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태권도장에 다닐 때 용기라는 말을 처음 들었던 것 같아요.
그 후에 도덕시간에도 용기라는 말을 배웠고요.
용기란 넘어졌을 때 울지 않고 일어나는 거라고... 넘어져서 무릎 깨진 삽화도 교과서에 있었던 것 같고요.
배우긴 했지만 살아가면서 용기라는 말은 교과서에서나 쓰이는 말이려니 생각했어요.
마흔 중반에 이르면서 삶에 점점 자신이 없어지고 불안한 마음이 종일 휘돕니다. 예술적 기질을 타고난 남편을 만났고, 이재에 밝지 못한 사람이었기에 제가 악착 같이 나서야 했지만 어린 두 아이를 키우며 일하다 보니 반쪽 자리 경력이라 재택 프리랜서로 연명하고 그 마저도 나이가 드니 일이 많이 줄어드네요.
무엇보다 아이들 문제로 작은 집을 팔고 다른 도시로 이사하며 전세로 왔는데 그 몇년사이 세상이 바뀌고 시골에서 올라온 촌부 마냥 혼이 쏙 빠지네요. 아이들에게만은 부모로서 두렵고 절망스러운 마음을 들키고 싶지 않지만 가끔씩은 저도 모를 한탄이 나오기도 합니다.
일년반 남은 전세기간이 끝나면 남편의 직장 때문에 타시로 옮겨가야 하는데 그땐 집값이 어떨지.. 네이버부동산에라도 들어가서 보고 싶지만 정만 용기가 안 나네요. 청약은 무주택 된지 몇년이 안 되어 점수가 많이 낮아서 예비당첨 100 위 안에 아직 못 들고요.
마음속 불안이 삶을 갉아먹고 저도 모르게 희망없음을 떠올리게 되니 어릴 때 배웠던 용기라는 말이 순간 떠오르며 이럴 때 쓰라는 말이었나 싶습니다.
희망이 있고 없음은 주관적인 것이지만 헛된 희망은 아닌지 계속 믿는 척 속고 있는 건 아닌지...휴일 오전 착찹한 마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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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것에 대한 두려움
ᆢ 조회수 : 2,534
작성일 : 2020-09-12 12:15:37
IP : 118.216.xxx.98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ᆢ
'20.9.12 12:32 PM (58.140.xxx.115) - 삭제된댓글건강하면 다 살게됩니다
희망을 잃지마세요2. ㅡㅡ
'20.9.12 12:42 PM (223.39.xxx.105)경제적 무능한 남편 두면, 사는게 두렵죠
내가 가장인 느낌, 험난한 세상 앞에 두렵고
짐처럼 느껴지기도하는 가족들...ㅜㅜ
저도 40 넘으니 더더욱 힘드네요
그나마 헤쳐가야할 나도 나이가 드니 머리도 몸도 전만 못하고요3. 현실감각
'20.9.12 1:07 PM (58.234.xxx.30) - 삭제된댓글나한테만 악착떠는 남편놈이랑 사는데요
집나가면 호인이고 돈잘쓰고 허허 거리면서 집에선 늘 저기압이고 승질, 폭군에 가깝고
경제관념도 없으면서 생활비만 쬐끔주고
월급도 비공개로 혼자관리하길래 돈좀 모았을줄 알았더니
퇴직금조차 애학비로 쓸거라며 비공개로 일관하더니
돈사고치고 여자문제 복잡하고 은퇴무렵 빚만 있더라구요.
결국 내가 알바로 벌어 모은돈만 남아있는 현실이라니....
님도 정신 바짝 차리세요.
전세주고 이사갔으면 좋았을걸 왜 파셨어요4. ..
'20.9.13 2:49 AM (116.39.xxx.129)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녜요.
지금은 암흑같아도 다 살게 마련이니까..
버티다보면 좋은 날도 와요.
희망 잃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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