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왜 친구가 없나? 생각 하고 그냥 혼자 노는게 재미져서 그렇게 살아요. 친한 동네 엄마 하나 없네요.
딱히 모난 성격도 아니고 평범한데 왜 그렇지.. 그랬는데.. 제가 이제서야 깨달았어요.
내가 그 말로만 듣던 넌씨눈이네요..ㅎ
대학때 동아리 모임을 아직까지 하고 있어요. 언젠간 얘들 데리고 만나자 하면서 십년간 꾸준히 돈을 모았어요. 만나 지지가 않았던 거죠. 네명이 그렇게 돈을 모았는데.. 저만 여자예요.
그래봤자 5년 모으고 동시에 다 입금을 안했더라구요..ㅎ
어쨋든.. 그 십년간 우리는 모두 결혼을 하고 아이를 둘씩 낳았어요.
다들 회사 과장님이시길래.. 하하호호하면서 가족끼리 만났습니다. 대학때 부터 이미 다 알던 사이였고 톡으로 연락하고 간간히 후배 결혼식에서 얼굴 본 사이였죠.
대학때부터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었어요. 돈도 없었고 다들 가장느낌?
그래도 착했고 아둥바둥 노력해서 다들 취업했고 40줄에 들어선거죠.
내가 사람들 안만나고 그냥 저냥 얘 키우고 남편일 돕고 아직 끝나지 않은 공부하면서 사는동안 선배들은 치열하게 살았더라구요.
한 선배는 자식 공부에 올인했나보더군요. 얘가 똑똑하긴 했어요. 얘가 허약해서 운동을 잘 못하고 사회성 기르기가 힘드니깐 공부라도 잘해야 된데요. 그런데 요즘에 계속 자기보다 약한 존재를 타겟으로 정하고 다른 친구랑 연합해서 연약한 존재를 공격한데요. 엊그제는 어린 여자얘의 발을 배로 찼다는데 와이프가 얘들 다 그러면서 크는 거라고 괜찮데요. 부부싸움에 이골이 나서 그냥 모르는척 했데요.
다들 밥먹는 자리에서 똑똑한 아이는 이삼분을 기다리지 못하고 밥을 퍼서 자기 입에 넣어요. 그 엄마 말이 약을 먹어야 되서 자기 얘는 조금도 기다리지 못하고 밥을 먹어야 한데요.
속으로 생각했어요. 지 자식 그냥 똑똑하게 만들고 싶어서 위아래도 없이 만들면서 얘 아픈걸 핑계되나 싶더군요. 그래도 내가 겪은 일이 아니라서 그런가보다 했어요.
다른 선배네는 부동산 갭투자를 시작했데요. 문재인을 지지 했는데 부동산 정책이 빈익빈 부익부를 부추긴데요. 월급을 아무리 모아도 집을 살수 없데요. 그 집은 얘가 아토피가 있어서 한살림 자연드림만 먹는데 식비가 엄청 들지만 그 식재료가 얼마인지 모른데요. 어차피 한살림 대체제가 없으니 가격이 중요하지 않데요. 그 선배는 연봉이 일억이 훌쩍 넘어요. 자기는 자기 연봉에 맞는 십억짜리 집을 사고 싶데요. 갭투자 한 집이 오르고 있는데 그건 부동산 정책이 실패해서이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를 욕해요.
공정하고 공평한 세상 만든다 그래서 뽑았더니 조국이며 윤미향이며 실망 시킨데요.
속으로 생각했어요. 공정하고 공평한 선택은 내가 하는 거지 국가가 그걸 어떻게 해주나?
자기가 십억짜리 집 살고 싶어서 공정하고 공평하지 않은 선택을 하면서 그 당위성을 정부에서 찾아요.
그러면 자기 양심이 좀 덜찔리나봐요.
돌아오는 길에.. 눈물이 나더군요. 참 따뜻한 사람들이었는데.. 이게 어른의 무게인지...
남편은 아내에 대해 불평 불만을 늘어놓고 아내는 남편의 불만을 토로 해요.. 아무도 지금 자기가 가진 집, 자식, 차에 만족하지 않아요.
아이가 남보다 떨어지는건 내가 학군이 좋지 않은 곳에 살고 있기 때문이고 학군이 좋은 지역은 십억하기 때문이고 이렇게 된건 정부가 정책을 잘못펴서 인거죠.
아. 내가 넌씨눈인가보구나.
근데.. 내가 왜 눈치를 보면서 위로해 줘야 되나? 같이 정부를 욕하고 그 말이 맞다고 해 줘야 하나?
그래서 전 오늘도 손절당한것 같아요.
전 지금 제 상황이 좋거든요. 그건 국가가 나에게 무언가를 해줘서가 아니라 내 스스로 내 인생을 옳은 방향으로 살고있다는데 대한 자신감이거든요.
최근 학계의 연구주제는 공평과 공정입니다. 샌델이 정의에 대해서 이야기 했다면 이제는 젊은이들에게 공평한 삶에 대해서 강의 하죠. 이게 구조적으로 공평하고 공정하려면 권위주의 정부가 더 강하게 억압하고 소득의 불평등을 해소 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베나 트럼프의 지지율이 의미 있죠. 프랑스의 마카롱, 독일의 메르켈도 다 우파죠.
솔직히 전 세계에 진보정부는 한국 하나밖에 없다싶습니다. 정치공학적으로 한국 정부도 우파나 중도에 가깝긴 하지만 현실에서 한국인은 민주당을 좌파로 보니까요. 전 코로나때 강경화 장관이 인터뷰 했을 때, 한국 시민은 수준이 높다 우리는 그 수준을 맞추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전 그때 참 한국국민으로 일명 "국뽕"에 취했습니다. 비록 정부가 날 위해서 해 준것은 공적 마스크 두 장 이었지만 그런 발언은 힘든 상황을 이길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모임에 다녀오고 나서.. 장관이 말한 수준높은 시민이 얼마나 골치아픈 존재인지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자유시장의 기본 원칙은 인간은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존재인데, 어찌나 인간이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며 심지어 이기적이기까지 한지 저는 그냥 넌씨눈으로 좀 모지라게 살기로 했어요. 이틀을 함께 지냈더니 정신이 너덜너덜 해지더군요..
나야 이틀이지. 저렇게 평생을 살아야 하는 선배들은 정말 하루하루가 고역이겠다.. 꼭 십억 집 사고 자식 서울대 가고 하면 좋겠어요.. 비꼬는 말이 아니고.. 내가 십억집안사고 내 자식 대학 안보내도 되니깐 본인 이루고 싶은 것들 이루고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싶더군요.. 인생이 희로애락이라지만.. 정말 힘든 인생들 많네요..