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들이 셋 있었지만 제가 유독 고양이를 독차지 하고 잘때도 이불 속에 같이 잤어요
저희 엄마 성격이 남자같은 타입이라 말도 직선적으로 하시고 살갑지가 않거든요
한 번도 엄마가 쓰다듬어 주시거나 안아 주신 기억이 없어요
게다가 건강하지 않으신데 네 딸을 5년사이에 낳으셨는데..
산후조리도 제대로 못하셔서 다리에 마비가 와서
한 쪽 다리를 절게 되셨어요
엄마의 성격과 그런 장애 때문에 전 어린시절 고양이와 친밀하게
애착을 형성하게 된 거 같아요( 엄마가 고양이를 좋아하셔서 천만다행이었죠)
그 사실을 성인이 되고 결혼하고 나서 저도 두 딸을 키우면서
점차적으로 깨닫게 되었어요
저는 사람과 살 접촉하는 게 싫어요 성인되고는
엄마랑 목욕 같이 가는 것도 안해봤고 언니들과 제주도 여행가서 온천 같이 가는 것도 어색하더라구요
딸들이 아가일땐 모유수유도 하고 혼자 육아를
했지만 특별히 더 안아주고 스킨쉽을 많이 해주진 않았던 거 같아요
남편도 저처럼 스킨쉽을 꺼려하는 타입이예요
동물도 꺼려해서 고양이 키우는 동안 갈등이 많았네요
그런데 제가 2마이 고양이를 키우다보니 고양이의 보드라운 털과 따뜻하고 말랑말랑한 살
스킨쉽하는 게
어찌나 좋은지 하루에도 여러 번 부비부비하고 쓰다듬어 주는데..
그런 것이 제게는 힐링 그 자체가 되는거예요 골골송까지 들으면 엔돌핀이 마구 나오는 느낌..
친정엄마보다는 제가 조금 부드럽고 온화한 성격이긴 하지만
딸들에게 스킨쉽 못해 준 건 참 미안한 마음이 들어요
둘째딸은 남자같이 털털한 성격이라 괜찮은데 큰 딸은 한 번씩
안아달라고 하더라구요 엄마는 왜 먼저 안아주지 않느냐고..
25살 고3 두 딸인데 독립하기 전에 엄마의 온기를 느끼도록 노력해야 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