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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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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만으로도 넘 기대가 돼요....

... 조회수 : 3,681
작성일 : 2020-07-18 11:45:07
제가 누구한테 내 속내를 잘 말안하는 타입이예요

힘든일을 말해도 그 사람은 가십거리일뿐 같이 공감해주는 사람을 그닥 못만나서인지 말을 안해요

여기는 익명방이니 자연스레 말해도 되겠죠?

40 넘어서는 시댁에서 받은거 없이 시작해서 신도시에 작은 아파트하나 갖고 있고 연금 두개나 다 들어놓고 수중에 저축으로 3억을 모아놨었어요 남편은 연봉 1억 넘는 회사에 다니던 터라 나는 계속 잘만하면 금방 부자가 될수 있겠구나.... 매순간이 행복하고 감사하고 그랬어요..... 그때도 주위에다가 이런 사실을 자랑삼아도 안했습니다.

근데 삶이 계획대로 되는건 아니라는걸 알았죠

7년간 남편이 주식으로 빚을 지고 있었어요.. 저를 속이고 자기가 메꾸고 메꾸고 하다가 털어놨죠.

정신이 없었고 얼른 3억으로 갚고 나머지 1억 5천은 집을 담보로 돌렸어요...

그러고 일단락이 되니 세상이 달리 보입디다.

남편도 더이상은 나와 같은 팀이 아니었어요...

아직까지는 자식이 내편이라고 생각하지만 것도 품안에 있을때라고 생각해요


뭐 그 사이 일들은 혼자 버티고 울고 그러다가 시간이 약이여서 지나가긴했지만 그전과는 조금은 다른 삶을 살고 있어요.

이젠 남편도 믿지 않아요..

아이가 있어서 이혼은 안하지만 아이 없다면 드러워서라도 혼자 몸으로 암것도 안줘도 나오고 싶단 생각이 불쑥 불쑥 들을정도로 남편 돈에 대한 미련이 있어서 같이 사는건 아니예요

아이를 일단 안정적으로 키우고

제가 배우고 싶은 그림도 배우고

아끼고 바둥거리던 그런 삶도 버렸어요...

그래봤자 남 좋은 일이 되는구나라는것도 알았고

여기서 말하는 남편은 atm기라고 생각하기로요


그러곤 그 일로 6년이 지났지만 6년전 제생활에는 우울감이 많았어요

젊음은 저 멀리 멀리 도망가는게 보이고 믿었던 사람은 뒷통수를 치고 내가 모은 돈은 손가락 사이사이로 다빠져 나가고 

이제 내 몸 아플일만 남았구나 하면서 좀 염세적인 생각을 들었어요. 그게 당연한 순서라고 생각을 했는데


무슨 계기인지 요즘 저 즐거워졌어요

제가 늙으면 제일 하고 싶은거 생각을 했는데 들어주실래요???

터무니 없는 일이겠지만

1. 여유가 많으면 노인대학 같은데 다니는 할머니가 되고 싶어요...
  곱게 차려 입고 조그만 가방에 필기구랑 돋보기 넣고 버스타고 지하철타고서라도 조용히 매일 뭘 배울수 있는 곳
  젊을때 전혀 전공이 아니었던 그런 부분도 배워보고 싶고 다른것도 들어보고 싶고 
  상상하니까 넘 늙은 내가 기대가 돼요...

2. 1번은 제가 여유가 있는 삶일때만 가능한거니 꿈이려니 하고요....
  두번째는 우리집 가까운데 저를 한시간이라도 두시간이라도 일하게 해주는 알바자리가 있으면 좋겠어요..
  매일 늙었지만 냄새나지 않게 깨끗이 단정히 입고 그 시간에 가서 일을 할수 있다는거에 감사하면서 살고 싶어요..

3. 자식은 꼭 나를 생각하지 않아도 되요...
  엄마가 너때문에 아빠랑 이혼도 하지 않고 사니 넌 그래야 된다라고 옭아매고 싶지 않아요.
  그냥 가끔 전화 주고 바쁘면 연락 없더라도 본인이 행복하게 살면 난 나만 잘 챙기면 되는 삶이 기대가 됩니다.

물론 그때 남편이랑은 같이 안살거예요.

절 많이 속였어요..
이젠 화내고 싶지 않아요... 그냥 아이 클때까지 같이 살다가 적당히 이혼하고
그러고 온전히 나만을 위해 집중해서 살고 싶어요..

세상 물정 모르는 소리다.... 세상이 그렇게 호락호락하냐 그러실줄 아는데요

근데 그냥 저런 생각으로 요즘 제 노후가 겁이 나지 않고 혼자 잘지낼 생각에 기대가 되요

저에게 소원이 있다면 그 시간을 좀 누릴수 있도록 조금만 건강하게 해주셨으면 하는 바램이 있어요.


지금 밥하고 빨래 돌아가고 그거 신경쓰면서 쓰는거라 앞뒤 문맥 뜬금포일수 있는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냥 말할데가 여기 밖에 없어서 조용히 몇자 끄적여 보네요.
IP : 125.177.xxx.217
2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0.7.18 11:49 AM (219.254.xxx.48)

    그런 노년의 삶 상상하니 저도 넘 즐겁네요. 그렇게 삽시다 ^^

  • 2. ...
    '20.7.18 11:50 AM (125.177.xxx.217)

    감사합니다.

    그냥 눈물이 좀 핑나네요...

  • 3. ..
    '20.7.18 11:52 AM (218.155.xxx.56)

    원글님 앞 날에
    건강과 마음의 평화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 4. ..
    '20.7.18 11:54 AM (125.177.xxx.19) - 삭제된댓글

    저 이번에 사이버대학교 등록했어요.
    전공은 미술인데... 전혀 다른 분야 도전하려구요.
    틈틈이 모아놓은 돈 나를 위해서 온전히 쓰면서
    나를 아껴주려고 해요.

    아이 다 키웠고 남편과는 그냥 남인 여자

  • 5. 힘내세요
    '20.7.18 11:59 AM (222.103.xxx.130)

    따뜻한 할머니가 되실 것 같아요.^^

    남편분에 대해 원망이 많이 크신 것 같아요.
    표현은 안하지만 글의 뉘앙스에서 처절히 느껴져요..

    지금은 책임감으로 모든 것 하나 놓을 수 없으신 상황이고,
    훗날 자유로운 나를 생각하면 기대도 되고 설레이기도 하고 그렇죠.

    저도 그래요.^^

    건강하세요~~

  • 6. 원글님~~
    '20.7.18 11:59 AM (180.68.xxx.100)

    생각만 해도 저도 같이 즐거워집니다.
    강단있고 단아한 분이실 것 같아요.
    월글님이 희망하는 삶을 살려면
    건강은 기본이고
    원룸이라도 내집 한 칸은 있어야 할 것 같으니
    지금이라도 알바 시작해 보서는 건 어떨까요?
    응원할게요.

  • 7. ..
    '20.7.18 12:10 PM (49.169.xxx.234)

    저도 같이 상상해보니 갑자기 즐거워지네요.원글님 꼭 노인대학 이브게 하고 다니시며 배우고 싶은것 배우시길 바랍니다.

  • 8. 인생은
    '20.7.18 12:26 PM (223.62.xxx.59)

    사는건 마음먹기 나름인거 같아요.
    원글님은 이미 마음을 잘 가다듬으셨으니 즐거운 인생일거예요.
    돈은 좀 잃었지만 아직 남편의 직장이 건재하고 지금 건강하시다면 그 건강을 정말 소중히 여기셔서 잘 지켜내셨으면 해요.
    몸 건강 뿐 아니라 마음 건강까지 돌아보셔야 하니, 남편 분에 대한 미움은 아이를 잘 키워야 하는 조력자로서의 동지애로 미움을 측은함으로 돌리시고
    앞으로의 인생만 생각하시면 좋겠어요.
    마음 지옥에 우리를 내버려두지 않는다면 원글님이 바라는 곱고 지혜로운 할머니로 평화로운 노년을 맞이하실 거 같아요.
    우리 힘내요^^

  • 9. 대단하세요
    '20.7.18 12:32 PM (117.111.xxx.155)

    원글님 같은 상황의 형제가 있어서 그심정 좀 알아요.
    그래도 님은 집이라도 지켜서 다행이네요.
    저희집은 집 지키라고 울며불며 매달리는 올케를 믿고 부모님 땅 담보로 형제이름으로 대출받아 빚 갚으라고 줬는데 그걸로 일부만 갚고 생활비에 이것저것 기존 씀씀대이대로 살다가 직장 잃고 집도 넘어가고 빌라 월세로 갔다네요.

    그후로도 계속 남탓하는 올케,정신 못차리는 원인제공자인 형제는 연락 딱 끊고 지내요.
    잘나갈때만 생각하고 저축도 안하고 펑펑 쓴 사람과 좋은 직장에 만족 못하고 주식에 다 쏟아붓고 몇년간 감춘 빚으로 아직도 우리 남매들은 다달히 대출이자 나눠내느라 은퇴한 다른 형제들도 알바하고 있어요.

    원글님.
    그래도 착하고 장하네요.

  • 10. ㅡㅡ
    '20.7.18 12:35 PM (175.223.xxx.31)

    오~ 마음이 건강하고 긍정적이신 분
    몸도 건강하셔서 오래오래 행복 누리세요.

  • 11. ...
    '20.7.18 12:43 PM (14.52.xxx.241) - 삭제된댓글

    원글님 말씀대로 마음 한 구석에서 눈물이 핑돌면서도 한편으로는 즐거운 상상을 하게 만드는 글이네요. 훌륭하십니다.

  • 12. ..
    '20.7.18 12:44 PM (39.7.xxx.245)

    참 현명한 분이시네요. 위기를 삶의 방향을 전환시키는 동력으로 쓰시다니.. 늙음을 두려워하지않고 설레며 기다리는 살이라니, 저도 기운 받고 갑니다.

  • 13. 해당 동사무소에서
    '20.7.18 12:46 PM (222.106.xxx.240)

    노인 일자리 구해줍니다
    하루 3시간씩 한 달 12회 정도 하면
    30만원 남짓 받는거같아요

  • 14.
    '20.7.18 12:58 PM (125.176.xxx.57) - 삭제된댓글

    현명하신 분이네요
    응원합니다^^

  • 15. ....
    '20.7.18 1:06 PM (121.165.xxx.231)

    노인대학도 여러 군데 많고 각 도서관에서도 문화강좌 많고 앞으로는 더욱 활성화될 테니 여유가 있어야만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리고 도서관 강좌는 65세 이상은 감면도 되고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올스톱되었지만

    원글님 나이들어 예쁘게 하고 공부다니는 것도 좋지만
    지금 그 나이되었다 생각하고 즐기러 다니세요.

    제가 자나깨나 자식들 걱정에 자유롭게 자신을 위하는 생활을 못해봐서 후회되는 점이 있어요.
    자식은 하루 온종일 염려하고 기원한다고 해서 더 잘되는 것도 아니고 아주 비효율적이지요.
    돈 안 쓸려고 활동 줄이지도 마시구요.
    남편과는 상관없이 님이 혼자서도 행복해지실 것을 바래봅니다.
    남편님도 정신 좀 차려서 마눌 상태를 인지하고 잘해주기를 바래봅니다.

  • 16. ㅇㅋ
    '20.7.18 1:08 PM (175.223.xxx.142)

    원글님 덕분에 즐거운 상상
    미래 열차에 저도 올라타 봅니다.
    소원하신 꿈 이루실거 같아요.
    이게 대한민국에서 생활하기에 가능하다고
    생각이 드는거 뜬금포 일까요~^^

  • 17. 어머나
    '20.7.18 1:14 PM (39.118.xxx.160)

    정말 예쁘고 똘망똘망한 할머니가 되실 것같아요^^
    저도 덩달아 원글님같은.꿈을 꿔보렵니다.늙는다는것에 대해 막연한 드려움을 갖는것보단 훨씬 바람직해요~

  • 18. ..꼭
    '20.7.18 1:15 PM (116.88.xxx.138)

    원글님이 원하는 미래를 가질 수 있도록 기도드릴게요^^. 긍정에너지 저도 받아갑니다.

  • 19. 미래뿐 아니라
    '20.7.18 1:26 PM (58.140.xxx.13)

    현재도 조금씩 행복을 찾으세요. 작은 운동과 좋은 식사로 건강 유지하시고 , 즐거운 상상은 실제만큼 행복하게 해줍니다. 님의 현재와 미래를 응원합니다.

  • 20. 별이
    '20.7.18 5:16 PM (119.207.xxx.21)

    글 읽고 저도 눈물이 핑도네요.
    원글님~ 지지합니다! !

  • 21. ..
    '20.7.19 5:25 PM (100.19.xxx.209)

    조그만 가방에 필기구랑 돋보기..너무 좋네요.
    오랜만에 정독했어요. 잔잔하지만 중심이 잘 잡힌 원글님 지혜로우시네요. 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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