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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지난 주중에 목포 여행 다녀왔어요.

상사화 조회수 : 4,708
작성일 : 2020-10-26 01:37:38

코로나 방역이 1단계로 바뀌기도 했고 최근 들어 근 두 달째 바쁘기도 해서 
시간 여유도 없었기 때문에 이번에 모처럼 시간을 내서 전라도쪽으로 여행을 갔어요.

제가 절 보러 다니는 것을 좋아하는데 우리나라가 70%가 산지다 보니
사실 어딜 가든 절이 있기도 하고 그래서 어디든 여행을 가면 거기 절도 빠지지 않고 보고 오곤 하거든요.
이번에도 목포 갔다가 거기서 좀 더 가서 영광군에 있는 불갑사 갔다가
우리나라에서 백제에 불교가 들어온(AD 384) 곳인 법성포까지 갔다 왔는데 너무 좋아서 추천해요.
원래는 불갑사는 그리 기대하지 않고 갔는데 많은 절을 다녀보았지만 
이 곳은 건물이 무척 단정하면서도 공을 많이 들이고도 그걸 겉으로 크게 드러내지 않는 은근한
자부심과 해학이 깃들인 모습을 갖고 있는 절이었어요.
가보시면 제가 말한 해학이 뭘 보고 한 말인지 아마 아실 거에요.
절 내 전각들이 많은데도 하나도 무질서하지 않고 특히 대웅전은 건물 공포양식이 다포양식에 꽃살창호
팔작지붕, 우물천장, 십자보개까지 갖춘 매우 아름다운 건축물이라 꼭 한번 보시라고 권합니다.
그 외에도 무량수전의 창호도 너무 아름답고요 지금 마침 절 내 거의 모든 건축물들이 
최근에 단청을 들인듯 색감이 깨끗해서 단청 맡은 분이 누군지 물어보기까지 했어요. 
색감이 격이 있으면서도 엄청 공들인게 느껴지는 단청 군데군데에는 자세히 봐야 보이긴 하지만 
다른 절에서는 잘 못 보던 약간의 파격도 가미되어 있었거든요.

많은 건물 중에서 명부전은 건물 사면을 다 돌아가면서 각각의 지옥을 그려놨는데 
그림을 자세히 보고 있으면 그 그림대로라면 아무리 지장보살이 있어도 지옥이 무섭기도 하지만
좀 어마무시하게 무서운 지옥의 모습이라 나중에는 무섭다기 보다는 좀 웃기는 느낌도 들고 
하여튼 다른 여느 절에서는 볼 수 없는 생생한 그림학습의 재미가 있어요.
거기다 무량수전은 상품상생부터 하품하생까지 9개 생도 다 그려져 있어서 이렇게 친절한 절이 있나 했네요.
보는 즐거움 뿐 아니라 절 자체가 주는 아늑한 맛도 있고 한번 가보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만한 곳이다 싶어요.
이렇게 쓰니까 제가 대단한 불자 같은데 그건 전혀 아니고 저는 기독교인이고 
이건 순전히 문화적 관심 그러니까 천년 이상을 지속해 내려온 우리 문화의 한 부분으로서의 불교문화를
보는 것에 대한 관심에서 각 지역을 갈 때마다 그곳에 있는 절에 가보는데 
절마다 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있죠.
제가 가장 좋아하는 절이 마침 전라도에 있어서 저는 태생이 경상도인이고 거긴 아무런 연고도 없지만 
그 절을 보러 가는 겸해서 매년 전라도쪽으로 가는데 이번에는 별 기대하지 않고
여기를 들렀다가 아주 만족스러운 경험을 해서 추천해요.
여기서 조금 더 가면 백제 최초의 불교 도래지인 법성포, 말 그대로 불법을 포교하기 위해 성인이 당도한 포구라는 뜻의
법성포에 가보니 거긴 동남아시아 절에서나 볼 수 있는 간다라 불교양식 스투파도 그렇고 
정말 기대치 않게도 아주 잘 정비해 놓은 모습도 있고 
물빠진 바다의 개펄을 보며 여유있게 휴식할 수 있는 공간도 있더라구요. 
 
그리고 이게 이번 여행의 제일 하일라이트인데 저희가 목포에서 아침에 차타고 지나가다가 선창에서 
사람들이 몰려 있는 걸 봤거든요. 뭔가 해서 봤더니 그날 배가 들어왔는지 사람들이 뱅둘러서서
엄청엄청나게 큰 그물에서 그물에 걸린 고기를 하나하나 떼내고 있는 걸 봤어요. 
보니까 조기더라구요.
그러고 나서 그날 목포 수산시장 갔다가 조기 말린 걸 사왔거든요.
오늘 그거 해 먹었는데 세상에 기대는 했지만 이렇게 맛있을 줄이야, 너무 너무 맛있어요.
바다에서 잡은 거 바로 그 자리에서 그물망에서 떼내는 거 봤으니까 그거 그대로 손질까지
다해서 약간 꾸덕꾸덕하게 말렸던데 그걸 사왔는데 진짜 오늘 매운탕 끓여보니 너무 맛있는 거에요.
기름이 돌고 살이 단맛이 나요.
좀 많이 사올 걸 냉동고 들어갈 자리 없다고 조금 사온게 후회될 정도로 맛있고
서울 비하면 많이 싸서 좋았어요. 
저는 좀 까다로운 편이라 비늘 있는 생선은 비늘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안 먹는데 여긴 손질이 되어 있더라구요.
비늘을 쳐내고 말렸던데 저야 한치의 비늘도 허용하지 않아서 집에서 비늘을 샅샅이 손봤지만
저같은 사람 아니면 그냥 먹을 수 있게 손질이 되어 있더라구요. 거기 외노자들 보이던데 그 사람들
손 빌린 거 아닌가 싶었고 하여튼 여기서 조기사서 영광 법성포에서 굴비 안 사고 왔는데 너무 잘했다 싶고  
조기 작은 거든 큰 거든 다 맛있네요. 작아도 맛이 좋고 갈치는 어떨지 아직 안 먹어 봤어요.

옆에 건어물상 사장님 말씀이 요새 조기가 많이 잡히는 때이고 맛있대요.
그래서 여러분 혹시 시간 되면 더 춥고 늦어지지 전에 한번 목포 가보세요.
목포는 진짜 구시가지에는 숙박지도 종류도 많고 가격도 엄청 다양하게 있어요. 
전혀 비싸지 않고 코롬방 빵집은 빵값도 싸요. ㅎㅎ

그리고 저희는 여행 다니면 방송에 소개된 음식점도 가보는데 이번엔 고창 우정회관이 게장간장이 
유명하다고 해서 거길 갔었는데 ㅋ 거긴 목금토 밖엔 안 한다는 걸 거기 주차장에 도착하고서야 알았지 뭐에요.
그래서 꿩 대신 닭이라고 마침 배가 고파서 거기 200미터 쯤 떨어진 곳에
수궁회관이라고 있길래 거길 갔더니 오 거기 음식맛이 너무 좋은 거에요.
나중에는 결국 계획을 비틀어서 오로지 거기 밥을 먹는다는 그거 하나만을 이유로 고창을 한번 또 갔어요. 
여기 정말 강추합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여기도 몇 번 티비에 나온 곳인가 본데 우정회관보다 게장은 값도 더 싼데
맛은 제가 마포의 진미식당 게장도 먹어봤지만 밥값까지 하면 1인분 4만원인 진미보다 값은 훨씬 싼데도
제 입엔 진미보다 더 낫더군요.
그거 말고도 겨울에는 굴밥이 유명하다는데 그것도 먹어보니 아마도 그거 먹으러 조만간 또 갈거 같아요.
거기 곁들여 나오는 망둥어 아 입맛만 다시네요.
고창이나 영광이나 다 그 근처거든요.
저는 차타고 다니다가 보이는 거 사는 걸 좋아해서 그 밖에도 오다가 4년된 소금도 사고
할머니가 만든 김부각도 사고 농협 들어가서 지역 산물도 사고 이것 저것 이고 지고 오니 집안에 들어갈 자리가 ㅠㅠ
시간 있는 분들 여행 참고 하시라고 적어 봤네요.
목포서 여기 저기 갔다가 수산시장 들린게 제일 잘한 거 같아요. 
아 그리고 북항에서는 회 드시지 마시고 거긴 냉동생선, 잘하는 집은 청자회관이나 어부회관요. 


IP : 222.110.xxx.248
2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0.10.26 2:09 AM (108.41.xxx.160)

    https://www.youtube.com/watch?v=CitIMlaa8To 관광공사 목포편
    꾀가 많은 토끼가 용궁에 붙잡혀 갔다가 목포편에서 케이블 카 카고 도망갑니다 ㅋㅋ

    강릉편에서는 별주부가 토끼를 놓치고 망연자실 해변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장면이 있고요.
    기획자가 화면 옆에 숨겨놔서 잘 봐야 합니다.

  • 2. ...
    '20.10.26 2:10 AM (108.41.xxx.160)

    카고 -> 타고

  • 3. ㅎㅎ
    '20.10.26 2:20 AM (116.121.xxx.18)

    와!!!!! 목포여행 후기 저장합니다
    감사합니다

  • 4.
    '20.10.26 3:02 AM (61.82.xxx.129)

    정말 도움이 되는 여행기네요
    고맙습니다

  • 5. 답사
    '20.10.26 3:08 AM (211.214.xxx.19)

    저도 기독교인이지만 우리문화유적 답사 좋아하는데 아는게 믾으시네요. 설명을 잘해주셔서 이 코스대로 꼭 가보고 싶네요.

  • 6. 절에 대해
    '20.10.26 4:00 AM (222.153.xxx.165) - 삭제된댓글

    많이 아시는군요.
    목포 영광 다 가봤는데 완전 수박 겉핥기식으로 다녀와서 님 후기 보니 내가 다녀온거는 넘 아깝네요. 법성사 기억해둘게요. 전라도에 가면 들린다는 절은 어느 절인가요?
    목포 구시가지는 옛 모습 보존하면서 잘 개발하면 좋겠더군요. 좋은 여행지가 될 수 있을 거 같아요.

  • 7. ...
    '20.10.26 6:16 AM (116.34.xxx.114)

    불갑사 상사화는 졌겠지요?

  • 8. 가고싶다
    '20.10.26 6:43 AM (222.106.xxx.155)

    안가본 데라 가고 싶은데 차 가지고 다니셨죠? 예전에 서울서 차로 여수, 순천 오갔더니 너무 피곤해서 ㅜㅜ. 서울서 ktx 타고 목포 가려는데 거기서 고창 등은 렌트해서 다니면 될까요?

  • 9. 저도
    '20.10.26 7:46 AM (58.123.xxx.4)

    절 구경 다니는거 좋아하는 천주교신자입니다.
    불교문화공부하는 것도 좋아하고요
    특히 전라도는 바다 산 절 평야 그리고 좋은 인심에 맛난 먹거리가 모두 있는 저의 최애여행지지요
    담양 순창 구례 남원 여수 순천 등등을 매년 가을이면 누비다 오는데 올해는 코로나로 마음만 동동거리는 중에
    원글님 글 읽으니 당장이라도 나가고 싶네요
    기회가 안되어 목포는 지나쳐만 봤는데 꼭 가고 싶네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절은 선암사예요
    산암사도 이 가을 단풍속에 예쁘게 잘 있겠지요

  • 10. ㅇㅇ
    '20.10.26 7:47 AM (175.207.xxx.116)

    안그래도 목포 다녀오고 싶었는데 감사합니다

  • 11. 자유인
    '20.10.26 8:21 AM (220.88.xxx.28)

    목포 고창 영광 정보 감사합니다

  • 12. ㅁㅁ
    '20.10.26 8:22 AM (183.96.xxx.113)

    목포 가면 불갑사 꼭 가보고 싶습니다

  • 13. 나무늘보
    '20.10.26 8:58 AM (210.97.xxx.43)

    한번 가보고 싶네요.

  • 14. 감사
    '20.10.26 9:14 AM (220.116.xxx.125)

    목포를 다시 가고 싶게 만드는 글입니다.
    법성포도 꼭 가고 싶군요.
    목포나 여수엔 막걸리식초를 써서 음식맛이 좋다고 하던데 진짜인지 늘 궁금해하고 있습니다.
    현지에서 팔면 한번 사고 싶구요.

  • 15. 목포
    '20.10.26 9:54 AM (211.177.xxx.227)

    몇번이고 또 가고 싶은곳

  • 16. 호이짜
    '20.10.26 12:04 PM (180.70.xxx.46)

    목포 가셨다니 가까운 해남 달마산 미황사도 좋은데 담에 기회되시면 가보세요..저는 지식이 없어서 다른 문화적인건 모르지만 미황사에서 보이는 먼 바다가 너무 좋더라구요.

  • 17. 상사화
    '20.10.26 12:23 PM (222.110.xxx.248)

    호이짜님 네, 거기 훌륭하죠. 저는 가면 달마산 산행도 한답니다.
    이번에 목포해양박물관 가서 신안 앞바다에서 건져올린 해저유물을 보려고 했는데
    하필 그 방만 지금 닫아놔서 해저유물은 못보고
    거기서 청자 다완 사와서 거기다 차를 마시고 있는데 찻잔이 볼 때마다 예쁘네요.

  • 18. 저도님
    '20.10.26 12:34 PM (222.110.xxx.248)

    선암사 예쁘죠.
    저는 이번에는 선운사만 다녀왔어요.
    선운사랑 더 위로 가서 도솔암까지 갔었는데 걸어가는 동안 가을산이 너무 예뻤죠.
    도솔암의 마애불은 부처님 얼굴이 백제불의 대표적인 그 자애로운 모습은 어디로 가시고 ㅋㅋ

  • 19. 감사
    '20.10.26 12:38 PM (61.105.xxx.54)

    목포 한번도 못가봤는데
    여행기를 보니 가보고 싶어지네요

  • 20. 목포...
    '20.10.26 1:20 PM (223.38.xxx.191) - 삭제된댓글

    말씀하신곳 꼭 다 가고 싶어요

  • 21. 저장합니다.
    '20.10.26 1:41 PM (58.236.xxx.61)

    목포여행^^

  • 22. 무빙워크
    '20.10.26 4:36 PM (119.64.xxx.91)

    저도 저장합니다. 가고 싶어요. 정말

  • 23. 목포
    '20.11.12 6:16 AM (176.32.xxx.246)

    가보고싶네요.
    정보감사합니다.

  • 24.
    '21.1.21 12:01 AM (27.124.xxx.153)

    목포 불갑사 등등 정보 너무 고마워요

  • 25. 내일
    '22.7.17 9:00 PM (222.233.xxx.143)

    후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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