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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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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얘기만 하는 엄마

ㅇㅇㅇ 조회수 : 2,711
작성일 : 2020-08-12 21:42:50
어릴 적 엄마가 가출하고 몇 년 있다가
오빠는 엄마랑 연락을 하고 지냈던지 어느 날 가출해 버리더라고요. 
저는 십 년 넘게 엄마를 못만났고요.
그래서 저는 아빠랑, 오빠는 엄마랑 살게 되었어요.

오빠는 고등학교때부터 술먹고, 폭력, 도박, 사기..등등으로
엄마가 속 많이 썩은 것 같더라고요
저는 십 몇 년 지나고 엄마를 다시 만나니 그냥 옆집 아주머니 같더라고요.
엄마가 오빠 뒤를 많이 챙겼죠
경찰서 따라가주고, 학비 대주고, 보험료 대주고, 장사밑천 대주고, 가까이 살고 등등..
저는 저대로 발버둥치며 살아서 (겉으론 )무탈하게 공부도 많이 하고, 잘 삽니다.

오빠는 결혼후에도 계속 도박으로 사고치고
결국 자식 마누라 모두 팽개치고 가출했어요.
그런 오빠를 매 분기마다 찾아다니고 만나러 갈 때 엄마가 저랑 같이 가자고 해서 다녔고요.
나도 엄마 사랑을 못받고 성장기를 보냈는데
오빠는 쉰이 된 나이까지 엄마가 뒤를 봐주는 구나..하며
그 모자의 눈물의 상봉을 몇 미터 떨어진 곳에서 보곤 하다가
어느 날 부터 난 오빠의 학대도 생각나고, 난 이제 더 이상 안갈랍니다..했어요. 

엄마는 내가 무난하게 사니깐 그냥 속없는 줄 아는지
맨날 오빠 얘기, 아니면 오빠 애들 얘기..
자잘한 에피들이 여럿 있죠. 엄마가 오빠는 아직도 품안의 자식처럼 막 챙기고
저는 그냥 눈 밖인..

이젠 오빠 애들 얘기...오빠 애들이 놀러왔었는데
그렇게 착하고, 그렇게 예쁘고, 엄마를 챙겨주고, 찍 소리도 없고..등등..
걔네들 칭찬만 그렇게 해요
우리 애들은 그냥 남같이 대하고요.
옷 만들때도 걔네들것만 만들고..

제가 기분이 안좋을 땐 엄마랑 전화를 피하는데
오늘, 퇴근 길에 스피커 폰으로 엄마랑 통화하는데
오빠 애들 얘기만 내도록 하는데,,
제가 그랬어요.
엄마는 맨날 오빠네 애들 자랑만 하네..
다행히 차 안 스피커 폰이라 내 흔들리는 목소리, 눈물 훔치는 소리는 안들렸을 거 같아요
엄마는 '내가 걔들 자랑하는게 아니라 애들이 이렇게 이쁜데 속상해서 그래...그러시는데
알죠..그 마음도.
그런데 그냥 저는 슬프더라고요. 화나는게 아니라.
그렇게 통화를 건성으로 마무리 하고..
밖에는 비가 내리고,
내 얼굴엔 눈물이 흐르고
와이퍼는 벅벅 문지르고...

나도 엄마가 필요했던 어린 아이였는데.
나는 잘해서 잘산게 아니라
나도 이 만큼이라도 살아내려고 무진장 애쓴건데..
엄마는 영원히 안보이는지
잘먹고 잘 산, 부족할 게 없는 , 마음 안가도 되는 아이로만 아나봐요.

순간,
우리 아이들 생각이 났어요.
야무지고 똑똑한 첫째에 비해, 
머리도 딸리고 모든 게 느리고 엉성한 둘째에
맘이 쓰이고 신경이 가는 나의 모습..
어리숙한 동생한테 너무 야박하게 굴지 말라고 첫째를 야단도 쳤는데,
정말 편애가 아니야 라고 항변해봐야 
우리 큰 애의 외로움은 달래지지 않겠다 싶었어요. 
누구에게나 인생은 쉽지 않은데 큰애는 그렇게 야물딱지게 살아내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 ..
우리 애들은 엄마 있어서 든든하게 해줘야지 싶어서
바로 시장 들려 애들 좋아하는 재료 왕창 사서
월남쌈에 오리고이 엄청 구워서 먹였습니다.
행복해 하는 애들 모습 보며
귀여워 귀여워...첫째도 쓰다듬어 주고 둘째도 안아주고..
고맙고 사랑한다..
이렇게 뜬금없는 마무리로
오늘의 외로움은 나름 가볍게..넘어갔어요.

IP : 221.140.xxx.230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
    '20.8.12 9:46 PM (211.226.xxx.162)

    토닥토닥
    원글님 외로움이 느껴집니다
    잘 성장하셨으니 정말 장하십니다.
    좋은엄마가 되실거에요.

  • 2. 에구
    '20.8.12 9:50 PM (223.62.xxx.189)

    애쓰셨네요...원글님...
    그 마음 포근히 안아드리고 싶습니다.

  • 3. ~~
    '20.8.12 10:11 PM (175.211.xxx.182)

    원글님..얼마나 마음 아팠을까요..
    예쁘고 똑똑하게 잘자라셨네요^^
    섭섭하고 속상할만 해요.
    그냥 이렇게 내가족 챙기며 야무지게 예쁘게 살아요.
    엄마사랑을 못 받을땐 참 갈구하게 되고
    그 인정, 그 사랑 받고싶어 애쓰게 되는데
    성장하고 내 가정 꾸리고
    엄마보다 어쩌면 더 지혜로워지게 되니
    별거없다 싶더라구요.
    엄마한테선 좀 거리두세요.
    그렇게 그 모자는 쭉 살면됩니다.
    떨어져서 그들을 보세요.
    그리고 나는, 나 예요.
    이제 우리가 좋은엄마가 되면 돼요~

  • 4.
    '20.8.12 10:14 PM (58.140.xxx.48)

    이런엄마를 둔 아이들은 얼마나 행복할까요.

  • 5. 그니까요.
    '20.8.12 10:34 PM (125.177.xxx.106)

    많은 부모님들이 하는 실수가 자기가 알아서 잘하고 말없고 착한 자식은 당연히 그래야 하는 거고
    뭔가 잘 못하고 야무지지 못하고 부족한 자식에게 더 마음이 쓰여 그 자식 뒷바라지만 하죠.
    마치 장애인 자식 돌보느라 정상인 자식은 뒷전인 것처럼...그러나 알고보면 똑같은 자식이고
    흔히 부모 마음이 똑같다는데 사랑과 관심받고 싶은 자식 마음도 똑같은건데 모르죠...
    하지만 대개의 경우 부모 마음은 여러 자식 중 한 자식으로만 향할 때가 많은가 봅니다.
    원글님 혼자 잘 이겨내고 잘하셨어요. 원글님은 엄마와 인연이 없나 보네요.
    없는 인연 붙들고 괴로워 해봐야 나만 손해인 것같아요. 그냥 흘려보내야지...
    대신 엄마를 교훈 삼아 아이 둘에게는 아주 똑같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비슷하게 사랑을 주려고
    신경써서 노력할 수 있을 거예요. 아이들에게 골고루 사랑을 줄 수 있게 뼈저린 깨달음을 준 것이
    엄마가 원글에게 준 사랑이라고 위안삼으세요.

  • 6. 토닥토닥
    '20.8.13 12:24 AM (211.250.xxx.199)

    엄마때문에
    외로워하지 마셔요
    애들과 충분히 행복할수있어요.

    저도 지독히도 편애하는
    엄마가 있는데
    결혼하고 저희 시어머니 보니
    그게 아니더라구요.
    지옥에 떨어진다 해도
    자식 편에 있을 엄마.
    특히나 아들.딸 동등하게요.

    저는 결혼 후 엄마와의 관계가 더 나빠졌지요.
    아마도 내편이 생기면서
    더이상 엄마 사랑을 구걸하지 않아도 되니
    냉정해지고
    분노도 차 올랐나봐요.
    거기에 기름 부운게
    딸 바보 부모를 둔
    올케를 남동생이 데려오면서죠.
    참 . 걔는 무슨 복으로
    양가 부모가 다 받들어 모시는지..

    정말 징하게 퍼부어 댔는데
    뭐 공식이죠.
    사과 한 마디 듣기 힘든거요.

    그냥 잊으세요.
    제일 필요한 그 10년 동안에도 없었는 걸요.
    스스로 상처에 소금뿌리지 마세요.

  • 7.
    '20.8.13 12:48 AM (211.36.xxx.15)

    자랄때 저희 부모님이 특별히 누구를 편애하지 않아서 잘 몰랐어요. 다 성별이 같아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그렇다고 현명해서 사랑을 골고루 준건 아니고 본인들이 제일 중요하고 친구 챙기기 바빠 자식들은 뒷전이라 어느 누구도 특별한 관심을 안받은 거같아요. ㅋ
    그런데 결혼해보니 시부모님이 자식 중 유난히 맏아들을 챙기시는데 너무 눈에 보이게 차별하시니 옆에서 보는 사람도 속상한데 본인들은 오죽할까 싶어요.
    근데 그게 참 안바뀌더라구요. 저도 곁에서 남편 대신 요즘 분노에 찼는데 윗글 말처럼 잊으려구요. 더이상 사랑받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려구요. 제가 더많이 남편 사랑해 주려구요.

  • 8. ....
    '20.8.13 5:37 AM (180.92.xxx.51)

    많은 부모님들이 하는 실수가 자기가 알아서 잘하고 말없고 착한 자식은 당연히 그래야 하는 거고
    뭔가 잘 못하고 야무지지 못하고 부족한 자식에게 더 마음이 쓰여 그 자식 뒷바라지만 하죠.
    마치 장애인 자식 돌보느라 정상인 자식은 뒷전인 것처럼...그러나 알고보면 똑같은 자식이고
    흔히 부모 마음이 똑같다는데 사랑과 관심받고 싶은 자식 마음도 똑같은건데 모르죠...
    하지만 대개의 경우 부모 마음은 여러 자식 중 한 자식으로만 향할 때가 많은가 봅니다. —- 진작 알았다면 상처가 작았을 것인데 제가 너무 늦게 알았네요.
    마지막까지 내 손아래 누워 있었으면서, 끝까지 따뜻한 말 한마디도 안 하고 왔던 곳으로 돌아간 엄마, 지극정성으로 돌보던 아버지 산소도 이제는 가지 않습니다.
    당신들이 살았을 때 나는 내가 할 일 다 했습니다. 이제는 그렇게 좋아하던 자식에게 동봄벋으세요. 너무 늦게 당신들의 실체를 알았네요. 진작 알았다면 내 상처도 작았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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