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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눈에 보이는 길냥이들을 다 챙길수 없어서 안타깝고 짠합니다

ㅇㅇ 조회수 : 1,282
작성일 : 2020-07-11 23:07:44

운동을 끝마치고 집에가려는데
평소 밥주던 작고 마른 고양이가 저한테 다가오면서 울어요.
보니 그새 새끼를 낳은건지, 옆의 차밑에서 반주먹도 안되어보이는 새끼 길고양이가 웁니다.
그냥 우는것도 아니고, 우리를 살려달라는 듯이 절망적으로
애옹애옹 간절하게 울어요

벌써 냥이 사료들을 나눠 주고 집에 들어가는 길이었는데..
아 구찮..ㅜㅜ 집이 차도 건너서 5분거리긴 하지만요.

얘너가 배가 고플까 걱정이 되고 마음이 편치못해서 ,
집에와서 빠르게 82자게를 검색해서 임시로나마 새끼도 먹을 수 있게 불린 사료를
얼만큼 챙겨왔는데, 이걸 전해주러 건넛동네 근처에 다시 와서 보니
또다른 고양이와 아까보다는 더 큰 새끼를 보고 정신이 아득해졌습니다.

하는수없이 집에가서 남은 사료를 털어 다시 갖고 나서는데..
그 동네에 가시 왠 인상쓴 50대 아줌마 저씨 부부가 고양이 울음소리가
시끄러웠는지, 대문을 열고 밖의 고양이를 쫓아냅니다.
그리고 멀리서부터 밥을 챙겨주려는 낌새의 저를 째려보고
한참을 감시하길래, 사람을 왜그렇게 쳐다보냐시냐,
저를 아시는 분이냐, 고 으름장을 놨습니디;:

그 부부가 대문을 닫고 들어가길래 근처에 밥을 두고 들어오는데,
들어가는길에 또 한마리 성묘가 저를 애절하게 바라보길래..어쩔수 없었어요.
저는 숙주에 세뇌?된 벌레처럼 자동으로 집에 돌아가서 사료를 한 움큼 퍼왔습니다.
그리고 또다시 집으로 가서 반복 루트..내 기억만으로 벌써 4~5번째 이상인 것 같은데..
아무튼 그렇게 사료봉사를 하고 왔습니다. 하다보니 이상한 사명감이 생겨서요..

아무튼 안타깝습니다.
파이(사료)는 한정되어 있고 한데, 이 동네에는 밤에 눈만 돌리면 보이는게
고양이들이고..이제는 처음보는 얼굴의 새끼 고양이들 까지 출연.,

저 혼자서 아무리 용쓰고 노력해도
사료를 구입하고 나눠주는데는 한계가 있고...

저도 죄지은 사람인양 눈치보며 미운 시선받아가며, 사소하지만 힘드네요
사람 눈을 피해서 아닌척. 구석마다 둘러둘러 밥주다보면 힘겹고 지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굶겨죽이지는 말아야겠다는 단순무식한 사명감이 저를 움직이게 하고 있습니다.
제가 본래 상당히 게으르고 불성실한ㅡㅡ 사람인데, 아무런 대가없이 뭔가를 하는것에 거부감을 느끼거든요.
그런데 고양이들의 밥 주는 일만은 사람이 이리 바뀌어진다는게 신기해요.
(이게 바로 사랑인..가요? ㅎ)

평소 무기력증이 있어 몸이 무거운데, 다이어트 하느라
좀더 걷는다는 기분으로, 5분, 10만 조금 더 걸으면서 동네 힘닿고 발길닿는데까진 고양이 사료를 나눠주고 있습니다.
그러니 기분이 더 낫네요^^ㅎㅎ

제가 몸이 열개라도 되고 체력이 강철이면, 얘들을 다 거둬먹이고 싶은데 그렇지가 못하네요.

더 마음이 힘들고 가슴 아프다 생각되는건..선택과 집중으로 인한 차별이예요.
주어진 파이는 한정되어 있는데, 어느 고양이는 눈에 익고 친하다고 밥을 주고
그게 아닐때에는 (그 고양이가 아무리 불쌍하고 털이 부스스해 고생한 티가
나는 고양이라도) 내 것(?)을 지키기 위해 주지말아야 하고..
그리고 제가 밥주는 영역과 겹쳐지는 사각지대의 고양이들,
이들을 만날때 챙겨주어야하나 그러지 못하니 포기하나, 이것이 고민스럽고 불편합니다.

언젠가는 고양이 똥이나 울음소리 등으로 주민들 원성이 자자하니,
제가 미리 구청에 티엔알을 신청해놓았는데...
관할 구청에서는 대상 구역이 밀려있으니 몇달을 기다려야한다며
아무런 연락이 없어 마냥 기다려야하고 있어...생각이 복잡합니다.
아직 낳지않은 새끼냥이들이 앞으로도 점점 더 많아지면 어쩌나 하구요.


저는 현재 미혼이고, 이 동네근처에 사니 이렇게 알음알음 챙겨주지만,
앞으로 사람일은 모르는 거기 때문에, 제가 결혼 하던가
취업해서 제가 타 지역으로 가기라도 하는 날이면 얘네는 어떡하나 막막합니다.
너무 오지랖 스럽고 배부른 고민인가요?
IP : 175.223.xxx.11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길냥이
    '20.7.11 11:42 PM (110.11.xxx.254)

    님 복받으실꺼에요.

  • 2. 다솜
    '20.7.11 11:47 PM (175.121.xxx.111)

    저도 그렇게 시작하여 7년째 캣맘생활하고 있답니다

  • 3. ㅇㅇㅇ
    '20.7.11 11:59 PM (175.223.xxx.11)

    말씀 감사합니다. 복이라도 받는다면 길거리에서 태어나
    고생하는 길냥이 애들과 같이 나누고 싶어요ㅠ

    길냥이의 삶을 아는 순간부터 마음이 편할 날이 없다는거
    사실입니다..자세히 들여다보면 맴찢이라 그리 못해요ㅠ

    저도 하루는 단단하고 눈에 잘 안띄는 그릇을 구해 애들 사료를 준적이 있었어요 근데 알수없는 누군가가 말도 없이?
    어딘가로 옮겨놔서 찾아다니고 짜증 폭발..ㅜㅜ

    근데 주민과 싸우는건 조심하세요,여러분이 얘기하시는데
    개저씨들이 싸움후 보복으로 인한 피해를 고냥이들한테 풀기도 한대요.

  • 4. ㅇㅇ
    '20.7.12 12:00 AM (175.223.xxx.11)

    다솜님 7년간이나 좋은 일로 봉사하고 있다니 멋지세요..
    저도 꾸준히 밥 봉사를 할수 있을까를 생각해보면
    존경스러우십니다요!

  • 5. . . .
    '20.7.12 12:02 AM (223.62.xxx.196)

    너무 부담감 느끼시면 격일로 하세요ㅜㅜ
    꾸준히 챙겨주는게 걔들한테도 좋죠
    한번씩 고양이의 시선으로 골목골목을 볼때가 있는데
    먹을거리를 어디서 찾아야하는건지 까막득할것같아요
    저희동네도 그렇고 길냥 챙겨주시는분들 정말 감사해요

  • 6. 에구
    '20.7.12 12:11 AM (58.236.xxx.195) - 삭제된댓글

    저도 작업실 창고에 길냥이 가족이 들어와서;;
    자생력 상실할까봐 드문드문 밥줬거든요.
    애기들 독립할때까지만 주자 했다가 결국 어제 20kg주문ㅠ
    취소할까하다 그냥 주문하기로 했네요.
    11번가 18프로 사료쿠폰에 11번가데이 할인받아서 많이 싸게 샀어요.
    혹시 사료 필요하심 11번가 7월내내 사료쿠폰 지급하니까
    들러보세요.

    그리고 봉지사료 만들어서 사람 눈에 안띠는 곳에
    숨겨두는 방법도 괜찮은 것 같아요.

    아, 이건 혹시나해서...
    사료 불리실때 따뜻한 물에 30분정도? 충분히 물이 머금도록 한 후, 알알이 흩어지게 흔들어 담으면
    떡지지 않아서 아기냥이 먹기도 좋고 그릇이 지저분해지지 않아 좋은 것 같아요.

  • 7. ㅇㅇ
    '20.7.12 12:12 AM (175.223.xxx.11)

    네..뭐든 규칙적으로는 못하는 편이라 부담이 커서
    원칙은 3일에 한번 주기로 했는데, 특별히 눈에 띄는 날은 이렇게 해요.
    마침 비 오고 난 뒤라서, 애들이 체력소모도 있고 더 배고플거 같아서요.
    매일 주면 좋은데, 사료값도 그렇고요..이 동네에 고양이
    밥주는걸 너무 싫어하고 주의주는 분들이 많아서
    밥 챙길때마다 누가 보는건 아닌지 과하게 신경이 곤두서요.
    밥줄려면 어쩔수 없으니 미션수행하려면ㅇ감수해야한다고 생각해요..

  • 8. ㅇㅇ
    '20.7.12 12:13 AM (175.223.xxx.11)

    저도 고양이밥 챙겨주시는 분들,
    마음써주시는 분들의 고마움이 느껴집니다.
    이런것들이 봉사라 할만큼 대단히 큰 일은 아니지만
    작은 일도 소중하다고 생각해요.
    세상에 님들같은 분들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 생각해요^^

  • 9. .....
    '20.7.12 1:07 AM (219.248.xxx.201)

    저도 게으르고 불성실하지만 냥이들 밥은 가능하면 잘 챙기네요.

    몇 년전에는 경비원이 고양이한테 벽돌을 던져서 -다행히 맞지는 않아 다치지는 않았지만-벽돌이 산산조각 나고 제가 목격을 한터라 경비원하고 싸운적도 있어요. 지금도 생각하면 열받아요.

    저는 상황이 여의치 않을때는 잘 숨겨서 며칠에 한번씩 많이 줄 때도 있어요.
    밥 줄때 누가 오는지 살피는데 싫어하는 사람이 혹시 해코지 할까봐 조심하게 되더라구요.

  • 10. ㅇㅇ
    '20.7.12 1:59 AM (182.221.xxx.36)

    진짜 돕지는 못할망정 괴롭히는 사람들 왜그럴까요.
    가엾은 생명 태어나는 순간부터 인간세상에서 맘편할 없는 하루하루...ㅠㅠ
    비 많이 오는 밤이면 얘네들은 어디서 비를 피할까.
    추운 겨울밤 어디서 오들오들 떨고 있을까.
    물 한모금 마시기도 어렵고 먹이는 더더욱 찾기 힘든 도시에서 고달픈 생명들.

    인간만을 위한 지구가 아닌데 인간들이 너무 다 차지해버려서 미안한 마음 뿐입니다

  • 11. 그리움
    '20.7.12 2:45 AM (115.40.xxx.17)

    제가 다 고맙고 감사합니다.
    힘없고 불쌍한 길생명들 지나치지 않으시고 챙겨주셔서
    고개숙여 감사 또 감사합니다

  • 12. ㅇㅇㅇ
    '20.7.12 7:15 AM (175.223.xxx.11)

    아 경황이 없었는데, 위에 사료를 저렴하게 구할수
    있도록 11번가 사료 쿠폰을 알려주신 분 고맙습니다~!!
    사료가 거의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데, 그쪽으로 주문하도록 할게요.
    마음보태고 댓글로 격려해주신 모든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 13. ... ..
    '20.7.12 10:30 AM (125.132.xxx.105)

    이 와중에 행복한 소식 하나 올려요.
    우리 동네는 깡촌이에요. 처음 이사왔을 때
    80대 할머니가 동네 골목대장이셨는데 이분이 길냥이를 정말 싫어했어요.
    야옹거리면 기분나쁘답니다. 냥이 사료주는 저를 보면서 "약을 놓던지, 시에 신고할 거다" 하더라고요.
    그 할머니가 이사를 갔어요.
    그 후, 냥이가 한마리씩 늘어났는데, 얼마 전부터 제가 사료를 줘도 안 먹고 뻔히 쳐다봐요.
    더 맛있는 거 올려달라는 거죠.
    동네 이웃분들이 모두 사료와 맛있는 간식을 줘서
    얘들이 대충 사료만 주면 거들떠보지도않아요.
    그런 길냥이를 보면 세상이 아름답고 행복해져요.
    이런 날도 오네요. 윗님들 조금만 더 힘내시고 버텨주세요.

  • 14. ㅇㅇ
    '20.7.12 11:32 AM (211.206.xxx.129)

    저도 원글님과 같은 고민이에요
    강아지를 키우기 시작하면서 길에서 자고 먹을게 없어보이는
    고양이를 보면서 가슴이 아파서 물만 챙겨주다가
    사료까지 챙겨주게 되었어요
    저는 이틀에 한번씩 주고 있지만,
    가끔 너무 바빠서 이틀이 넘어가면 제가 괴롭게 되었어요
    비오면 걱정 눈오면 걱정 너무 더우면 걱정..
    사료값도 우리 강아지 보다 더 나오네요..

    사료를 주기 시작하는 순간 맘편할 날이없다는..
    윗 댓글님글 정말 맞아요
    그래도 이제는 안챙길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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