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약 3년 전 퇴직하고 낯 선 양평에 왔습니다.
부동산을 통해 강상면에 2층 콘크리트 전원주택을 샀는데 실패했습니다.
새로 지은 집이었고 벽체가 그리 두터운 데도 춥고, 습하고, 심지어 누수까지 있어 큰돈 들여 보수까지 했습니다만
개발붐으로 마을을 둘러싼 숲이 다 까뒤집히고 마을 인심이 사나워지는 꼴을 보고 정 떨어져 팔았습니다.
그러는 1년 여 동안 개발업자들과 부동산업자들이 '전원주택'을 어떻게 지어서 파는지 숱하게 보게 되었습니다.
겉만 번드르르하지 집이 들어서는 택지나 구조, 자재, 안전성 등에서 얼마나 취약하고 허술한지.
옥천면에 2백 평 남짓 땅을 샀습니다.
남편과 저, 집 지어줄 분과 머리를 맞대고 설계를 하여 2층으로 연건평 40평 남짓으로 지었습니다.
치매를 겪고 있는 엄마와 남편, 저 셋에 서울에서 직장 다니는 아이가 한 달에 한 번 꼴로 다녀가니
1층에 방 한 개, 거실, 주방, 보조주방, 화장실, 별채 운동실, 창고
2층에 방 두 개, 화장실을 두었습니다.
집 지어주는 분에게 수시로 당부했습니다.
남에게 보여주는 집이 아니니 살림하며 살기에 편안하고 단순하고 튼튼하고 실용적으로 지어달라고.
배수, 단열을 비롯해 구조에 특히 공을 들였고
집을 짓기 시작해서 끝날 때까지 매일매일 현장에 나가
어떻게 지어지는지 공정마다 사진을 찍고 수시로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난방은 가스, 주방은 인덕션이고, 보조주방엔 가스레인지를 씁니다.
어머니와 남편, 저 세 식구와 달에 한 번 1박2일 혹은 2박3일로 아이가 오고 삼시세끼 집밥 해먹으며 사는데
가스비는 한겨울 기준 15만원 안팎, 전기료는 월평균 3만원 안팎 나옵니다.
주차장 20여 평, 텃밭 5평 남짓, 장독대와 야외 빨래터가 2평 남짓,
나무와 꽃밭이 가장자리에, 나머진 잔디를 심었습니다.
겨울은 따뜻하고 여름은 시원하고 공기는 늘 깨끗합니다.
텃밭에는 고추, 토마토, 파프리카, 피망, 가지, 오이, 상추, 열무, 배추, 부추, 파, 더덕, 도라지, 양대, 감자 등
여러 가지를 우리 식구들 먹을 만큼만 번갈아 심었습니다.
나무와 잔디는 남편이 한 번씩 전지하고 기계로 깎고,
꽃과 풀은 주로 제가 심고 살피는데 매일 살피면 큰 일이 될 것도 없고 얼마나 신비롭고 재미난지요.
그러니까 전원주택에 대한 꿈과 염려와 불안과 후회......로 얼룩진 분분한 숱한 이야기는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합니다.
반 사기꾼이나 다름없는 업자들 말과 번드르르한 겉치레에 홀리면 사도, 지어도 골칫거리고
정직한 업자를 만나 정직한 거래를 통해 충분히 고민해서 지으면 날마다 흡족하고 행복합니다.
부부가 역할을 나눠 날마다 살피면 전원주택에 사는 게 힘들거나 큰일은 아닙니다.
남편도 저도 직장을 다니며 아파트 살림살이하다가 퇴직한 60대로 양평도 낯 선 곳이고 전원주택은 처음인데
비로소 자연과 교감하며 건강하게 살고 있다는 생각에 날마다 감사하며 살고 있습니다.
전원주택에 살고 싶은 꿈과 함께 잘 적응하여 살 수 있을까에 대한 염려로 결정을 하지 못하는 분이 제법 계신 듯하여
전원주택에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제 경험을 올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