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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아버지의 꿈

... 조회수 : 1,803
작성일 : 2020-09-29 06:58:09
아버지께서 치매가 심해요.
움직이질 못하고 누워만 계셔서 집에서 모시고 있어요.
인지력이 거의 없어 일상대화는 못하고 어린아이와 놀이하듯 지내고 있어요.
아버지께서 목동 아파트를 한채 가지고 있어요.
목동 아파트 여러 단지 중 한곳이 재건축 통과가 되면서 목동 아파트가 재건축으로 들썩들썩 하고 있죠.
오래전부터 재건축 이야기가 심심찮게 나욌었고 소유주 대상으로 재건축과 리모델링 의견 조사도 있었어요.
치매가 심해지기 전에 아버진 재건축은 탐탁지 않게 여기셨어요.
아버지의 발병등으로 정신없이 사느라 우리는 재건축이고 뭐고 별 관심도 없었고 재건축이 된다 해도 사실 귀찮은 입장 이었죠. 우리의 무관심과 무관하게 소유주라서 굵직한 소식은 전해져 오곤 해요.
처음 분양 받았을때 목동 아파트에 살면서 좋았던 기억이 많아요.
일단 살림이 조금씩 안정이 되어갔고, 우리들도 나름 공부도 잘 했고 진학도 잘 했구요. 목동 아파트는 조경도 잘 되어 있어서 봄, 가을이면 따로 나들이 안나가도 계절을 느낄수 있어요. 가족끼리 산책하며 핫도그 사먹던 추억이 있어요.
재건축 이야기가 본격화 될땐 이미 아버진 치매로 인해 일상적인 기억이 없었어요.
며칠전 아버지께서 낮에 주무시다 깨서는, 꿈을 꿨다고 하시는 거예요.
꿈을 꿔도 기억을 못하는 분이라 깜짝 놀랐죠.
무슨꿈이냐고 물었더니, 산에서 큰돌이 굴러 내려 왔다며 돈 될일이 파토날거라고 하시더니 조금후 다시 잠에 빠졌어요.
무슨 영화 같은 한장면이라 엄마와 저는 무섭기도 하고 웃기기도 했어요.
다음날 재건축 관련해서 심사에서 떨어졌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엄마는 아버지 꿈이 이거라며 웃으시네요.
뭐지? 싶은 소소하고 신기한 일이 었어요.


IP : 211.201.xxx.88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재밌네요
    '20.9.29 7:21 AM (119.149.xxx.18)

    9단지사시나요? 치매신건 안타깝지만 잔잔한 글 잘 봤어요

  • 2. 오호
    '20.9.29 7:55 AM (180.230.xxx.96)

    신기하네요

  • 3. ㄱㄱ
    '20.9.29 8:19 AM (1.241.xxx.109) - 삭제된댓글

    신기해요.저도 예전에 큰애 20개월때 계류유산 한적이 있는데,임신초기라 조심한다고 늘 조심했는데,새벽에 어지가다가 제가 어딘가로 쑥 빠지는 꿈을 ㅠ
    불안해서 병원갔더니 계류유산이라고...
    아버님도 저처럼 감지를 하신거 같아요.
    치매앓고 계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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