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낮에 외출을 하려고 준비 중에 벨이 울렸습니다.
"누구세요??" 함과 동시에 모니터에 보이는 얼굴..주황색 바람막이를 입은 60대 중반의 아저씨
바로 말을 안 하더군요..그래서 "다시 무슨 일이세요??"
그랬더니 우물우물..카드가 어쩌고 하면서 남편의 이름을 말하는 겁니다.
남편이 신용카드 신청했다는 얘기를 한 적이 없는데??
이상한 기분이 들었지만 재차 물어봤어요.."아니 무슨 일이신데요??"
남편 이름을 말하면서 카드를 주웠는데 어쩌고..
'카드를 주웠는데 카드에 주소가 있나??'라는 생각이 드니까 문을 못 열겠고..ㅠㅠ
그래서 "그냥 문앞에 놔두고 가세요.."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우유함에 넣고 간다고 하더군요.
바로 문을 못 열겠고..베란다에 가서 보니 밖으로 나가기에 비로소 문을 열고
우유함을 열어보니 카드지갑에 들어있고 그안에 남편 신분증과 카드 몇 장과 은행 OTP 카드 한 장
남편에게 카드 분실했다는 연락도 없었고 전화를 몇 번이나 했는데 또 안 받는 겁니다..-.-
내일 자격증 시험이 있어서 어제, 오늘 휴가를 내서 집근처 독서실에서 공부하고 있었거든요.
얼마 후 전화를 받은 남편에게 카드 잃어버린 거 아냐고 물었더니
전화기 속에서 들리는 소리.."어, 내 카드 어디 있지????? 어디 있지??" 계속 그러더라구요.
전혀 모르고 있었던 거..-.- 점심먹을 때 카드사용을 했으니 그때까지 있었다는 건데
이후 바지주머니에서 떨어진 것을 그 아저씨가 주워서 주민증을 보고 찾아오셨던 것인데
상황을 모르는 저는 문도 안 열고 그냥 앞에 놓고 가라고 했고 아저씨는 그렇게 가셨고..ㅠㅠ
경비실에 가서 물어보니 그분이 와서는 다른 말은 안 하고 저희집 호수만 계속 말씀하셨다고..-.-
세대가 많지 않아서 경비아저씨에게 주민증을 보여주고 이걸 주웠다고 하셨으면
경비실에서 우리집으로 연락했을 것이고..그럼 제가 경비실로 내려갔을 텐데..ㅠㅠ
왜 그분은 좋은 일을 하셔놓고는 무작정 벨을 누르고..잘 들리지도 않게 우물거리다 가셨는지..ㅠㅠ
정말 고맙고 감사한 일인데 흉흉한 일이 많은 세상이다 보니 마냥 감사할 수도 없었던 일이었습니다.
여하튼 그분에게 죄송하고 감사드리면서 지갑 떨어진줄도 모르고 내일 시험보러 간다고
시외버스 타려던 남편..신분증 없으면 시험도 못 보는데..도로 집에 왔다가 나갔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