의 역설’을 이해해야 한다.
동서고금을 통해 정치적 변혁의 이면에는 거의 세금 문제가 있었다. 노무현 정권의 인기가 바닥인 이유는 국민의 ‘노망(老妄)’ 탓이 아니라 경제가 어려워진 때문이고, 그중에서도 세금에 대한 불만이 적지않다. 더구나 납세자들의 자부심을 세워주기는커녕 경솔한 말로 속을 뒤집어 놓았다. 부자와 자본가는 자신에게 부과된 세금을 결국 힘없는 사람에게 떠넘기게 마련이다. 종부세의 1차 피해자는 직접 고지서를 받은 2%지만 보이지 않는 진짜 피해자는 종부세를 내지 않는 98%의 서민인 것을 왜 모를까.
아담 스미스는 저서 ‘국부론’에서 “국가가 빈곤과 절망에서 벗어나려면 안정적인 정부, 예측 가능한 법률, 부당한 과세가 존재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떻게 230년 전에 이렇게 간결하고 명확하게 지적할 수 있을까. 이 땅의 지도자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대목이다.
과거나 지금이나 미국이나 한국이나 비슷한 놈들은 비슷한 행동을 하고 지지자들은 비슷한 방식으로 지지한다.
AGAIN 노무현.
십여년 전과 같은 상황
... 조회수 : 1,501
작성일 : 2020-11-27 11:37:15
IP : 125.191.xxx.148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ㅇㄹ
'20.11.27 11:42 AM (211.184.xxx.199)노무현 정권이 인기가 바닥(?)이었던 이유는 언론때문이었다.
2. ....
'20.11.27 1:10 PM (125.191.xxx.148)국민이 바보인가요? 언론만 꽥꽥된다고 선동되게요.
3. 공감합니다
'20.11.27 1:49 PM (58.120.xxx.107)양도세는 집을 판 다음 차익 중 일부분을 낸다. 하지만 종부세는 단지 살고 있는 집값이 올랐다는 이유로 호주머니를 털어야 하니 고통이 클 수밖에 없다. 종부세를 낼 사람이 2%밖에 되지 않는다는 정부 논리는 국민을 98%와 2%로 나누는 편 가르기식 발상이다
4. 공감합니다
'20.11.27 1:50 PM (58.120.xxx.107)보유세가 시세차익에 대해 내는 세금이라고 착각하는 무식한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근데 그들 대부분은 세금을 안내는 사람들이고요,
이제 종부세는 4프로 가까이 내고요.
점점더 늘어날 겁니다,5. 노웃
'20.11.27 1:55 PM (112.154.xxx.145) - 삭제된댓글잘못 짚었네요 하나에서 열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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