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밝힐게요. 별 얘기 아닌데요 제가 너무 괴로워서 아무말이나 듣고 싶어서 적어봅니다.
한가한 얘기 들을 시간없이 바쁘신 분들은 그냥 지나가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40대 중반 아이 없는 기혼 여성입니다.
상황이 좋지 않고 차일피일 미루다가 아이는 낳지 않고 살아요.
경제적으로 아직도 힘들어서 아이 있었으면 늘 미안해하며 키우고 있었겠다 그런 생각도 합니다.
남편하고 사이는 좋아요. 남편이 정말 거의 유일한 친구이자 버팀목이에요.
아이는 생길 가망 없습니다. 너무 사적이라 자세히 쓰기는 어렵고요.
어릴 땐 겁이 되게 많고 소심했지만 타인한테 좀 무심한 면도 있었고
귀찮은 것도 싫어해서 보기에 대범해 보이는 면도 있었는데
나이가 들수록 이상하게 불안증이 생기더라고요.
앞으로 먹고 살 것, 답답한 노후에 대한 불안감
나 혼자 남을 것에 대한 불안감
늘 아프고 경제적으로 상당히 어려운 부모님에 대한 불안감(빚도 많아요)
부실한 내 건강에 대한 불안감.
건강에 대한 염려는 어쩔 수 없는 것이 제가 어머니 체질을 많이 닮았는데
어머니가 답도 없는 만성통증과 온갖 질환으로 힘들어하고 계시거든요.
그걸 보면서 저것이 내 미래겠거니 생각하면 참 우울해요.
게다가 저는 어머니처럼 그나마 걱정해줄 자식도 없고, 그 긴 세월동안 병원비를 낼 여유도 없어요. (어머니 병원비는 보험과, 아버지가 어찌어찌 빚을 내서...자식들이 아주 가끔 여유될때 조금씩 보태기도 하고요)
이 모든 불안과 걱정이 한꺼번에 몰려오면서 요즘 정말 미치겠어요.
친구도 별로 없고, 코로나 시국에 그나마 얼마 없는 친구를 불러내기도 힘들고요.
제일 큰 걱정이 경제문제와 건강문제인데 이건 친구가 해결해줄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그저께부터 몸 상태가 좋지 않아서 일단 병원에 예약을 해놓은 상태인데
벌써부터 온갖 걱정이 앞질러가서 속이 답답하고 잠을 잘 못 잡니다.
너무 불안하고 가슴이 답답하면서 목구멍이 조여드는 느낌이 들고 몸에서 열이 확 올라와요.
근데 이 증상은 아버지, 어머니, 남동생 다 느끼고 있는 증상이에요.
가족의 상황이 답답한데다 죄다 정신력이 약해서 그런지 비슷하네요.
링크를 걸긴 할거지만 갑자기 온 몸에 뜨거운 열감과 함께 따가움, 쓰라림이 느껴져서 힘든 상황이에요.
뭔지 몰라 저희 지역 대학병원에 전화했더니 간호사가 류마티스 내과로 예약을 잡아주더라고요.
한 달이나 기다려야 하네요.
담담하게 쓰기는 했는데 이러다 미치면 어떡하지
못 고치는 병에 걸려서 평생 고통받으면 어떡하지
내 나약한 마음과 신경 때문에 없던 병도 생기면 어떡하지
나는 몸도 부실하고 잘하는 것도 하나도 없는데 앞으로 무슨 일을 구해서 입에 풀칠해야하지.
여태 남한테 정신적으로 의지 안하고 혼자 쿨한 척, 씩씩한 척 잘 살아왔는데
나중에 혼자 남아 돌아버리면 어떡하지 계속 이런 불안감과 걱정이 머릿속에서 뱅글뱅글 돌아요.
남편은 회사에서 일도 많고 스트레스가 많아 아침에 나가면 늘 오밤중에 들어오는데
요즘 제가 이러니 화도 내고 달래기도 하면서 걱정이 많아요. 그것도 너무 미안해요.
남편도 회사 일 힘들어서 우울감, 불면증에 시달리는 중인데 제가 아무 도움도 못되고 오히려 힘들게하고 있어요.
제가 울음을 길게 못 울어서 늘 답답한데 어제 오늘은 혹시라도 속이 후련해질까하고 일부러 소리내어 울기도 해봤어요.
내가 오늘 이렇게 계속 불안하고 답답하면 신경정신과 가서 약이라도 받아올테니 걱정말라고 남편한테 말은 했는데
남편은 무턱대고 그러지 말고 일단 내과라도 가서 상담 받아보고 안정제는 거기서도 줄테니 섣불리 움직이지 마라
친구들을 불러서 얘기라도 해라 사람 만나야 고치는 병이다 그러는데 일단은 그냥 마음을 달래보려고 애쓰며 집에 앉아있습니다.
사실 친구가 이런 상태에 대해 무슨 위로를 해줄 수 있겠어요.
그리고 친구도 어차피 남인데, 내 고통은 오롯이 내 몫인데 라는 생각에 크게 위로가 안 될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어요.
아무 내용도 없고 재미도 없는 얘기인데 이렇게 쓰는 이유는
너무 힘들어서 그래요.
심호흡 크게 하고 걱정해봤자 나아지는 것도 없다고 계속 마음을 다잡고 있는데 잘 안돼요.
가족들 상황 안 좋다고 하면서도 솔직히 제가 무슨 책임을 진 적은 없어요.
입으로만 이러지 아직도 철없고 어른노릇하며 살지 못하고 있어서
객관적으로 보면 할 일 없어 속편한 투정하고 있구나 그렇게 보이기도 할거예요.
이 불안증을 어떻게 해야할까요.
이 소심함을 어떻게 해야할지요.
어떤 상황인지 이해를 돕기 위해 제가 전에 쓴 글 두개 링크 걸어볼게요.
사람을 만나고 밖에 나가면 해결되는 일일까요?
저는 집에서 혼자 근무한지 14년 쯤 됐어요.
사회생활할 때 힘들어하지 않고 잘 지냈고 지금도 사람 만나는 걸 무서워하지는 않는데
혼자 지내는 것도 무척 만족해했거든요.
근데 요며칠 몸이 이상하다 느껴지자 갑자기 모든 게 다 무서워지면서 시어머니하고 합가라도 할까 이런 황당하고 얄팍한 생각까지 들었답니다. 시어머니와 남편은 당연히 반대하실거예요. 제가 생각해도 뻔뻔하네요 ㅎㅎㅎ
요약하자면 갑자기 찾아온 알 수 없는 통증 때문에 지금 미칠듯이 불안한 상태이고
그로 인한 연쇄적인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무척 힘들다는 이야기입니다.
정신차리라고 혼내주셔도 되고
비슷한 상황 있으신분이 같이 하소연하셔도 되고
혹시 저같은 증상에 대해 아는 분이나 좋은 병원, 의사 아시는 분 계시면 얘기해주셔도 감사하겠어요.
길고 재미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